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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교회로부터 도망가라

9,000

저자 정용성

발행일 2015.7.23

상세정보 무선 / 132page / 205×140mm / 210g

ISBN 9788936503307

품절

“교인을 닭으로 여기는 양계장 교회를 떠나라!”
 
1. 새로운 교회 선언, 의도적 작은 교회 

《닭장 교회로부터 도망가라》는 새로운 교회 선언이다. 저자는 닭장 안의 닭에게 사료를 먹여 사육하듯 성장, 이익, 성과에 몰두하는 교회를 떠나 새로운 교회, 새로운 관계의 작은 교회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대형화, 경쟁, 적자생존의 법칙이 아닌 연대, 공감, 공유를 통한 새로운 하나님 나라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이 책은 성경적 운동론을 담고 있다. 그것은 수평 이동이라 말하나 실제로는 상향 이동 하는 현상을 거슬러 하향 이동, 변두리로 가자는 운동이다. 저자는 대구의 어느 카페에서 시작하여 현재 80명 정도가 함께 모이는 ‘풍경이 있는 교회’를 담임한다. ‘풍경이 있는 교회’는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 공간을 늘리지 않으며, 후원 요청이나 특별 헌금이 없고, 직분자를 가급적 세우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들을 지금까지 지켜내고 있다.

 

먼저 1장 ‘수평 이동? 하향 이동!’에서는 새로운 교회, 작은 교회를 시작할 때 따라야 할 모델을 찾는다. 모델을 적극적으로 추구하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들어 온 말을 따르게 되고,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가게 된다. 저자가 제시하는 모델은 나사렛 예수이다.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죽기까지 복종하셨던” 분, 가치 혁명을 일으킨 분을 따라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다. 2장 ‘새로운 가치로 가십시오’는 작은 교회가 품는 가치를 정리해 본다. ‘작은 것’, ‘가족’, ‘일용할 양식’, ‘아둘람 공동체’, ‘일상’, ‘최소 적정 운영’, ‘자발적 불편’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그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가치, 가치 혁명으로 구성원의 정체성을 지킨다. 하나님 나라의 정체성, 가치를 지키는 자들에 의해 세상은 변혁된다. 3장 ‘새로운 관계로 가십시오’는 저자가 실천을 통해 배운 구체적 지침이다. 좁은 길, 내려가는 길은 속도보다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나사렛 예수의 길을 따르기 위한 8가지 방향이 제시된다. 4장 ‘닭장 밖을 나온 사람들에게’는 작은 교회의 성경적, 교회사적, 사회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앞의 내용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이다. 
 
2. 새 가치, 새 관계, 새 질서
저자는 나사렛 예수가 제시한 근원적 가치 혁명을 오늘날 되살리고자 한다. 그 가치는 신약 성경이 증언하는 대로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약할 때 강하다’ 등 역설처럼 들리는 이야기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오늘날의 혁명적 가치는 ‘작은 것’, ‘교회=가족’, ‘일용할 양식’, ‘피난처 공동체’, ‘일상’, ‘자발적 불편’ 등이다. 오늘날 되살려야 할 근원적 가치로 주로 2장에서 위의 핵심 단어들이 이론적, 실천적, 일상적 맥락에서 제시된다. 새로운 가치는 새로운 관계로 구현되어야 마땅하다. 저자는 그것을 본인이 담임하는 ‘풍경이 있는 교회’의 원리로 담아낸다. ‘부담스럽지 않게 시작한다’, ‘탐욕을 버린다(교회는 회사가 아니다)’, ‘분립 개척 한다’, ‘재정을 흘려 보낸다’, ‘네트워크 목회를 한다’, ‘공간을 함께 쓴다’, ‘직분을 장사하지 않는다’, ‘세대 통합 교육을 한다’이다. 이를 위해 시내의 작은 카페에서 예배를 시작, 6개월 정도 얼굴을 마주 보며 나눔을 드리면서 사귐을 가졌다. 이러한 사귐을 바탕으로 많은 일을 벌이지 않고, 탈진하는 사람도 팔짱 낀 방관자도 없는 교회, 의사 결정을 틀어쥐는 소수가 없는 교회, 직분을 서열로 아는 사람을 직분자로 세우지 않는 교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닭장 교회로부터 도망가라》는 이러한 꿈을 이루어 나가는 교회의 고백이자 함께 하나님 나라의 숲을 가꾸어 가자는 초대의 편지이다. 

