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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 시 전집 4

21,600

박두진
2018. 5. 3
각양장 / 236 Pages 
9788936512842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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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水石)과의 인격적인 만남,
그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엮어내다!

박목월, 조지훈과 함께 청록파(靑鹿派) 시인의 한 사람이며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대해 봤음직한 시들로 기억되어 있는 혜산(兮山) 박두진(1916~1998). 한국 시사(詩史)에서 ‘참시인 중의 참시인’으로 손꼽히는 그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와 4․19, 5․18 등 우리 근현대사의 격변의 시기를 함께해 오면서 시대의 암울한 고뇌 속에서 조국과 민족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시어로 형상화했다. 그의 시는 자연을 소재로 한 것이 많지만, 그 시들에 담긴 자연의 이미지와 강한 생명력은 일상의 삶과 질서 그리고 현실 초극의 의지를 담아냈으며, 내면의 성찰을 보여 주는 신앙의 고백으로 향하는 매개체이기도 했다.
이 책은 시인 박두진 탄생 100주년을 맞아 홍성사가 출간하는 박두진 시 전집(전 12권) 가운데 넷째 권으로, 《수석열전》(1973) 에 실린 100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이 실린《박두진 전집 4―詩Ⅳ》(범조사, 1984)를 토대로, 내용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판형과 표지·내지 디자인에 담았다. 오늘날 시집의 일반적 형태인 가로쓰기와 달리 원문의 맛과 분위기를 살린 세로쓰기로 조판했으며, 원문에 표기된 한자어 가운데 일부는 한글로 표기했고, 일부는 괄호 안에 독음을 표기했다.
거친 근현대사를 누구보다 치열하고 정직하게 살아간 구도자적 시인. ‘있는 그대로의 산’이라는 호[혜산兮山]처럼, 삶과 시가 이루어간 큰 산에 담긴 그의 체취와 음성은 척박한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힘과 위안이 되어 준다.

이 책에 담긴 시들
《수석열전》에는 1972~73년 문학잡지에 연재했던 수석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 시들처럼 의욕적으로, 집중적으로 전력을 기울인 일이 드물었다”고 서문에서 밝히기도 했지만, 저자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만큼이나 수석시들은 독자에게도 다가오는 바가 확연히 다름을 느낄 수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의 시세계에서 자연이 갖는 의미는 앞의 시집들에서도 익히 알 수 있지만, 수석의 의미는 각별하다. 저자는 수석을 통해 시의 세계와의 깊은 만남을 알았고, 수석의 세계에 더 깊이 침잠해 갔으며, 그 만남을 통해 인간과 삼라만상의 근원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 성찰하게 되었다. 그 궁극에 존재하는 절대자의 음성을 통해 저자는 인간 존재의 한계를 직시하고 극복하며 ‘신 앞에 가장 인간다운 인간으로 서기를’ 희구했다. 그가 만난 수석에는 상징과 계시와 예술의 힘이 있고, 근원적인 세계가 집약되어 있다. 그러한 수석을 노래한 시 중에는 자연 그대로의 자연이 투영되어 있는 것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예술화된 자연, 초월적인 자연의 이미지가 대단히 밀도 있게 그려진 것들이 더 많다. “수석이 신의 시라면 수석시는 인간의 시”라고 한 신대철의 말(이 책 194쪽, ‘해설’)은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수석시의 핵심을 잘 집약한 말이라 하겠다.
박두진의 수석시에서 그의 시세계를 특징짓는 ‘자연, 인간, 신’의 관계는 여느 시와는 다른 차원과 깊이를 지니며, 그의 시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별하다. 300여 편에 이르는 그의 수석시는 홍성사에서 간행될 〈박두진 시 전집〉 제5권 《속·수석열전》과 제10권 《수석연가》에서도 만날 수 있다.

 

※박두진 시 전집
홍성사에서는 박두진 시인의 탄생 102주년을 맞아 60여 년에 걸친 그의 방대한 시세계를 한데 엮었습니다.
전 12권으로 간행될 박두진 시 전집은 다음과 같습니다.

