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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 유고 시집 당신의 사랑 앞에

7,740

발행일  1999.9.13
상세정보  양장 / 224page
ISBN  9788936504687

카테고리:

품절

고(故) 혜산 박두진이 마지막 남긴 76편의 유고시 모음
박두진 선생 추모 1주기에 맞추어 마지막 시기에 발표된 작품들을 망라한 시집이 《당신의 사랑 앞에》라는 제목으로 홍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1980년대 후반에 발표된 몇 작품과 작고년도인 1998년 9월에 이르기까지 《현대문학》, 《시와 시학》, 《열린 마음》 등에 발표된 작품 등 76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구성과 내용
총4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평생 ‘자연과 인간과 신’의 길을 걸어 온 시인 박두진의 마지막 여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제1부 ‘고향길’은 그의 시와 삶의 원체험이 되어 준 경기도 안성 청룡산 벌판 일대의 별과 바람과 태양과 인간사적 체험을 반추하는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제2부 ‘빛에게 사랑에게’에는 삶의 근간을 이루었던 기독교적 체험과 사색의 내용이 난(蘭)을 소재로 한 작품들과 함께 집약되어 있어, 신 앞에 서서 인간의 나약성과 근원적 오류를 떨림으로 고백하는 노시인의 인간적 면모와 신앙적 자세를 발견할 수 있다.
행사시들이 수록된 제3부 ‘더 멀리, 더 오래’에 이어지는 제4부 ‘새 하늘, 새 땅’은 시인의 시적 편력의 최후를 찬란하게 장식하고 있는 작품들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4부를 채우고 있는 시적 이미지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휘황한 빛’이다. ‘빛’의 이미지는 초기부터 지속되어 온 것으로서, 이 지점에 이르러서는 지상적인 속성을 벗어나 절대적인 세계에 대한 염원과 체험을 노래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박두진의 시 세계
평생을 지고한 윤리의식과 역사의식, 그리고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우주의식 속에서 살다 간 혜산의 ‘휘황한 빛’의 세계는 한국 문학사나 정신사 속에서는 매우 개성적이면서도 이질적인 세계다. 그의 시 세계 앞에서 한국 문학사나 정신사는 그 전통적인 ‘어둠’의 정신과 ‘음’(陰)적인 달빛의 정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한국의 전통적인 ‘달빛’의 세계가 가지고 있는 그 나름의 가치를 부정할 수는 없을 테이지만, 한편으로는 ‘양’(陽)적 세계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상에 언젠가 내릴 천상의 세계가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시인에게 ‘휘황한 빛’의 세계이다. 박두진은 모든 어둠과 그림자로 상징되는 인간의 나약성과 무지와 어리석음을 완전히 태워 내는 절대 정화의 빛, 천국의 빛을 휘황하게 노래함으로써 예언자적인 시적 이력을 마감했다.

또 다른 특징
이 유고 시집은 고 박두진 선생의 미망인 이희성(동화작가) 씨가 엮은 것이다. 이 작업에는 선생의 문하생들이 적극 참여하여 유경환 씨가 서문을, 서강대학교 문과대학장이자 문학평론가인 박철희 교수가 발문을 맡았다. 본문 끝에는 책 수록 작품의 발표연대별 목록과, 작가 연보가 실려 있다.

저자

박두진
[혜산(兮山) 박두진(朴斗鎭)]

1916년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했으며, 1939년 정지용에 의해 ‘향현’, ‘묘지송’ 등이 《문장》지에 추천되면서 등단했다. 박목월, 조지훈과 더불어 ‘청록파’ 시인으로 불리는 그는 민족적 울분과 해방에의 소망을 자연과 신앙 속에서 구하는 시풍에서 출발하여, 현실에 대한 예언자적 고발과 영적 성숙을 위한 언어적 수행을 하나로 통합하는 시적 편력을 일관되게 보여 주었다. 《청록집》, 《해》, 《오도》, 《포옹무한》, 《수석열전》 등의 시집과 다수의 산문집, 《박두진 전집》(전10권), 《박두진 산문전집》 (전7권)이 있다. 31 문화상 예술상, 인촌상, 지용문학상, 외솔문학상, 동북아기독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연세대에서 정년퇴임한 후, 단국대와 추계예술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해 오다가 1998년 타계했다.

서평

[서평]

“80여 편에 이르는 시들을 한 타래로 묶을 수 있는 구성 원리가 있다면 이 시편들 속에 그의 전 시력(詩歷) 과정이 그대로 요약된 것이라 하겠다. ……선행 시편과 마찬가지로 유고 시집의 세계 역시 자연을 객관적인 감각적 등가물로 파악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말하자면 자연에 대한 순수한 감각의 기쁨에서 출발하여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신을 동일시하는 것으로 귀착한다. 그만큼 소위 ‘당시대적 대결’과 ‘영시대적 탐구’의 모순적 양립과 그 종합이 선생의 시를 낳는 동인(動因)이랄 수 있다. 초기의 자연친화적인 세계와 예언자적 호소가 하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박철희(서강대 문과대학장, 문학평론가)

“시인은 가도 은은한 향기가…”

