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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신앙의 향기

7,200

발행일 2003.10.23.
상세정보 / 264page
ISBN 978-89-365-0203-4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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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그의 사랑과 성찰이 부러웠다!”

한 젊은 기자가 있다. 다양한 영역·계층의 신앙인들을 만나고 취재하는 일을 감사히 여기는 사람. 그가 13년의 기자생활을 통해 가슴으로 만난 세상살이와 신앙살이를 글로 풀어 냈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성찰이 진하게 배어 있는 그의 글들은 혼자 읽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무게 344 g
크기 153 × 224 mm

저자

박명철
기독교 계통의 주간지와 월간지의 기자로 일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 교회에 대해, 또 신앙에 대해 배웠다. 글을 쓰고, 쓴 글을 모아 책을 내고, 방송 잡지 신문 등에 출판 평론을 하면서 책의 매력에 빠졌다. 그러다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 작가의 길에 접어들면서, 책에 더하여 영화 드라마 음악 미술 등의 콘텐츠들을 레시피로 신앙, 역사, 직업, 글쓰기 등을 요리해 내기 시작했고, 이렇게 만들어 낸 요리를 블로그와 매체와 강연과 책으로 펼쳐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글 요리’가 화려하거나 자극적이거나 압도적이지 않더라도 오래 두고 맛을 깨닫는, 오히려 맛조차 기억할 수 없는, 한 공기의 밥 같기를 바란다.

그동안 낸 책은 《사랑의 향기 신앙의 향기》(홍성사, 2003) 《세상에는 이런 주일학교도 있다》(브니엘, 2004)와 공저로 《그 사람에게 가는 길》(대한기독교서회, 2011) 《이런 교회—큰나무교회 30년의 이야기―(토기장이, 2015)가 있다.

책속에서

“당신이 보·고·싶·습·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박 주임은 주말부부입니다. 그러다 보니 힘든 일이 많은 듯 보였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들은 이야기를 박 주임의 마음에서 옮겨 보았습니다.

우리는 맞벌이 부부, 그것도 멀리 떨어져서 한 주에 이틀밖에 같이 있지 못하는 주말부부입니다. 직장에서 또 친구들 사이에서 참 많은 부부들을 만납니다. 언제나 퇴근하면 남편이 있고, 아기와 시간 보내다 보면 퇴근하여 돌아오는 남편이 있는, 그런 친구들이 부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엔 직장일이 폭중하는 바람에 몸도 피곤에 지치고, 상사와 갈등도 겪으며 마음까지 편치 않습니다. 급기야 어젠 남편의 전화 목소리를 듣는 순간 울컥 울음이 치밀고 말았습니다. 평소와 다른 목소리를 느꼈던지 남편이 무슨 일이냐, 다그쳐 물었습니다. 아무 일 아니라고 했지만 남편은 벌써 뭔가 눈치를 챈 것 같았습니다. 전화를 끊으려는데 남편이 “네 뒤엔 언제나 내가 있어, 힘 내……”라고, 그렇게 위로의 한마디를 더 남겼습니다. 참았던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세련되게 윤기 나는 말이라곤 못하는 남편인데……, 그날따라 남편이 더욱 보고 싶었습니다.

그이는 늘 건강하다가도 계절이 바뀔 때면 꼭 감기치레를 합니다. 지방에서 직장일 하면서 어떻게 견뎌 낼까 가슴 졸이며 그 시간들을 보내야 하지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올해도 또 그랬습니다. 바로 그 즈음이었습니다. 직장에서 늦게까지 일하고 밤이 깊어서야 퇴근하던 시기였습니다. 사무실을 나오려는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남편의 목소리였고, 지금 회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허겁지겁 뛰어나갔습니다. 주중이었고, 생각도 못했는데……. 남편이 말했습니다. “몸이 너무 아픈데 꼭 당신 얼굴을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었어”라고. 그래서 그 밤에 네 시간이나 걸려서 서울까지 올라왔던 것입니다.

부부란 이렇게도 아름다운 사이인가 봅니다. 떨어져 있지만 않다면, 다른 이들처럼 늘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아니, 그런 날이 꼭 빨리 오리라 기다려 봅니다. 회사 문을 나서면 그날처럼 남편이 또 와 있을 것만 같습니다.

