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어제
축복
아는지 모르겠다
발에 대한 명상
부모 마음
꼼빠니아
빈방
사랑, 그것은
추억에게
한 아름
네가 없음
데레사 수녀
너에게도 봄
인간의 길
발견
옛날 찻집
라스베이거스
백자
쥐똥나무
자투리란 말
또 하나 사랑
춘천 가는 길
공주에 오시면
아들
아들에게
반성
잠시 만남
너를 보낸다
가볍게
미안해
너에게 감사
셔터의 유혹
너 가다가
2부 오늘
휘청
눈을 감는다
하루의 시작
아침 커피
새벽 감성
아침에
멀리 기도
물든다
보고 싶어요
모두가 네 탓
개망초
하필이면
기다림
바람 때문에
드라이브
사치
황혼 무렵
고마움
커피 향 앞에
전화 건 이유
여름 골목
플레트홈
낯선 바람
여름 여자
성공
그대의 시
슬이에게
다시 만날 때까지
부산역
바다를 준다
너에게 안녕
신기루 같은 것이라도
너라도 있어서
나의 직업
모를 일
흰 구름
3부 그리고 내일
원점
사랑은
지구 떠나는 날
그 자리에
소년
소원
눈썹달 가다
그날까지
의심하지 않겠네
기도
좋은 사람 하나면
동명이인
샤히라·1
샤히라·2
사랑한다면
너에게 고마워
믿어다오
벗은 발
주님의 시간
로즈마리
파랑치마
물봉선
꽃잎
나의 소망
단순한 사랑
계절
숨쉬기 편한 집
가을 기다림
그만큼 거기서
생각만으로도
희망
몽환
너의 사랑
저문 날
언제까지
겨울 차창
가을이 온다
오지 못하는 마음
책속에서
눈을 떴을 때
거기 네가 있었다
그냥 별이었다
꽃이었다
반짝임 자체였다
그만 나는 무너지고 말았다
_《발견》 중에서
너 가다가
힘들거든 뒤를 보거라
조그만 내가
있을 것이다
너 가다가
다리 아프거든
뒤를 보거라
더 작아진 내가
있을 것이다
너 가다가
눈물 나거든
뒤를 보거라
조그만 점으로 내가
보일 것이다.
_《너 가다가》 전문
물든다
물들고 만다
물들지 않을 수 없다
여름 들판 초록에 물들고
너한테 물든다.
_《물든다》 중에서
예쁘다 말하지 않아도
예쁜 꽃
오라고 청하지 않아도
오는 꽃
_《개망초》 중에서
언젠가는 너 없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한다
네가 나를 떠난 뒤에 견디며 살아갈
날들을 떠올려본다
_《신기루 같은 것이라도》 중에서
너의 생각 가슴에 안으면
겨울도 봄이다
웃고 있는 너를 생각하면
겨울도 꽃이 핀다
어쩌면 좋으냐
이러한 거짓말
이러한 거짓말이 아직도
나에게 유효하고
좋기만 한 것
_《겨울 차창》 중에서
사랑, 그것은
천둥처럼 왔던가?
사랑, 그것은
벼락 치듯 왔던가?
아니다 사랑, 그것은
이슬비처럼 왔고,
한 마리 길고양이처럼 왔다.
오고야 말았다.
살금살금 다가와서는
내 마음의 윗목
가장 밝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너는 내가 되었고
나는 네가 되었다.
아들에게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은 아니지만
너의 불행은 분명 나의 불행이란다.
부디 잘 살아야지부디 많이 사랑하고
부디 많이 부드러워져야지
내려놓을 것이 있으면 내려놓고
참을 수 없는 것도 때로는 참아야지
기다릴 만큼 기다려야지
세상을 늘 새롭게 바라보고
멀리 기도,
별일 아니야
다만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을 뿐이야
전화 걸면 언제나
동동기리는 목소리
아이들 밥 먹인다고
아이들 재운다고
설거지하는 중이라고
때로는 운전 중이라고
힘에 겨운 음성
이쪽에서 듣기도 힘에 겨워
그래,
다만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을 뿐이란다
이따가 시간 나면
전화한다고 그랬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
짧게라도 목소리 들었으니
그냥 그것으로 안심이야
너 부디 거기 잘 있거라
아이들이랑 너무 지치지 말고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잘 살거라, 잘 지내거라
그것만이 바램이다.
멀리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