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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네 발-드레스덴의 마더 테레사

9,000

발행일  2006.10.30
상세정보  양장 / 265page
ISBN  9788936502386

품절

삶의 무기였던 미(美)와 부(富)를 내려놓고
‘거리 아이들의 어머니’가 된 한 여인의 삶과 열정!

사비네 발, 그녀가 스무 살이 되던 해 히틀러의 광란의 전쟁이 마침내 끝을 맺는다. 하지만 황폐해진 현실에 절망을 느끼고는 24세에 아메리칸드림을 가슴에 품고 미국으로 건너간다.
우연히 호텔 지배인의 눈에 띄면서 호텔리어의 삶을 시작한 그녀는, 유럽 여성 특유의 매력과 뛰어난 미모로 미국 상류사회 사교계에서 수많은 남자들의 관심을 받는다. 그러던 중 마이애미의 억만장자를 만나 결혼함으로 자신의 꿈을 이룬다. 하지만 알코올중독으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남편과 불화를 겪게 되면서, 세상의 부와 화려함이 영혼에 참만족을 줄 수 없음을 깨닫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 떠나게 된다.
다른 남자와 사랑에도 빠져 보고, 심리 치료도 받아 보았으며, 자유를 노래하는 히피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되기에 이르지만, 어느 것에서도 자유함을 느끼지 못한다. 급기야 네팔의 힌두 사원을 찾아가 수련을 해 보지만 무력감만 안은 채 다시 히피 공동체로 돌아온다.

“당신은 아직 어둠 속에 있어요! ……하나님이 당신을 위해 죽으셨어요. 하나님이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을 주셨다고요.”

돌아온 그곳에서 하나님을 전하는 히피 동료와 치열한 설전을 벌이던 중 이 한마디 말을 듣고 놀라운 체험, 즉 모든 것에서 해방되는 영혼의 참자유를 경험한다. 그녀는 47년간의 오랜 방황에 종지부를 찍고 회심함으로 드디어 주님과 만나게 된 것이다. 이후 그녀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랑의 전도자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우선 히피 거주지에 전 재산을 기증해 ‘주님의 땅’이라는 공동체의 터전을 세우고 히피들에게 친구 되신 주님을 전한다. 그 다음 뉴욕 슬럼가로 발걸음을 옮겨 ‘자매들의 집’을 운영하며 학대받는 여성들을 주님께로 인도하고, 또 죽어가는 환자들을 위해 호스피스 사역을 감당한다. 68세가 되던 해, 그녀는 자신이 떠나왔던 조국 독일의 드레스덴으로 돌아와 방황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체질개선’ 카페를 설립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청소년들을 위한 각종 집회와 방송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비록 그녀는 숱한 방황을 겪었으나 하나님을 만난 후 고통과 절망에 빠져 있는 이웃들, 특히 과거의 자신처럼 방황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그녀의 헌신 뒤에는 언제나 동일한 고백이 따라 다닌다. “행하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녀의 삶과 열정이 담긴 이 책은 독일에서도 그러했듯 우리나라에서도, 살아 있는 이유와 살아야 할 가치를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비그리스도인 여성들과 청소년들, 알면서도 사랑을 전하는 데 머뭇거리거나 말로만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커다란 도전을 줄 것이다.

 

 

사비네 발Sabine Ball 여사의 살아온 발자취

1925년 독일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 폐허가 된 현실을 피해 1949년 미국으로 건너간다. 1953년 마이애미의 억만장자 클리포드 발과 결혼하지만, 알코올중독에 걸린 남편과 불화를 겪으면서 부와 화려함이 영혼에 참만족을 줄 수 없음을 깨닫고는 결혼 10년 만에 이혼을 결정한다. 두 아들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그녀는 다른 남자와의 사랑, 심리 치료, 히피들과의 교제, 네팔의 힌두 사원 체류 등 숱한 방황의 여정을 거쳐, 결국 1972년 회심함으로 주님을 만나게 된다.
이후 히피 거주지에 전 재산을 기증해 ‘주님의 땅’이라는 공동체의 터전을 세우고, 뉴욕에서 ‘자매들의 집’과 호스피스 사역을 감당한다. 1993년 조국 독일로 귀국하여 드레스덴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체질개선’ 카페를 설립한다. 현재 그녀는 여전히 앞치마를 두른 ‘거리 아이들의 어머니’로서 각종 집회와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무게 392 g
크기 128 × 188 mm

저자

스테펜 케른
1973년 독일 남부의 슈베비쉬 할에서 태어났으며, 2001년 튀빙겐 대학교와 에어랑엔 대학교에서 <교회와 미디어>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튀빙겐에 있는 알브레히트 벵엘 하우스 신학원 강사로 있으며, 청소년 사역과 관련한 방송 및 저술 활동에 힘쓰고 있다.