-본문 93~94쪽에서

서평

“살아 있음이 미소가 되게 하는 이야기들의 모음”

세상살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들려오는 많은 소식은 그러한 아우성이 옳다고 증명이라도 하고 싶은 듯 부정적인 소식으로 가득하다. 교회라고 해서 세상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희망이 없어 보이는 통계와 이야기들이 교회와 신앙인들 속에도 가득하다. 비난과 비판이, 그리고 비판받아야 할 일들이 가득한 교회와 신앙인들의 소식을 접하며 과연 ‘이 땅에 소망이 있는가?’ 자문하게 된다.

정말 ‘이 땅에 소망이 없는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강력하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이나 강요라는 방법으로 우리의 머리를 향해 주장하고 있지 않다. 저자는 그 소망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작지만 소중한 그리고 정말 행복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놓음으로써 가슴으로 스며들게 하고 있다. 유명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풀어놓은 것이다. 1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찾은 귀한 사람들의 따뜻해지는 이야기 속에서, 그는 일장연설보다 더 강한 어조로 ‘아직은 살아 볼 만한 세상’을 말한다. 가상의 이야기나 위인전기나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인물들 때문이 아니라 아주 쉽게 내 삶의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그런 들꽃 같은 우리 이웃의 이야기 속에서 발견되는 가감되지 않은 ‘삶’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좆아, 한없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네들이 신앙과 참 인간됨으로 얼마나 아름답게 그려 가고 있는지 바라보게 된다면,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가진 수많은 무명인들과 함께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그 작은 들꽃 같은 인생들 가운데 내가 ‘살아 있음’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글/조영민(효창교회 전도사)
-홍성사 ‘쿰회보'(2003. 12월호)에서

“(전략) 박명철 기자가 오랫동안 책이나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길어낸 이 글들에는 각기 빛깔이 다른 삶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겨 있다. 아름다운 공동체를 일구어가는 시골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고, 대안 학교나 실업계 고등학교 등 교육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한다. 또한 장애인 문제나 실직자 가정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삼일운동 시절 기독교인들이 보여 준 사랑과 싸움의 원칙을 되짚어 보거나,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의 증언자들을 통해 아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펼쳐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 다양성은 무방향적인 게 아니라 하나로 어우러져서 향기로운 신앙의 꽃다발을 만들어 낸다. 박명철 기자는 내가 만난 기독교인들 중에 참 맑고 건강한 눈과 마음을 지녔다고 느낀 사람 중 하나인데, 이 책을 통해 나는 더 많은 동료와 스승을 만나게 된 것 같다. 그 아름다운 만남을 주선해 준 그의 부지런한 행보(行步)에 우선 감탄과 감사를 보낸다.

특히 그의 시선은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과 소외된 사람들에 오래 머문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젊은 기자로서 지닌 정의감과 기독교인으로서 지닌 사랑이 결합된 결과일 것이다.

……

‘애당초 나의 나 됨은 수많은 이들과의 끊임없는 관계의 산물’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면서’나는 그들 속에 존재하며 이 때문에 어떤 지난한 사람일지라도 짊어지고 가야 합니다’라고 고백한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그가 왜 이런 작업들을 지속해 왔고, 또 해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가 얻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성찰이 부러웠다. 모쪼록 이 물비늘처럼 반짝이는 삶의 조각들이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새롭게 하고 영혼에 힘을 불어넣기를 바란다.”

-글/나희덕(시인)

저자 인터뷰

[저자의 말]

“기자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13년 세월이 흐릅니다. 그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은 곧 그 사람의 삶과 생각을 만나는 일이기에 누구를 만나든 그가 살아온 세월만큼의 풍상과 깊이를 읽게 마련입니다. 그래서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함께 세월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세상살이의 소중한 깨달음을 가져다주는 생생한 ‘현장 학교’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세상살이의 해답은 언제나 사람에게 있다는 말도 모두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들, 그 중에도 무엇보다 들꽃 같은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들꽃은 흙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늘 있는 꽃입니다. 그래서 주목조차 못 받지만, 생명은 질겨서 아무리 밟혀도 다시 피는 꽃입니다. 무엇보다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서, 하늘과 땅과 사람까지 함게 어우러짐으로 더 아름다운 꽃입니다. 들꽃은 홀로 피어 제 한 몸 우뚝 솟기보다 함께 피어 오히려 꽃들의 배경으로 어울리는 꽃이라는 말이지요.