책속에서

수평 이동이 한국 교회 병리 현상의 주범이라고 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함께 사역하였던 제자 목사가 개척을 했다. 이전에 있던 교인들이 몇 명 갔다. “그 교회는 수평 이동으로 존재하는 교회냐” 항의를 듣는다고 했다. 수평 이동은 무슨 수평 이동? 아니다. “우리 교회는 하향 이동을 시키는 교회라고 반박해라”고 했다. 흔히 쓰이는 수평 이동은 사회과학 용어로 정확히 말하면 ‘사회 이동’이다. 한국 교회는 수평 이동이 아니라 사실 상향 이동을 해왔다. 더 좋고 더 낫고 편하고 큰 환경으로의 이동이었다. 좋은 설교와 안락하고 쾌적한 환경, 최첨단 시설과 편리한 근접성과 주차 공간을 따라서 옮겨 갔다. 이제는 다시 내려올 때다. 개척 교회와 농촌 교회는 쓰러지고 말라 가고 있다. 수평 이동하지 말고 하향 이동을 할 시간이다. 중심이 아닌 변두리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대우를 해주지 않는 곳으로 갈 시간이다.

_‘들어가는 말―도망가십시오, 교회에서’, 8-9쪽

*

작은 교회는 전문인을 고용하지 않는다. 목회자와 교인 사이에 사업가와 고객의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월급을 줘야 일을 하는 사람은 가족이 아니라 직원이다. 교회에 직원은 없다. 직원이 있어야 하는 교회는 이미 가족이라는 적정 규모를 벗어난다. 작은 교회는 배당되거나 할당된 일이나 사람도 없다. 관리인으로 돌보고 책임져야 할 대상도 없다. 다 함께 책임을 지고, 다 함께 돌보고, 다 함께 배려한다. 교회가 작아야 하고, 작은 교회가 가족이라는 핵심 가치를 지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직은 조직체와 사람을 분리시킨다. 가족과 같은 교회는 고객을 만족, 감동, 졸도시킬 정도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벤트를 할 필요가 없는 교회이다. 자연적인 모습으로 진심이 통하고,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서로를 인정하고 격려하고 함께 도우며 부족을 채워 주는 교회가 가족과 같은 교회이다. 그래서 교역자에게 필요한 덕목은 재주나 재능이나 열정이 아니라, 정직과 진심과 성실이다. 

_2장 ‘새로운 가치로 가십시오’, 35-36쪽

*

직분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이해가 교회를 병들게 만든다. 직분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신자들이 많다. 직분으로 인해 자신에게 굴레를 씌운 신자들이 많다. 교인을 정착시키는 방편 중의 하나가 직분 바겐세일이다. 교회에는 성직이 없다. 목회자도 성직이 아니다. 머슴이 무슨 성직인가? 예수 그리스도가 대제사장이고 모든 신자는 그 권위 아래 섬기는 제사장이다. 개혁교회의 핵심 교리는 만민 제사장설이다. 믿는 자는 누구의 중재나 인도가 없이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다. 성직은 구약의 직제이고 로마가톨릭교회가 견지하는 교리이다. 개신교는 다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섬기는 종들이다. 머슴에게 무슨 직분이 있는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역할이 있을 뿐이다. 

_3장 ‘새로운 관계로 가십시오’, 88-89쪽

차례

들어가는 말_도망가십시오, 교회에서 6

1장 수평 이동? 하향 이동! 20
2장 새로운 가치로 가십시오 28
3장 새로운 관계로 가십시오 70
4장 닭장 밖을 나온 사람들에게 96

나가는 말_새 질서가 있는 곳 118

저자

정용성
1960년 부산 출생. 한때 똘똘한 사람 하나만 있으면 집안을 먹여 살린다 생각하다가, 그게 아님을 깨닫고 스스로 꺾였다. 그런데 꺾인 나무에 가지와 싹이 나서 자라는 장면을 보고 살아갈 희망을 품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평생의 멘토이신 고 김덕신 목사의 책망과 격려 가운데 신앙과 신학에 입문하고, 프랜시스 셰퍼를 통해 기독교 세계관을 이해하게 되었다. 라이트 밀스의 《사회학적 상상력》을 접하고 사회를 보는 눈을 뜨게 되었다.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읽으면서 작은 것에 대한 관심과 목회적 적용을 고민하다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에서 리처드 보컴의 인도와 필립 에슬러의 지도를 받으며 신약을 공부했고, “누가-행전에서 성전으로부터 가정교회로”라는 주제로 신약학 철학박사를 2000년에 취득했다. 그 후 신학교 강의와 목회를 하다가 2010년 말에 카페 ‘풍경’에서 풍경이 있는 교회를 개척하였다. 성경공부 중 ‘나사렛’(가지)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의도적 작은 교회로 한국 교회의 목회 생태계를 회복하고자 씨름하며 행복하게 목회하고 있다. 지훈, 지현 두 자녀와 신실한 아내 천애경과 더불어 소박한 가정을 꾸려 가고 있으며, 커피와 글쓰기에 푹 빠져 세월이 가는 것이 이제는 아쉬움을 알게 되었다. 
yj60@hotmail.com | www.nazaret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