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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내 동생 랑랑

4,500

배서우
2015. 3. 10
전자책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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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동의 꺼지지 않는 불꽃!”

‘시편’은 구약성경 가운데 신약성경에 가장 자주 인용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성도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동의보다 동감이 앞서는 피 끓는 고통과 번민의 강을 건너, 하나님 앞에 마땅히 올려야 할 감사와 찬양이 아름답게 울려 퍼지기 때문일 것. <우리들의 시편>은 이 같은 구약의 시편을 모티브 삼아 기획되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삶이 녹록지 않기는 매한가지…… 힘겨운 삶은 어느 누구도 비켜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정없이 흔들리는 인생의 갑판 위에 원망과 탄식을 토해 낼지언정, 신앙의 밧줄을 놓지 않고 결국 승리의 깃발을 꽂은 이들이 있다. 그들의 고뇌는 언어의 살갗을 뚫고, 그들의 환호는 페이지 여백에 골짜기를 낸다.
시리즈 두 번째 책 《내 동생 랑랑》의 저자는 중학교 3학년 때 아무 까닭 없이 조울병에 걸려 병동 생활을 시작했다. 시달리며 투병하기를 20년, 그는 스스로를 구약에 나오는 욥이라 했다. 잿더미에 앉아 통곡하며 머리를 밀고 옷을 찢고 기왓장으로 몸을 긁으며 한탄하는 ‘극동極東의 욥’. 그런 자신을 단 한 번도 밀어내거나 포기하지 않는 동생을 향해 영혼을 빻아 편지에 담았다. 병실 환자의 노트를 본 한 의사는 “‘그 누구도 이해의 불을 놓지는 못했다’라던 기형도 시인의 말을 믿으려 했는데, 타인의 삶을 이해를 넘어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홍성사가 새롭게 시작하는 ‘기독교 시집’ 시리즈
<우리들의 시편>은 아마추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저자의 날숨 그대로를 담았다. 그 문체는 자기만의 색깔로 강렬하다. 단어 하나, 자간 하나도 묵직하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언어가 진실된 표현을 넘어, 절망에 맞서 마침내 움켜쥔 승리와 희망의 발자취라는 점이다. 불의不意의 일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이, 정신적‧육체적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이, 가난‧오해‧불신‧시기‧무시‧수치가 난무하는 과녁 위를 걷고 있는 이에게 <우리들의 시편>은 실컷 울 수 있는 어깨를 내준다. 가만히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 어느덧 새살을 돋게 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부축해 준다. 칠흑 가운데 밝아오는 빛을 바라보게 한다. <우리들의 시편>은 예측지도, 예감치도 못했던 인생의 구덩이에 빠진 이들에게 우리 삶의 다양한 주제들로 더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다.

고통의 끝에서 피어나는 우리들의 노래
1. 그를 두고 오는 길
2. 내 동생 랑랑
3. 6월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들의 시편> 시리즈는 계속 출간됩니다.

무게 120 g
크기 128 × 188 mm

책속에서

랑랑
랑랑아
나는 1986년 처음 정신과 병동에 입원 후, 늘
의문이었어. 내가 사회에서 격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부모 형제와도 못 만나는
이유는, 저 창밖 거리를, 계절마다 맛이 다른 저
거리를 활보할 신체의 자유를 박탈당할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나는 착하게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내가 왜 소위 ‘정상’이라는 창밖의
사람들과 섞여 살 수 없는가? 왜 날 자꾸
입원시키나. 왜!
랑랑.
새처럼 자유롭고 싶어.
Libitum*
자유의 여신 랑랑아,
네가 무척 보고 싶구나.
밖은 혹한의 추위라며? 감기 조심.

소리 없이 울면서
오빠.


*리비툼. 라틴어로 ‘자유’라는 뜻.