 

역자

권영진

1956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대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선교단체 간사로 활동했으며
1980년 CMI Europe 소속으로 독일에 자비량 선교사로 파송되어 캠퍼스 제자 사역에 헌신했다.
국제 개혁신학대학원대학교(M. Div.)에서 공부하고 현재는 CMI Germany 일용할 양식부 책임간사로 사역하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인터네셔날 교회, 포도나무 교회(Weinstockgemeinde)를 협동목회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아둘람으로 가는 길》(뉴스앤조이, 아내 권영선과 공저), 《엘베강변 하얀 언덕 위의 친구들》
(예영커뮤니케이션)이 있고, 역서로는 《진노의 잔》(홍성사)과 《사비네 발》(홍성사, 아내 권영선과 공역)이 있다.
권영선
권영진 선교사는 1956년 대구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대를 졸업했고, 대학 시절 선교단체에 헌신하여 1980년부터 지금까지 독일에서 평신도 자비량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다. 두 살 아래인 아내 권영선 선교사는 거제도에서 출생, 부산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전공했다. 독일 기센 유스투스 리비히 대학에서 교육학 과정을 이수했다. 다섯 자녀와 함께 개개인이 바른 복음 안에서 자신의 신앙생활에 책임을 지며 ‘가정 같은 교회, 교회 같은 가정’을 꿈꾸는 ‘평신도가정교회운동’을 섬기며, 독일평신도 교회에서 협동목회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들 부부의 선교 생활과 평신도 비전을 담고 있는 《아둘람으로 가는 길》(뉴스앤조이)이 있고, 역서는 《진노의 잔》(홍성사)이 있다

차례

들어가며

1. 드레스덴의 대공습
2. 무너진 초상화
3. 아메리칸드림
4. 마이애미의 신데렐라
5. 춤추듯 인생을 살리라!
6. 황금새장 
7. 영혼에 파인 상처
8. 서부의 꿈, 샌타바버라로 떠나다
9. 펠리칸처럼
10. 히피들과의 첫 만남
11. 히피들의 어머니
12. 참만족을 얻을 수만 있다면
13. 억만금보다 귀한 것
14. 주님의 땅
15. 뉴욕 슬럼가에 서다
16. ‘자매들의 집’과 호스피스사역
17. 다시 밤나무 앞에서
18. 드레스덴의 마더 테레사

모니크에게 보내는 편지

책속에서

호텔 손님 가운데 백만장자 청년을 만나리라. ……사비네가 원하는 것은 스스로 높은 자리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자리에 있는 성공한 남편의 옆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나름의 소박한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꿈은 야망과 절제가 기가 막히게 혼합되어 있었다. -4장에서 

‘거짓과 타협해서는 안 돼!’……아버지가 세상 부의 거짓됨과 허망함에 대해 얼마나 간절히 경고했던가!…십 년이 지나서야 사비네는 자신에게 정직해졌다.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아빠, 아빠 말이 맞았어요.” 사비네는 흐느껴 울며 주먹으로 보트하우스 난간을 피가 나도록 쳤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쓰라림과 함께 후회가 밀려 들었다. 그날 저녁, 그녀는 자신을 속인 데 대한 고통스런 대가를 치러야 했다. -7장에서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고 방화범도 체포되었지만, 사비네 내면에서 자꾸만 고개 드는 질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히피들의 어머니’라는 삶도 궁극적인 만족을 주지 못했다. 그녀가 구하는 것은 그 이상이었다. -11장에서

찾고자 했던 진리는 결국 찾지 못했다. 진리란 없었다. 하나님은 있는 것인가? ……그렇게 온 세상을 돌아다녀 찾고자 했는데,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사비네, 무슨 미친 짓이야? 제발 이제는 정신 좀 차려! 미친 짓 그만두고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그렇게 살란 말이야!’ -12장에서

“당신은 아직 어둠 속에 있어요!” 순간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이 한마디가 그녀를 흔들어 진리를 깨닫게 했다. ……“제가 무슨 일을 하든지 아무 조건과 머뭇거림 없이 오직 당신만을 전적으로 섬기겠나이다.” -13장에서

