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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 시 전집 7 – 《별과 조개》, 《사도행전》

21,600 24,000

박두진
2019. 4. 10.
각양장 / 196 Pages
9788936513603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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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소개하는《박두진 시 전집 7》

역사의 흐름과 고비마다 시화(詩化)한
삶의 결핍과 충족의 운동

박목월, 조지훈과 함께 청록파(靑鹿派) 시인의 한 사람이며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대해 봤음직한 시들로 기억되어 있는 혜산(兮山) 박두진(1916~1998). 한국 시사(詩史)에서 ‘참시인 중의 참시인’으로 손꼽히는 그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와 4․19, 5․18 등 우리 근현대사의 격변의 시기를 함께해 오면서 시대의 암울한 고뇌 속에서 조국과 민족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시어로 형상화했다. 그의 시는 자연을 소재로 한 것이 많지만, 그 시들에 담긴 자연의 이미지와 강한 생명력은 일상의 삶과 질서 그리고 현실 초극의 의지를 담아냈으며, 내면의 성찰을 보여 주는 신앙의 고백으로 향하는 매개체이기도 했다.
이 책은 시인 박두진 탄생 100주년을 맞아 홍성사가 출간하는 박두진 시 전집(전 12권) 가운데 일곱째  권으로, 《별과 조개》(1982), 《사도행전》(1973) 에 실린 77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이 실린《박두진 전집 7―詩Ⅳ》(범조사, 1984)를 토대로, 내용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판형과 표지·내지 디자인에 담았다. 오늘날 시집의 일반적 형태인 가로쓰기와 달리 원문의 맛과 분위기를 살린 세로쓰기로 조판했으며, 원문에 표기된 한자어 가운데 일부는 한글로 표기했고, 일부는 괄호 안에 독음을 표기했다.
거친 근현대사를 누구보다 치열하고 정직하게 살아간 구도자적 시인. ‘있는 그대로의 산’이라는 호[혜산兮山]처럼, 삶과 시가 이루어간 큰 산에 담긴 그의 체취와 음성은 척박한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힘과 위안이 되어 준다.

이 책에 담긴 시들
《별과 조개》에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시기에 쓴 34편의 시가 실려 있다. 빈곤을 극복하고 산업사회로 치달으며 발전과 진보에 대한 의욕이 고조되던 시기, 하지만 삶과 현실에 드리워진 뚜렷한 명암과 질곡의 그림자가 시대적 모순을 드러내며 보편적 진리에 대해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던 시기에, 시인은 우리에게 본질적으로 결핍되었거나 잃어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충족을 향한 의지를 노래한다. 이전 시들에 비해 짧은 호흡률을 바탕으로 한 율조가 두드러지며, 시어와 시어가 자아내는 이미지도 현실을 초극하려는 결연한 의지를 팽팽한 긴장감 속에 드러낸다. 다소 역설적이게도 시인은 그러한 심상을 자연과의 교감이나 사물에 대한 통찰로써 형상화하는데, 이 시집에 실린 시 가운데 많은 작품이 자연을 소재로 하면서도 자연 자체를 넘어서서 삶과 역사에 대한 궁극의 가치의 세계로 이끄는 점은 눈여겨보아야 할 점이다.
《사도행전》에 실린 43편의 시는 예수의 주요한 행적을 따라 연작 형태로 내용을 엮어 간 것들이다. 《별과 조개》에 실린 시들과 마찬가지로 짧은 호흡률을 바탕으로 한 율조가 두드러진다. 예수의 삶을 이루는 수난과 희생뿐만 아니라 견딤과 극복을 향한 결연한 자세를  담백한 시어로 담아냈으며, 결기에 찬 시인의 내면을 통해 삶 가운데 자책과 성찰을 넘어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려는 의지를 엿보게 한다.

크기 150 × 233 mm

책속에서

가을밤 하늘에
푸른 별 하나씩 돋아나고
땅에 피 묻은 장미꽃잎 바람에 흩어진다.
굽이굽이 먼 은하
강물이 피 되어 뜨거이 뒤착임은
그대 스스로는 못 다스릴
깊은 넋의 상처 홀로서 앓음이라.
그 꽃의 순수
별의 영원
그 눈물과 피의 분노 견디려는 이의
가을밤 푸른 넋을 귀뚜라미 운다.
_〈秋夜長(추야장)〉

우리들의 무릎에서
피가 흐르게 하소서.

눈물이 푸르게 푸르게
長江(장강)이 되게 하소서.

땀이 배어 흙을 적셔
옥토가 되게 하소서.

저 원수의 이리가 변하여
양들이 되게 하소서.

저 주둥부리 칼의 발톱
독수리가 변하여
비둘기가 되게 하소서.

독사에게 손가락을 물려도
아무렇지도 않게 하소서.

아, 이 눈물이 씨앗으로
흘리는 핏방울이 꽃으로 피게 하소서.

메마른 이 입술을
숯불을 내려 지지소서.

우리들의 이 기도를
눈물을
피를 걷워 받으소서.

당신의 승리를 보이소서.
_〈빈들의 기도〉

멀리 바다로 날아가
가장 높이
날아올라
하늘까지
갔다가
일제히 곤두박혀
바다속에
빠져
저마다가 하나씩의
무늬 고운
조개
참새들은 죽어서
조개가 된다고 한다.

