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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0

김은혜 글
하나 그림
2016.09.27.
무선 | 152 Pages
170*223mm
ISBN 9788936511760

카테고리:

품절

상상 속 이야기라고요?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랍니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사랑!
우리의 마음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네 갈래의 이야기
마음 · 생각 · 질문을 길어 내는 동화
‘홍성×아이’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누군가 묻습니다. “동화는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 아닌가요?” 과연 그럴까요? 동화는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 읽는 이야기입니다. 나이를 먹어도,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불완전한 존재’라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어린아이’입니다. 그 점을 생각해 보면 동화는 우리 모두가 함께 읽어야 할 이야기책인 셈이죠. 천진하고도 투명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안내하는 ‘홍성×아이’ 시리즈는 사유하는 힘, 성찰의 마음가짐을 잃어 가는 현 세대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창작동화 시리즈입니다. 현실 너머 세계에서 벌어지는 지극히도 현실적인 이야기.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본질적 가치와 인간 그리고 인생을 성찰하도록 안내합니다.
마주하기에 아찔한 우리의 자화상
민낯으로 거울 앞에 선 느낌이다. 굳이 직시하고 싶지 않은 진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우리의 본모습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짐짓 아닌 척, 점잖은 척 헛기침을 해보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만다. 끝없이, 한없이, 그저 ‘많이 더 많이’ 채워 가기를 원하는 마음속 구멍, 터진 웅덩이처럼 공허하고 헐거운 내면 말이다. 그래서일까. 네 개의 동화 속 주인공들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딘가 불편해진다. 배신자에 욕심꾸러기이며, 이기주의자인 그들의 모습이 나 자신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벌거벗은 기분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그렇다. 이 책 속에 담긴 네 개의 동화는 다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다. 각 작품들에 조명된 인간의 민낯은 ‘배신’(<유리새>), ‘탐욕’(<많이 더 많이>), ‘집착’(<한 달이 지나면>), ‘이기심’(<사랑하니까>)이라는 이름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럼에도 이 책이 마냥 절망적이거나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차가운 민낯에 따스한 빛이 비쳐드는 순간, 그 어두운 이름들이 이내 ‘희생’, ‘포기’, ‘헌신’, ‘사랑’이란 이름으로 치환되기 때문이다. 그 놀라운 빛은 어디에서 비쳐드는 것일까.
사랑, 또 하나의 가능성
작품 면면에 비쳐드는 따스한 빛은 ‘가장 작고 연약한 존재들’에게서 비롯된다. 그들은 누군가 주목하지 않아도, 어떠한 대가가 주어지지 않아도 타인을 위해 묵묵히 사랑하고 헌신한다. ‘사랑’ 그 자체인 존재들로 인해 이야기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품는다. 현실이 아무리 절망스러워도 이대로 끝이 아니라는 것, 회복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러한 희망의 메시지는 이야기 속 대사들을 유유히 타고 흐르며, 글줄 사이에 담긴 다채로운 그림을 통해 전해진다. 각각의 이야기가 지닌 고유한 색과 분위기를 한껏 표현한 본문 속 그림들은 수채, 자수, 먹 등의 다양한 표현 기법을 통해 주제 의식을 효과적으로 연출해 낸다. 낯선 듯 익숙한, 마주하기에 아찔한 자화상을 대면하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동화적 상상력이 발현하는 신비와 소망, 그 따스한 온기가 글과 그림에 오롯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네 편의 동화에 비추인 우리의 정직한 민낯을 들여다보자.

책속에서

제아무리 값비싼 장신구를 둘러도 유리새처럼 빛날 수는 없었습니다. 유리새를 향한 사람들의 부러움은 이내 시기와 질투로 변했습니다. “우리가 빛날 수 없다면 유리새도 빛나선 안 돼.” 몇몇 사람은 실수를 가장해 유리새에게 모래를 뿌리고 흙탕물을 끼얹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으로도 유리새의 빛을 사라지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자 더욱 화가 난 사람들은 유리새에 대해 있지도 않은 말을 퍼뜨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는 말도 있었습니다.
_13~14면, <유리새>

“지금 무슨 짓을…!” 뜻밖의 상황에 몹시 당황한 사람들은 멀쩡한 유리집을 보고 더 크게 놀랐다. “말도 안 돼….” “설마…. 우연이거나 운이 좋았겠지….” 사람들은 그 광경을 직접 보고도 쉬이 믿지 못했다. 그러자 테드가 마을 사람들에게 직접 던져 보라며 돌멩이를 쥐어 줬다. 사람들이 주저하자 테드는 걱정 말라며 재차 권했다. 그제야 하나둘 힘껏 돌멩이를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뒤늦게 그 자리에 온 딕을 포함해서 수십 명의 마을 사람들이 번갈아 돌멩이를 던졌는데도 유리집에는 작은 흠집 하나 생기지 않았다. “이걸 평범한 유리집이라고 생각하다니…. 역시, 자네들은 아직 멀었어.” 테드가 말했다.
_40면, <많이 더 많이>