차례

어제는
잘 잤어? 12

난 평생
오빠 편인 거
알지? 38

기운 내고,
힘내 60

희망을 주는
오빠니까 92

지은이의 말 111

추천글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에 사무쳐 늘 편지 끝자락마다 스스로 ‘못난 아빠’라고 칭하던 아빠의 글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끝없는 절망과 외로움 속에서도 사랑과 감사를 잃지 않고 병을 이겨 나간 아빠의 글을 통해, 같은 어려움에 처한 독자분 역시 어두운 터널의 끝을 바라보게 되시리라 믿습니다. 당신을 괴롭게 하는 그 무언가를……꼭 이겨 내세요. _배하은(지은이의 딸)

저자

배서우
1971년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 대학원, 경기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과 졸업. 중학교 3학년 때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온 조울병(양극성기분장애)을 앓게 되어 병동 생활을 시작했다. 자신도 모르게 굴레가 씌워진 것. 그곳에서 극심한 외로움에 떨고 사무치는 원망과 싸우면서, 늘 자기 편이 되어 준 동생에게 영혼을 빻아 보냈다. 20년 투병 생활을 끝낸 그는 두 아이의 멋진 아빠이자 성화聖畵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추가 정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오빠

어제는 잘 갔어?
나도 잘 왔어.
피곤하기는 했지만 원이의 돌을 잘 마쳐서 다행이야.
오빠가 병원에서 나와서 마음이 좀 우울해 보였는데,
괜찮아.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자기 자신이야.
자세한 얘기를 못 나눴네.
앞으로는 좀더 자주 전화하자. 귀찮아도 오빠가 먼저 전화 좀 해줘. 
난 아기들이랑 씨름하느라 마음이 앞서도 전화 잘 못할 때가 많잖아.

요즘 오빠 생각이 많이 났는데,
너무 오빠 자신의 문제나 생각에만 빠져 있으면 더 깊어지니까
그럴 때일수록 다른 사람을 돕고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어.
나도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볼게. 그래서 눈을 오빠에게만 두지 말고 
다른 세계도 살펴보면 더 좋지 않을까?
나도 집에서 애들하고 있으면, 정말 나, 애들 이 두 가지에만 빠져 다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지내는데 
그러다 보면 갑갑하고 우울해지는 것 같아. 
몸과 마음을 열고 이웃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그리고, 난 평생 오빠 편인 거 알지?
기운 내고, 힘내.
미국에서 일 년에 한 번 만날 때도 있었고, 지금처럼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날 때도 있지.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 볼 수 있을 날도 올 거야. 
맨날 우리 집에도 놀러 오고 가고 할 날.
우리 희망을 갖자고.

사랑해.
원이 돌에는 뭘 좀 많이 주고 싶었어. 그래서 책 사주라고 상품권이랑, 금팔찌랑, 옷이랑 그런 거 선물했는데, 
오면서 생각하니까 물질로 될 수 없는 것이 훨씬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
난 오빠와 언니, 하은이, 원이에게 내 깊은 마음을 주고 싶어.
날 믿고 의지해서 오빠가 더욱 기운 냈으면 좋겠고,
하은이, 원이의 앞으로의 후원자가 될 테니 걱정 마.
오빠는 나에게서 받는 그까짓 물질들보다 가장 소중한 사랑을 나에게 준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고 자부심을 가져.
나에 대한 오빠의 사랑과 믿음은 하나님이 나를 지탱해 주시듯 내 영혼의 아주 든든한 기둥이니까. 
오빠가 아프거나 우울하거나 하면 내 맘도 흔들려서 일상생활을 아무리 해도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맘속 깊이 아파……
알았지?

그리고, 하은이와 원이는 앞으로 오빠의 부양해야 할 짐이 아니라 오빠의 귀중한 힘이 될 거라는 것을 믿고 
애들이 잘 클 수 있도록 도와주면 돼. 

원이 돌을 맞아 말이 많았네.
밥 잘 챙겨 먹고, 잠 잘 자고.
(히히, 잔소리꾼.)

힘들더라도 좀만 더 견뎌서, 단단해져서 
또 새롭게 생활을 시작해 보자고.
희망의 새봄이 오고 있으니까.
정말로 등산하고 또 작업도 하고.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하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내게도 희망을 주는 오빠이니까, 전화도 자주 주고. 알았지?

안녕. 사랑해.
2003.

_랑랑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