청소년들은 그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간에, 길을 걷고 있는 중이야. 그 과정에서 예전의 나처럼 알 수 없는 방황을 되풀이하게 되지. 이런 이유로 내 과거를 내놓았어. 내 모든 수치도, 내 모든 절망도 더 이상은 부끄럽지 않아. 왜냐하면 예수님이 바로 그런 허물어지고 망가진 자들을 위해 그분을 의지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친구의 사랑으로 친구의 우정으로 십자가에서 죽으셨기 때문이야. -‘모니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서평

억만금보다 귀한 친구의 사랑

우리 인생에 진정으로 값진 것이 무엇일까? 우리는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내 삶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은 다시 말해 ‘내 연봉은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과 같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요한계시록 18장은 큰 성 바벨론의 멸망을 다루고 있는데 바벨론은 도시 문화, 즉 장사꾼들의 문화를 상징한다. 내 주목을 끄는 12-13절에서 사도 요한은 상인들이 사고팔던 품목을 열거하면서 맨 마지막에 사람들의 영혼도 넣었다. 자본주의, 물질 만능주의가 극에 달하면 인간의 영혼까지도 돈으로 사고팔게 된다는 것이다.
일찍이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시대에 이미 면죄부를 사고팔면서 인간의 영혼은 상품화되었다. 루터는 인간의 영혼은 절대로 돈으로 사고팔아서는 안 되며 그 가치는 천하보다 귀한 것이기 때문에, 오직 값없이 주어지는 하나님의 은혜(Sola Gratia)로만 영혼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설파했다. 이후 괴테는 그의 작품 《파우스트》에서 부정과 욕망의 화신 메피스토에게 영혼을 파는 젊은이를 그린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돈과 권력과 섹스의 여신에게 자기의 영혼을 팔아넘기고 있는가.
너무 귀한 것은 본래 값이 없다. 만약에 부자가 공기를 독점해서 돈을 받고 판다면 어떻게 될까? 성경에는 우리의 영혼뿐 아니라 사고팔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하나님이 주신 땅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부동산투기 문제는 이제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넘어서 심각한 영적 문제가 되었다. 목사들이 교회를 권리금 받고 팔아넘기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사비네 발 여사도 우리 시대의 누구나처럼 부와 쾌락으로 물든 화려한 삶을 추구했다. 그녀는 억만장자와 결혼함으로 이 모든 것을 얻었으나 남편과의 불화로 결혼 생활이 파경에 이르게 되면서 부와 화려함이 영혼에 진정한 만족을 줄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정말 귀한 것, 진정으로 값어치 있는 것을 찾아 나섰다. 진리와 자유를 찾아 샌프란시스코에서 히피들과 함께 참자유를 추구하며 살았다. 또 네팔의 히말라야에서 구도자의 길을 걸어도 보았다. 하지만 타는 듯한 갈증은 계속될 뿐이었다.
마침내 그녀는 히피 동료의 전도를 통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 즉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예수님의 사랑, 십자가의 사랑’을 얻는다. 이 예수님을 만나 그녀는 억만금보다 귀한 진리와 자유를 얻고 그녀의 삶을 가장 귀한 것에 바치게 된다.
내가 이 책을 번역할 시기는 살아온 날들 중에서 물질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정말 나와 내 가족이 먹고 살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고 싶은 유혹이 나를 괴롭혔다.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영적인 친구들이 없었다면 파우스트처럼 되지 않았을까 싶다. 뒤늦은 나이에 새로운 개척자의 삶을 시작한 ‘드레스덴의 마더 테레사’를 통해 이제 남은 생애를 주와 복음을 위해 다시 힘 있게 살아가기 위한 믿음과 용기를 얻었다.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이 이 책을 통해 억만금보다 귀한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귀한 것을 가진 자들이 분연히 일어나 아직 그것을 찾아 헤매는 영혼들에게 “바로 여기에 당신이 찾는 것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마리아 여인이 된다면 얼마나 기쁠까? 은퇴하여 연금을 받으며 조용히 생활할 나이에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멋진 삶을 시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흐뭇할까? 
우리 조국 교회가 부동산과 억만금의 유혹에서 벋어나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가진 교회가 되기를 기도하며.

-역자 권영진(독일 선교사, 평신도비전 선교회 대표간사), 2006.12. <쿰회보>에서.