25일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은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이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고, 맛있는 음식도, 예쁜 그림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 한 가지만은 서로 나눌 수 없었습니다. 그건 바로 아이가 불러 주던 노래였습니다. 매일 들었던 노래인데 가사도 음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오직 행복했던 그 순간의 기억만 떠오를 뿐이었습니다. “이건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군….”
_90면, <한 달이 지나면>

사람들은 더 새롭고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조금도 쉬지 않고 바삐 움직였습니다. 그들은 오직 망원경 속에서 본 것들을 하나라도 더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래야만 자신들이 망원경 속에서 본 사람들과 같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배에 돌아온 제이슨은 테이블 위에 놓아둔 망원경을 바라봤습니다. 부엉이의 눈은 붉은 빛을 내며 사람들이 있는 곳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_132~133면, <사랑하니까>

차례

•유리새

•많이 더 많이

•한 달이 지나면

•사랑하니까

서평

<유리새> 투명한 유리 깃털을 가진 신비로운 존재와 고아 소년의 우정
어느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유리새 한 마리. 투명한 유리 깃털로 덮인 그 새는 어둠을 밝히는 신비로운 존재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사람들을 위로하는 유리새는 어느 날 고아가 된 한 소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준다. 소년은 유리새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의지하고 따르지만, 마을 사람들은 하염없이 반짝이며 빛나는 유리새를 시기하고 질투하다 암흑의 숲으로 들어가 버린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소년에게 다가와 “너는 유리새랑 친구 아니냐”며 추궁해 묻지만, 소년은 극구 부인한다. 자신이 유리새를 배신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껴 숲으로 도망쳐 버린 소년. 그 소년을 구하고자 어둠뿐인 숲으로 찾아든 유리새는 무사할 수 있을까.

<많이 더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더! 더!! 더!!!”를 외치는 유리집 속의 사람들
크고 화려한 집에 살고 있지만 서로를 향한 불신과 질투심으로 왕래 없이 살아가는 삭막한 마을, 그 한 모퉁이에 낡고 허름한 딕의 오두막집이 있다. 어느 날 작은 흠집조차 생기지 않을 만큼 견고하고 완벽한 유리집을 갖게 된 테드를 보며 마을 사람들은 흥분한다. 유리집 건축을 의뢰하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값진 것을 내놓으며 건축가를 만나고자 한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집을 갖게 된 사람들은 가진 것을 과시하기 위해 ‘많이 더 많이’ 집 안을 채워 간다. 딕 역시 유리집을 갖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자신의 형편으로는 터무니없는 값에 미련 없이 포기한다. 집 안 구석구석 추억이 남아 있는 오두막을 수리하기 위해 재료를 사러 길을 나선 딕은 수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유리집 안에 갇힌 마을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한 달이 지나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아이가 아옹다옹 소란한 마을에서 펼치는 ‘한 달 작전’
머그잔 안에 들어갈 만큼 작고 작은 아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마음 따뜻한 그 아이는 그림을 잘 그리며, 음식을 잘 만들고, 노래를 잘 부르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림과 음식과 노래로 따뜻한 사랑을 베푸는 키 작은 아이를 독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다 서로 다투기 시작한다. 키 작은 아이는 급기야 집 문을 걸어 잠근 채 한 달간 집 밖을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옥신각신하던 마을 사람들, 아이 없는 한 달을 어떻게 보내게 될까.

<사랑하니까> 알 수 없는 향기를 찾아 섬에 온 낯선 방문객. 그가 찾아 헤매는 향기의 비밀
사랑으로 꽃과 나무를 돌보던 아빠를 사고로 잃은 뒤 슬픔에 잠겨 있던 아이. 그 아이가 살고 있는 섬마을에 제이슨이라는 낯선 남자가 찾아온다. 정체 모를 향기를 찾아 섬까지 온 그 사람은 향기를 찾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기세다. 섬사람 빌리는 제이슨의 배 안에 들어갔다 진귀한 물건들을 보고는 순식간에 그것들에 사로잡힌다. 특히 제이슨의 망원경은 생전 처음 보는 별이 무수하게 반짝이고 있다. 빌리는 섬마을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마을 사람들은 제이슨을 찾아가 망원경을 보여 달라고 요청한다. 향기를 찾아 주는 이에게 망원경을 주겠다는 제이슨의 제안에 현혹된 빌리가 섬을 다 밀어 내서라도 향기를 찾겠다고 나서자 마을 사람들은 아이의 아빠가 정성 들여 돌보고 가꾼 꽃과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 내는 것에 가책을 느껴 만류한다. 그러나 그들조차 제이슨이 내미는 온갖 물건과 음식들에 마음을 빼앗겨 이내 섬마을을 초토화시켜 버리고 마는데…. 아수라장이 된 섬, 그곳에 숨어 있는 향기의 비밀은 무엇일까.

저자

김은혜

2009년 한국 안데르센 공모전에서 <키 작은 아이>로 동상을 수상했습니다공부에도 운동에도 재능이 없었던그저 어렸을 적부터 책 읽는 것만 좋아하던 한 아이가 자라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부디 잔소리가 아닌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기를 소망하며세상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