1권 《해》, 《오도(午禱)》, 《인간밀림》
2권 《거미와 성좌》, 각 시집 연대 미수록 시

3권 《하얀 날개》, 《고산식물》
4권 《수석열전(水石列傳)》

5권 《속·수석열전》
6권 《포옹무한》

7권 《별과 조개》, 《사도행전》
8권 《하늘까지 닿는 소리》, 《야생대》

9권 《아, 민족》, 《기(旗)의 윤리》
10권 《수석연가》

11권 동시집 《해야 솟아라》
12권 유고 시집 《당신의 사랑 앞에》

크기 233 × 150 mm

저자

박두진(朴斗鎭, 1916~1998)
시인. 호는 혜산(兮山). 1916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으며, 1939년 정지용에 의해 〈향현〉, 〈묘지송〉 등이 《문장》에 추천되며 등단했다.
박목월, 조지훈과 더불어 ‘청록파’ 시인으로 불리는 그는 민족적 울분과 해방에 대한 소망을
자연과 신앙에서 구하는 시풍에서 출발하여, 현실에 대한 예언자적 고발과 영적 성숙을 위한 언어적 수행을 하나로 통합하는 시적 편력을 일관되게 보여 주었다.
연세대, 단국대, 추계예술대 등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아세아자유문학상, 서울특별시문화상, 3·1 문화상 예술상, 인촌상, 지용문학상, 외솔상, 동북아 기독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청록집》, 《해》, 《오도》, 《포옹무한》, 《수석열전》, 〈박두진 전집〉(전10권), 〈박두진 산문 전집〉(전7권)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이 있다.
그의 고향 안성에서는 그의 시 정신을 기리고 오늘에 되살리는 뜻에서 해마다 10월에 ‘혜산 박두진 문학제’가 열리며, 공모를 통해 ‘혜산 박두진 문학상’을 시상한다.(올해 제13회) 2018년 가을에는 안성시 보개면 복평리 296 안성맞춤랜드 내에 박두진문학관이 이전·개관할 예정이다.

해설 신대철(申大澈, 1945~ )
시인.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196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2002년 제4회 백석문학상, 2006년 제1회 박두진문학상, 2008년 제19회 김달진문학상, 제8회 지훈상(문학부문)을 수상했다. 저서로 시집《무인도를 위하여》(1977),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2000),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2005), 《바이칼 키스》(2007)와 산문집 《나무 위의 동네》(1989)가 있다.

차례

발간사
自序(자서)

《水石列傳(수석열전)》

自序(자서)

수석열전 Ⅰ
1. 天台山(천태산) 上臺(상대) 2. 새의 잠 3. 순결 4. 人壽峯(인수봉) 5. 젊음의 바다

수석열전 Ⅱ
6. 대숲 7. 포옹 8. 大鷲(대취) 9. 백조에게 10. 靑銅馬(청동마) 首(수)

수석열전 Ⅲ
11. 창세기 파도 12. 水刻文字(수각문자) 13. 용들의 해후 14. 內塔(내탑) 15. 초상①

수석열전 Ⅳ
16. 표범의 잠 17. 낙엽 18. 금강폭 19. 傷痕(상흔) 20. 완벽한 산장

수석열전 Ⅴ
21. 氷壁無限(수석무한) 22. 母子峯(모자봉) 23, 산 老翁(노옹) 24. 孤島(고도) 25. 鯤(곤)

수석열전 Ⅵ
26. 이유가 있는 절벽 27. 신라 문무왕릉 28. 戀慕峯(연모봉) 29. 石假面(석가면) 네로
30. 만년설 遠山(원산)

수석열전 Ⅶ
31. 산우물 32. 어떤 맹세 33. 반달 34. 난파선 35. 稚龍圖(치룡도)

수석열전 Ⅷ
36. 산 설경 37. 토르소 38. 밤의 강 39. 모뉴망 40. 至聖山(지성산)

수석열전 Ⅸ
41. 검정나비 42. 달의 바다 43. 菊水里(국수리) 출토 신석기시대 磨製石斧銘(마제석부명)
44. 초상② 45. 유방

수석열전 Ⅹ
46. 마법의 새 47. 금강산 永郞峯(영랑봉) 48. 黑海駝(흑해타) 49. 松花石(송화장) 50. 묵시록

수석열전 Ⅺ
51. 천체미학 52. 밤의 인상 53. 月下吹笛圖(월하취적도) 54. 산에 사는 사슴 55. 피닉스

수석열전 Ⅻ
56. 달의 산 57. 사막 58. 침묵의 너 59. 密獵地帶(밀랍지대) 60. 天池(천지)

수석열전 ⅩⅢ
61. 당신의 城(성) 62. 저 고독 63. 바다의 이유 64. 등고선 65. 十戒(십계)