친구를 위해 죽는 삶, 친구를 위해 사는 삶

새로운 세상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친구에게,
지난주에 만났을 때 너무 뜻밖의 이야기를 듣고 많이 놀랐다. 15년 동안 오직 한 직장에서 한 가지 업무만 해오던 네가,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 일주를 떠날 계획이라니. 특별한 목적도 없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스무 살도 서른 살도 아닌 나이에 말이야. 
어떤 이는 정말 장한 생각이라 말하고, 어떤 이는 정신 나간 생각이라고 했다지만, 정작 나는 아무 말도 못했지. 놀랍기도 하고, 무모해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부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해서 뭐라 말하기 어려웠다. 다만 사람이 사는 방법은 참으로 여러 가지라는, 한 사람의 인생이란 자신조차도 알 수 없는 미로라는 생각만 들더구나. 
그냥저냥 지금처럼 살아도 남 보기엔 좋아 보이는 네 삶의 어떤 부분이 너를 그 안정된 일상으로부터 밀어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당사자인 너 역시도 설명할 수 없었으니까. 
그렇게 약간은 혼란한 상태에서 ‘사비네 발’이라는 독일 할머니를 알게 되었단다. 늘 그렇듯이 책을 통해서였지. 그리고 이 책을 네게 권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단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꼭 한 번 읽고 갔으면 좋겠구나. 혹시 계획대로 여행을 떠나 독일 드레스덴에 들르게 된다면 그녀를 실제로 만날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야.

아름다운 그녀의 영리한 선택, 독일에서 온 신데렐라
사비네 발, 책에 나온 그녀의 처녀 시절 사진을 보면 꼭 잉그리트 버그만 같은 눈매에 다소 도발적이면서도 이지적인 느낌을 주는 배우처럼 보인단다. 그런 그녀가 지금은 ‘드레스덴의 마더 테레사’로 불린다는구나. 굳이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진 않아도 이 한 마디로 그녀가 대략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는 짐작이 가겠지.
그래 그녀는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체질 개선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 물론 아주 신실한 크리스천이고, 오직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사는 삶을 살고 있단다. 이렇게 자신을 삶을 다른 누군가의 삶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깊은 감동을 주지. 하지만 사실 내가 그녀의 삶에서 눈여겨본 부분은 좀 다른 데 있었단다. 
사비네는 착한 여자였지만 원래부터 종교적이거나 헌신적인 사람은 아니었던 게 확실해. 폐허가 된 독일에서 기회의 땅 미국으로 건너간 그녀는 아주 야무지고 세속적인 꿈을 가진 처녀였지. 그녀는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어. 어디서든 금세 남자들의 관심을 끌 만큼 탁월한 미모와 재능을 가졌다는 것을 말이야. 그래서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최대한 높이 올라가 최고의 행복을 누리겠다고 생각했지. 그녀의 생각은 적중했고, 마침내 아무 하는 일 없이 365일 파티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도 재산이 불어나는 백만장자의 2세와의 결혼에 이르게 되지. 그야말로 신데렐라였던 거야.
그런 사비네를 모두들 부러워했지만 단 한 사람만은 예외였어. 바로 그녀의 아버지야. 그녀가 부호와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이렇게 충고했지. “얘야, 거짓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 자신을 속이는 일은 하지 말아라.” 아마 그녀의 아버지는 행복의 본질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아. 아니, 어쩌면 안일한 삶에 오래 안주할 수 없는 딸의 본성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행복이 눈앞에서 막 날갯짓을 하는 순간, 그리고 그 날개 위의 비행이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순간, 추락에의 경고는 귀에 들어오지 않게 마련이지. 보장된 것처럼 보이는 풍요와 안락을 바로 눈앞에서 포기할 용기가 없으니까. 설사 어떤 불안이 고개를 쳐든다 해도 괜한 노파심이라 무시하고 싶을 테니까. 그를 심장이 타버릴 만큼 사랑하는 건 아니지만 좋아하는 건 사실이고, 그 감정이 계속 깊어지면서 사랑과 행복은 끝까지 갈 거라고 믿는 거지. 우리가 달콤하지만 황량한 끝이 뻔히 보이는 어떤 길에서 벗어나기 싫을 때처럼. 
그러나 결국 아버지가 옳았어. 사비네는 꿈도 비전도 없이 술 속에 빠져 사는 남편을 더 이상 용인하기 어려워졌고, 두 사람의 결혼은 결국 파국을 맞게 되었으니까. 
남편과의 이혼은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 그것은 그녀가 예수님을 영접한 다음에 한 행동을 통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게 돼 – 그녀는 일상을 해결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진 않은 것 같아. 전 남편에게서 받는 생활비와 두 아들의 양육비 덕분에 적어도 보통 이혼한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생활고에 시달리지는 않았으니까. 그녀 자신의 표현을 빌면 “순탄하기만 한 일상은 한동안 계속되었”지.
하지만 사비네는 그 일상에 그대로 머물지는 않았어.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에서 부르는 무엇인가를 찾아 헤맸지. 그래서 정기적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아 식사를 대접하기도 하고, 심리 치료를 하는 모임에 찾아가보기도 하고 말이야. 사실 그런 건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해볼 수 있는 평범한 시도들이었지. 정작 뜻밖이었던 건 그녀가 히피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과, 아예 그들과 함께 살기 위한 땅을 마련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났다는 사실이야. 나는 그녀의 그런 과감한 결단들에 무척 놀랐는데, 소녀 시절 독일에서 홀로 미국 땅으로 건너와 드라마틱한 부침을 겪으며 살아온 그녀의 인생이 순간순간 그런 결단을 요하는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친구의 사랑으로 친구의 우정으로
나는 사비네의 신앙에서 인상적인 몇 가지를 발견했어. 하나는 그녀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 절대자 등으로 말하지 않고 ‘친구’라고 표현하는 것이야. 그리고 자신의 삶 역시 ‘친구의 사랑’을 전하는 것으로 생각해. 
그녀는 자신의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이렇게 말해. 