해의 시인, 돌의 시인.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과 신을 발견하고 기독교적 이상과 윤리 의식을 추구했던 시인. 시와 역사, 시와 시대정신, 그 긴장의 고삐를 한시도 늦추지 않았고 학처럼 고고했던 청록파 시인 혜산 박두진(奚山 朴斗鎭·1916-1998). 그는 20세기 한국 시사(詩史)와 정신사(情神史)에 있어 하나의 상징이었다. (중략) 이 시집은 박두진의 지상에서의 마지막 여정의 흔적이다. 세상의 어둠과 인간의 나약함, 무지를 태워 버리는 절대 정화(淨化)의 빛을 갈구했던 그의 60년 시적 편력(遍歷), 지상에서 절대 세계로 향하는 힘찬 비상(飛翔)이 시편 곳곳에 선명하고도 압축적으로 새겨져 있다. (중략) 화려한 비유나 치장은 없지만 그의 시정신은 여전히 고결하고, 세상을 향한 외침은 여전히 당당하다. 광야의 깃발처럼 도도하고 계곡의 급류처럼 거침이 없다. 그리곤 끝내 바다에 이르러 드넓은 시세계를 펼쳐 보인다. 그 바다에서 자연과 인간과 신은 합일(合一)을 이룬다.
-동아일보(1999.9.18)

80년대 말에 발표한 시 다섯 편을 포함, 95년 병석에 눕기 전까지 각종 지면에 발표한 시 76편을 부인 이희성(동화작가)씨가 직접 엮은 이번 시집에는 시인이 평생 1천여 편의 시에 담았던 시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중략) 시인이 간 뒤에 남은 이 시들은 한 제자의 회고처럼, ‘별빛 같은 눈빛’으로 ‘생명의 영원’을 지향하던 시세계의 축소판인 셈. 시집 말미에는 발표 지면과 날짜가 꼼꼼히 정리돼 있어 시인의 사유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앙일보(1999.9.20)

만년의 그의 시들은 대개 수석이나 난초의 정갈하고 단아한 자태나 기독교의 절대자 앞에서 왜소한 존재의 모습을 주로 그렸다.
-한국일보(1999.9.21)

이번 시집에서도 현실의 어둠과 고통을 청교도적 갈망으로 헤쳐 온 시인의 몸짓은 선연하다. 자연과 우주, 인간이 합일되는 태초의 절대순수에 대한 꼿꼿한 몸짓이다. (중략) 만년에 쓴 고향시편에서 시인은 고향에 대한 향수와 애착을 간곡하게 노래한다. 과장 없는 간결함과 진솔함 속에 평생 돌처럼 해처럼 굳고 맑게 살아온 시인의 향기가 편안하게 다가온다.
-경향신문(1999.9.21)

물을 받으려면 그릇이 필요하듯이 사랑을 떠 담으려면 가슴이라는 그릇이 필요하다. 박두진 시인은 그의 시편을 통해 사람의 가슴을 움푹한 그릇으로 만들어 사랑을 담게 한다.
-기독신문(1999.10.6)

박두진 시인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박목월, 조지훈과 더불어 ‘청록파’시인으로 활동. 독실한 기독교인. 민족적 울분을 자연과 신앙안에서 승화시킨 시인”이라는, 교과서에 나오는 암기용 지식으로만 알고 있지는 않은지. 진정으로 그의 시세계를 맛보고자 한다면 이번 시집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스포츠투데이(1999.9.28)/99.11

추가정보

“고(故) 박두진 씨 1주기 맞아 시집 ‘당신의 사랑 앞에’ 출간”

가을이 곱게곱게 잎새로 물이 들어

저절로 땅에 펄펄
말없이 떨어지네

파아랗게 하늘 높고
구름 한 점 없고,

햇덩어리 누엿누엿 서녘으로 기우는
노오랗게 붉게 타는
해걸음의 강가…
세월이란 무엇이며, 영원이란 무엇일까
있음이란 무엇이며
없음이란 또한 무엇일까.

누구일까, 이 지금의 나
나라는 나는 무엇일까

해 떨어진 노을 언덕 풀밭에 누워
별을 보며 달을 보며
눈물 글썽이는

-시 ‘가을, 낙엽, 별’ 중에서

자연과 인간과 신을 노래한 혜산 (兮山) 박두진 (朴斗鎭.1916~1998) 시인의 1주기 (9월16일) 를 맞아 말년의 시 78편을 한자리에 모은 시집 ‘당신의 사랑 앞에’ (홍성사. 8천6백원)가 나왔다.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 을 통해 등단한 시인이 해방 이듬해 조지훈, 박목월과 3인 공동시집 ‘청록집’을 펴낸 이래로 자연은 그의 시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으로 주목돼 왔다.

청록파 3인 중에도 혜산의 자연은 종교적이면서 자기 성찰적인 것이 특징. 80년대 말에 발표한 시 다섯 편을 포함, 95년 병석에 눕기 전까지 각종 지면에 발표한 시 78편을 부인 이희성(동화작가) 씨가 직접 엮은 이번 시집 역시 시인이 평생 1천여 편의 시에 담았던 그 같은 시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4부로 나뉘어진 시집의 1부와 2부는 각각 경기도 안성 청룡산 일대에서 보낸 어린시절의 자연을 다룬 시들과 ‘수석영가(水石靈歌)’ 연작처럼 자연에 신앙인적 감수성이 투영된 시들. 새나라 건설의 염원을 담은 해방 직후 작품 ‘해’로 유명한 시인이 각종 절기와 행사에 맞춰 축하와 기원을 담은 시들은 3부로, 기독교적 세계관이 두드러진 시들은 4부로 묶었다.

시인이 간 뒤에 남은 이 같은 시들은 한 제자의 회고처럼, “별빛 같은 눈빛”으로 “생명의 영원”을 지향하던 시세계의 축소판인 셈.

시집 말미에는 발표 지면과 날짜가 꼼꼼히 정리돼 있어 시인의 사유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