나무숲
들판
울타리
지붕추녀로
포릉 포릉 불안하고
초조하던
살음
눈 감고
날개 접고
껍질 속에
도사려
바다 푸른 파돗물에
칠색 꿈을 키워
먼 먼
별과 별의
초록 꿈을 키워
한 알씩의 진주를 낳는
조개가 된다고 한다.
_〈별과 조개〉

당신이 아니 계오시면 나는 나 홀로 있을 수 없어라.
당신이 아니 생각하오시면 나는 나 홀로 생각할 수 없어라.
당신이 아니 침묵하오시면 나는 나 홀로 침묵할 수 없어라.
당신이 아니 미워하오시면 나는 나 홀로 미워할 수 없어라.
당신이 아니 사랑하오시면 나는 나 홀로 사랑할 수 없어라.
당신이 아니 분노하오시면 나는 나 홀로 분노할 수 없어라.
당신이 아니 칼 드오시면 나는 나 홀로 칼 들 수 없어라.
당신이 아니 피 흘리오시면 나는 나 홀로 피 흘릴 수 없어라.
당신이 아니 불 질르오시면 나는 나 홀로 불 질를 수 없어라.
아, 당신이 아니 외로와하오시면 나는 나 홀로 외로와할 수 없어라.
당신이 아니 서러워하오시면 나는 나 홀로 서러워할 수 없어라.
당신이 아니 잠드오시면 나는 나 홀로 잠들 수 없어라.
내가 당신에게 가장 가까이 있을 때 당신은 내게서 가장 멀리에 계오시고
내가 가장 당신의 멀리에 있을 때 당신은 내게 가까이 계오셔
언제나 가장 안에 계오시면서 가장 밖에
가장 밖에 계오시면서 가장 안에 계오시어라.
_〈사도행전 15〉

차례

발간사
自序(자서)

《별과 조개》

自序(자서)

광장
결투
봄·합창
이상기후
폭우
골목
不眠記(불면기)
봄 아침 빛
新約(신약)
남한강 抽象(추상)
有(유) 所思(소사)
秋夜長(추야장)
竹(죽)
신나무
楓(풍)
겨울바다
눈 오는 날
카나리아
北國(북국)의 눈
木月(목월)
봄 新生(신생) 만세
旗(기)
빈들의 기도
天馬(천마)
8·15 편지
가을의 하느님은
가을 별
봄 기원
회귀
꽃 만세 그때
숲들의 아침
별과 조개
시집
시인

《사도행전》

自序(자서)

사도행전 Ⅰ


바다로 간다
금도끼
꽃으로
8월의 자유
아침 뜰의 나무
연가
蘭(난)에게 Ⅱ
새에게
꽃들의 행렬
밤에
蘭(난)
겨울 숲

사도행전 Ⅱ

壬子(임자)氣象告知(기상고지)
바람
4월은 해마다
淸風明月圖(청풍명월도)
어느 날의 즉흥
하나씩의 별
젬마에게
네가 보내는 바람
새들의 사랑
가을 기도

사도행전 Ⅲ

사도행전․1~20

해설/ 역사에서 결핍과 충족의 변증법/ 신동욱

박두진 연보

저자

박두진(朴斗鎭,  1916~1998)
시인. 호는 혜산(兮山). 1916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으며, 1939년 정지용에 의해 〈향현〉, 〈묘지송〉 등이 《문장》에 추천되며 등단했다.
박목월, 조지훈과 더불어 ‘청록파’ 시인으로 불리는 그는 민족적 울분과 해방에 대한 소망을
자연과 신앙에서 구하는 시풍에서 출발하여, 현실에 대한 예언자적 고발과 영적 성숙을 위한 언어적 수행을 하나로 통합하는 시적 편력을 일관되게 보여 주었다.
연세대, 단국대, 추계예술대 등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아세아자유문학상, 서울특별시문화상, 3·1 문화상 예술상, 인촌상, 지용문학상, 외솔상, 동북아 기독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청록집》, 《해》, 《오도》, 《포옹무한》, 《수석열전》, 〈박두진 전집〉(전10권), 〈박두진 산문 전집〉(전7권)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이 있다.
그의 고향 안성에서는 그의 시 정신을 기리고 오늘에 되살리는 뜻에서 해마다 10월에 ‘혜산 박두진 문학제’가 열리며, 공모를 통해 ‘혜산 박두진 문학상’을 시상한다.(올해 제13회)  2018년 가을에는 안성시 보개면 복평리 296 안성맞춤랜드 내에 박두진문학관이 이전·개관할 예정이다.

해설/ 신동욱(1932~)
문학평론가, 국문학자. 충남 보령 출생. 서울대학교 국문과 및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계명대학교,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1960년 〈현대문학〉에 “마법과 미의 영역”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한국 현대문학론》(1972), 《한국 현대 비평사》(1975), 《한국 현대문학사》(1991), 《1930년대 한국 소설 연구》(1994), 《한국문학과 시대의식》(2014)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연세대학술상과 조연현문학상(1982), 월탄문학상(1989), 현대문학상(1994)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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