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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선물

8,100

발행일 2008.8.18
상세정보 무선 240p
ISBN 9788936502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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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을 앞세운 비통함을 딛고 써내려간 아버지의 마음

내일이면 시작될 가족 여름휴가를 설레며 준비하던 아들 녀석이 머리가 아프단다. 가벼운 두통이려니 생각하고 두통약을 먹였는데, 점점 더 심해진다. 별일이야 있겠어 하면서 찾은 병원에서는 큰 병원에 가서 MRI를 촬영해 보는 게 좋겠단다. 그리고 다음 날, 열일곱 살 아들은 ‘뼈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영화 속 한 장면이면 좋으련만, 16년 10개월을 살다간 홍현택 군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의 투병과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북부 보스턴 한인연합감리교회의 홍석환 목사의 이야기이다. 예수 믿으면 축복받고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만사형통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목사 가정에, 누가 봐도 멋지고 사랑스럽고 똑똑하던 아들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은 그 대상이 누구건 간에 견디기 힘든 고통. 그중에서도 자녀를 먼저 보내는 일은 결단코 겪고 싶지 않은 고통 중에 고통이다. 그가 만인을 위로하는 목사라 할지라도 그 고통과 슬픔에서 헤어 나오기란 혹독하기 이를 데 없다.

“말 좀 해 주십시오. 답답해 미치겠습니다. 주님, 뭐라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제가 불쌍하지도 않습니까? 저를 사랑한다는 말은 거짓입니까? 도대체 절더러 어쩌란 말입니까? 차라리 저를 죽여 주십시오.”
“하나님, 우리 아들 좀 살려 주세요. 이렇게 회개하오니 제발 살려 주세요! 목사 노릇도 제대로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잘못한 것 있다면 용서해 주세요.”
“주님, 아들의 병을 고칠 수 없다면 갈 때에는 통증 없이 빨리 가게 해 주세요.”
“하나님, 이제 압니다. 이제는 감사할 일만 남았다는 것을요. 이제는 받은 복을 세어 보는 일만 남았다는 것을요. 다만 바라옵기는 오늘도 잘 견딜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하늘 가는 아들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뜻밖의 절망에 하나님을 향한 원망의 말들을 쏟아내던 아버지의 기도는 아들의 병이 낫기를 구하는 간절함으로 변하였고, 마지막엔 아들이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도록 기도했다. 마침내 그의 기도대로 아들은 고통 없이 하늘나라로 갔다.

홍석환 목사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이렇게 말한다.
“그때 일들을 기억해 내는 것은 아물어 가던 상처를 후벼 파는 것과 같은 아픔이지만, 목사로서 아들의 죽음을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 그런 경험 이후에 고통과 죽음 그리고 삶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게 되었는지를 함께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하나님을 잘 믿으면 고통과 고난이 없으리라 생각하며 살다가 미처 예기치 않은 고통에 직면하여 당황하고 혼돈에 빠진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면 더없이 감사한 일이지요.”
우리는 누구나 그 생을 마감하는 때가 있다는 건 알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불현듯 내 곁을 떠날 수도 있다고는 미처 생각지 못한 채 살아간다. 결코 두껍지 않은 이 책을 눈물을 훔치며 읽는 동안, 내게 주신 가장 값진 선물 ― 부모님, 배우자, 자녀, 혹은 이웃사촌 ― 을 새로운 눈으로 돌아보게 될 것이다.