그런 들꽃을 닮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른 채 지나쳐 버리게 되는 사람들, 역사의 화려한 진보 그 뒤에서 보일 듯 말 듯 땀흘리는 사람들, 언제나 거기 그대로 없는 듯이 있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이 없으면 세상은 질서를 잃어버린 듯 온통 우왕좌왕하게 될 만큼 소중한 사람들, 그들입니다.” – ‘쓰고 나서’에서

[저지 인터뷰]

“그들에게서 ‘신앙이 곧 삶’임을 배웁니다.”

○이 책에는 시골 교회의 목회자나 대안 교육을 꿈꾸는 교사, 묵묵히 자기 맡은 소임을 다하는 약사와 의사, 소외된 계층을 껴안는 이들, 심지어 실직자 등 참 다양한 이들의 삶과 그 삶 속에 나타나는 신앙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대체로 화제성 높은 인물을 취재해야 하는 기자로서 이처럼 평범한 이들에게 ‘애착’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 특별한 계기는 없습니다. 단지 기자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저에게는 신앙을 배울 수 있는 교과서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그들을 만나고 돌아서면 가슴에 남는 ‘무엇’이 언제나 있었습니다. ‘그래, 신앙은 곧 삶이야’ 하는 배움들 같은 것 말이지요. 물론 저 역시 신앙의 ‘영웅’을 꿈꾸고, 그런 이들을 주목하던 때가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웅’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저는 그들을 통해서 배운 것입니다. 그들의 자리에서, 작은 예수처럼 살아가려는 그들이 그야말로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었습니다.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나 사람들 가운데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일화나 인물이 있나요?

– 시골에서 묵묵히 주님의 길을 가는 목사님들, ‘바른 학교’를 만들기 위해 삶을 내던진 선생님들, 히포크라테스 아니 허준의 소중한 ‘인술’을 실천하려는 의사들, 그리고 제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 그들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한데 어우러진 ‘그들’입니다. 참 이상한 일이지요?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흐른 것도 아닌데 저는 제 글 속의 그들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들의 이름은 물론, 그들의 얼굴까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책을 뒤져 보면서 ‘아 그가 있었지’ 하고 새삼스러워하니 말입니다. 제 기억력이 나쁜 까닭도 있지만 그보다는 누구 한 사람이 아닌, ‘그들 모두’에게 향하는 존경이라면 더 기분 좋은 해석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 한 사람으로서가 아닌, 한데 어울림으로서 비로소 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그들의 존재방식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신앙인들을 만나고 또 글을 쓰면서 느낀 점이 적지 않을 텐데요. 그 만남과 취재와 글쓰기를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된 ‘신앙’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요즘 특히 생각하는 묵상의 주제인데요. ‘일상성’이라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더 나은 복지사회, 경제적으로 더 풍요한 사회, 인권이 더 존중되는 사회, 부정부패가 없는 사회를 위해 일하고 있지만, 종교사회학자들에 의하면 이런 사회가 될수록 교회는 쇠퇴했다는 것입니다. 곧 우리가 교회 성장의 척도로 삼는 주일 출석 숫자라든지 대규모 집회에 모이는 숫자 등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숫자를 유지하기 위해 복지와 인권과 정의와 도덕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건 아닌데, 그러면 도대체 뭘까요? 여기서 나오는 화두가 ‘일상성’이라는 것입니다. 신앙이 삶 속으로 완전히 용해되어 신앙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단계의 어떤 모습, 거기서 ‘길’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지요. 그렇게 볼 때 《사람의 향기, 신앙의 향기》에 소개된 분들은 거기 어디쯤을 향하는 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기독신문, 뉴스앤조이를 거쳐 지금은 기독교사상 기자로 일하고 계신데, 취재 현장에서 한국 교회의 부정적인 면들을 많이 보게 되면 자칫 영적으로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시각에 젖어들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힘들지는 않은지, 그리고 어떻게 그런 점들을 극복하시는지요?

– 누군가 ‘사랑은 미움을 배경으로 피는 꽃’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 교회의 이 어지럽고 일그러진 현실은 어쩌면 성경이 전하는 더 아름다운 교회를 지향하도록 우리를 떠밀고 있는지 모릅니다. 기자는 ‘현실’의 어두움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접하는 사람이기에 더욱 간절한 심정으로 교회의 회복을 기다릴 수 있지요. 아마 제게도 그런 힘이 큰 위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