수석열전 ⅩⅣ
66. 해안선 절벽 67. 르느와르의 소녀 68. 流轉圖(유전도) 69. 산고개 70. 학의 전갈

수석열전 ⅩⅤ
71. 비 개인 뒤 72. 魔(마)의 늪 73. 가을산 74. 戀(연) 75. 한반도

수석열전 ⅩⅥ
76. 難破圖(난파도) 77. 아돌프 · 히틀러 상 78. 순례자 79. 추사체 80. 月郎峯(월랑봉)

수석열전 ⅩⅦ
81. 늑대 82. 고려청자 분항아리 83. 영원 84. 蓮池(연지) 85. 밀담

수석열전 ⅩⅧ
86. 꿈의 샘 87. 가시 면류관 88. 전율 89. 촛불 90. 금강산 외금강

수석열전 ⅩⅨ
91. 啓宗의 꿈 92. 성숙 93. 雪崩(설붕) 94. 흑사자 신화 95. 精(정)

수석열전 ⅩⅩ
96. 봉황무 97. 먼 산 98. 谷神(곡신) 99. 夏日(하일) 100. 돌의 너

해설/ 인간과 무한한계 /신대철
박두진 연보

책속에서

햇살을 뭉쳐서 다져서 넣으면 너의 얼굴이 될 것이다.
달빛을 뭉쳐서 다져서 넣으면 너의 얼굴이 될 것이다.
바람을 뭉쳐서 다져서 넣으면 너의 얼굴이 될 것이다.
눈물을 뭉쳐서 다져서 넣으면 너의 얼굴이 될 것이다.
꿈을 뭉쳐서 다져서 넣으면 너의 얼굴이 될 것이다.
무지개를 뭉쳐서 다져서 넣으면 너의 얼굴이 될 것이다.
옛날을 옛날을, 그리고 또
내일을 뭉쳐서 다져서 넣으면 너의 얼굴이 될 것이다.
_〈15. 초상①〉

강은,
한밤에 빠지는
억만 광년 하늘 밖의 멀디멀은 별
가장 작은 별 그림자에도
가슴 설레고,
강은,
저절로 떨어지는 꽃이파리 하나
가장 작은 몸짓에도
황홀해한다.
강은,
어둠을 칼가르는 밤새의 울음
어디론가 가는 새를
마음걱정하고,
갈대가 갈대에게 살을 베게

바람의 그 뉘우침에
따라 뉘우치고,
강은,
하늘의 날새 산의 산짐승
물의 물고기 땅의 땅버러지들의 살음살이
쫓음과 쫓김
먹음과 먹힘
강한 자의 횡포에 두 눈 부릅뜨고
쫓기는 자 약한 자
죽는 자의 죽음에
눈물 흐느낀다.
강은,
한밤에도 뒤슬르며 잠 못 이룬다
먼 먼 은하 물결 귀 기울여 듣고
한밤내 한밤내,
전신을 그 신경 세워
대지 지킨다.
_〈38. 밤의 강〉

당신을 언제나 우러러 뵈옵지만
당신의 계신 곳을 알지 못합니다.
당신의 인자하신 음성에 접하지만
당신의 말씀의 뜻을 알 수 없습니다.
당신은 내게서 너무 멀리에 계셨다가
너무너무 어떤 때는 가까이에 계십니다.
당신이 나를 속속들이 아신다고 할 때
나는 나를 더욱 알 수 없고
당신이 나를 모른다고 하실 때
비로소 조금은 나를 압니다.
이 세상 모두가 참으로 당신의 것
당신이 계실 때만 비로소 뜻이 있고
내가 나일 때는 뜻이 없음은
당신이 당신이신 당신 때문입니다.
나는 당신에게서만 나를 찾고
나에게서 당신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밤에도 낮에도 당신 때문에 사실은 울고
나 때문에 당신이 우시는 것을 압니다.
천지에 나만 남아 나 혼자임을 알 때
그때 나는 나의 나를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어디로도 나는 나를 가져갈 수가 없습니다.
_〈62. 저 고독〉

왜 너는 눈으로만 말하니? 슬퍼하니?
왜 너는 내게서 달아나는 것으로 내게 오니?
왜 너는 네가 모든 것을 아는지 모든 것을 모르는지를 모르게 하니?
왜 너는 내 앞에 언제나 네 가슴의 열쇠만 절렁거리니?
내가 네 안에 빠질 때 너는 바다만큼 너무 깊고
네가 내 안에 빠질 때 너는 햇덩어리만큼 너무 뜨겁니?
왜 너는 언제나 내가 아니고 너니?
왜 너는 언제나 네가 아니고 나니?
_〈100. 돌의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