무게 262 g
크기 128 × 188 mm

저자

홍석환
교회에서 나고 자라 목사가 되어 목회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철도고등학교를 다녔고, 졸업 후 철도공무원이 되어 대전에서 근무하였다. 한남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며 목사 될 준비를 하였고, 졸업 후 목원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심방전도사로 목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꿈에도 그리던 목회 현실은 너무도 척박했다. 꾸어 온 꿈만큼이나 교회 현실에 절망하면서 ‘예수 믿고 변화 받는다는 것이 뭔가?’라는 화두를 품고 미국 유학을 결심한다. 조지아 에모리대학 신학부, 그리고 매사추세츠 보스턴대학 종교학부에서 14년 넘게 신학적 사색을 하면서 “인간의 궁극적 변화에 관하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그리고 미국 연합감리교회 뉴잉글랜드 연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북부보스톤교회에서 꿈꿔 오던 목회를 하고 있다.
나름대로 소박하게 사역을 하던 어느 날, 큰아들 현택이가 암으로 8개월 투병 끝에 죽음을 맞는다. 고통에 대한 신학적 물음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 충격적 사건은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이 섬기고 있는 교우들에게 그 고통의 의미를 물어야 하는 실존적인 문제이기도 했다. 하지만 곧 고통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주는 축복과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 그동안 소명과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채색된 자신 안의 우상과 신앙의 허상에 직면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나님을 잘 믿으면 고통과 고난이 없으리라 순진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예기치 않은 고통의 순간을 맞아 당황하고 혼돈을 맞은 믿음의 동료들에게 이 사색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믿음의 세계로 더 깊이 들어가는 계기를 만들어 주길 소망한다.
유난히 엄마를 많이 닮은 큰아들을 하나님께 먼저 보내고 지금도 여전히 많이 아파하고 있는 아내 김연동, 열두 살 사춘기로 들어가던 길목에서 오빠를 여의고 청소년기를 훌쩍 뛰어넘어 더 깊어진 신앙 안에서 기도 중에 오빠와 교통하고 있는 딸 현지, 두 살 때였는데도 아빠처럼 보살펴 주던 형아를 지금도 뜬금없이 기억해 내며 우리를 놀라게 하는 준택이. 현택이가 떠난 자리에서 네 식구는 신앙의 진주를 품고 살아가고 있다.

차례

암과의 조우
열일곱 현택이가 말기 뼈암이라니! ‡하나님, 우리 현택이 살려 주세요!

기적 같은 시간
아빠, 내가 받은 사랑의 빚을 어떻게 갚죠? ‡나를 통해 이 땅에서 이루실 큰 일이 있으신가 봐요

죽음이라는 헤어짐
기어이 떠났습니다 ‡현택이는 내 아들이지만, 내 아들이 아니었습니다

아들을 앞세운 비통함을 딛고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보살펴 주십니까? ‡죽음의 깊은 심연에서 기적 같은 은혜를 발견합니다

책속에서

응급실에서 밤을 꼬박 새우고 아침을 맞았습니다. 뚱뚱하고 수염이 긴 노의사가 오더니 자신을 암 전문의 그리어 박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어째서 암 전문의가 왔는지 사색이 되어 묻는데, 입이 바짝 타들어 갔습니다. 뭔지 몰랐던 불안감이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MRI 판독 결과 현택이가 뼈암이라고 했습니다. 영어를 제대로 못 알아들었나 싶어 재차 확인했지만, ‘Cancer’라는 분명하고 또렷한 의사의 말은 암이 맞았습니다. (23쪽)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회개도 했다가, 원망도 했다가, 하소연도 하고 애걸복걸 사정도 했습니다. 성경을 읽으면 위로가 되려나 해서 펼쳐 들었지만,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제가 대신 아프면 안 되겠습니까? (27쪽)

현택이가 그리도 사랑하는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아버지 목사가 아들 환자에게 주님의 성찬을 나누었습니다. 비록 의자를 의지했지만, 한 달 넘기기 힘들 거라던 아이가 걸어 나와 성찬을 받았습니다. “홍현택, 주님의 몸입니다.” “아멘.” 나도 울고 아들도 울고, 그 광경을 지켜보시는 교우들도 울었습니다. 혼자 걸을 수 있다는 것이 그리도 축복인 줄 그제야 알았습니다. (58쪽)

명치끝이 아파 밤새 잠을 못 이루었습니다. 명치끝이 아프다는 말을 듣기는 많이 들었어도 그토록 아플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것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에게 이제 우리 곁을 떠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언제까지나 거짓 희망 속에 둘 수는 없었습니다. (74쪽)

생각해 보면 저는 복도 많은 사람입니다. 이처럼 아름답고 소중한 보물을 16년이 훨씬 넘는 시간 동안이나 고이 간직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삭을 바치라는 요구에 순종했던 아브라함처럼, 아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세상의 모든 이를 아들 삼아 사랑하며 남은 생애를 넓혀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소원을 위해 지금도 그저 기도할 뿐입니다. (93쪽)

오빠가 녹음해 준 “나는 오직 희망 중에 기다릴 뿐”이라는 노래를 듣다가 다시 듣기를 몇 날 밤, 딸은 울고 말았답니다. 오빠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대답 때문이었습니다. 노랫말에 들어 있는 내용이 딸에게 오빠의 죽음의 의미를 가르쳐 준 것입니다.
……신학을 전공한 아빠보다도 열두 살 딸아이가 음악 속에서 더 깊은 신학적 사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빠보다 더 순수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 아픔에 대한 신학적인 대답도 듣고 딸아이가 어떻게 슬픔을 대처하는지도 알게 된 뜻밖의 선물을 휴가 마지막에 받았습니다. (237-2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