많은 청소년들은 그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간에,
길을 걷고 있는 중이야.
그 과정에서 예전의 나처럼 알 수 없는 방황을 되풀이하겠지.
그런 이유로 내 과거를 내놓았어.
내 모든 수치도,
내 모든 절망도 더 이상은 부끄럽지 않아.
왜냐하면 예수님이 바로 그런
허물어지고 망가진 자들을 위해
그분을 의지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친구의 사랑으로 친구의 우정으로
십자가에서 죽으셨기 때문이야.
바로 날 위해 그러셨던 것처럼 말이야.

우리는 가장 절대적인 사랑으로 ‘부모님의 사랑’을 이야기하잖니. 아니 우리뿐 아니라 성서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아버지의 사랑에 비유하지. 그런데 사실 부모의 사랑 속에는 ‘동일시되는 혈육의식’이 있게 마련이잖니. 그래서 자식을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희생하는 부모들도 많지만, 반면에 자식을 자신의 훈장처럼 여기기도 하잖니. 아들의 영광의 곧 나의 영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처럼 말이야. 
하지만 어찌 보면 친구를 위한 사랑이야말로 그런 것들을 뛰어넘는 게 아닌가 싶다. 친구는 혈육으로 맺어진 관계도 아니고, 심장을 나눈 연인도 아니며, 그의 영광이 곧 나의 영광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야. 
성서는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면 이에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말하지. 하지만 역설적으로 친구를 위해 사는 삶은 더욱 어려운 것 같아. <마천루>라는 소설에서 읽은 말이 생각나는구나. 아주 독특한 성격의 천재 건축가가 저널리스트인 친구에게 말하지. “나는 너를 위해 죽을 수는 있어. 하지만 너를 위해 살 수는 없어.” 그래. 죽음은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단번에 이루어지지. 그러나 누군가를 위해서 산다는 건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해. 어떤 것이 더 어렵고 무엇이 더 고귀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두 가지 다 성령의 도우심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아. 테레사 수녀 같은 사람이 특별한 건, ‘평생을 오직 누군가를 위해 산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길이기 때문이 아니겠니. 

한 사람을 사랑하는 건 왜 그리 어려울까
두 번째는 그녀의 회심은 확실한 회개를 동반했고, 회개는 확실한 행동을 동반했다는 거야. 하나님을 받아들인 그녀는 마음속에 하나님을 향한 열망이 불타오를수록 감격과 고통에 휩싸였고 혼란스러워했어. 그녀는 그 혼란을 혼자서 마음속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라, 엄연히 존재하는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실행함으로써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얻었어.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상처이자 실패로 남아 있는 이혼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 그 전까지는 이혼의 원인이 남편의 무기력함과 알코올 중독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자신이 남편을 인간적으로 경멸했으며 그것을 노골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부부관계가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금이 가버렸다는 것을 인정했지. 그래서 이미 재혼을 한 남편을 찾아가서 말해. “나는 당신의 삶을 파산시켰어요. 나는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어요. 이제 당신도 나를 용서해 주세요.” 
물론 그녀의 전남편 클리프는 파산하지 않았어. 그는 여전히 부자였으며 재혼해서 전과 다름없이 잘 살고 있었지. 그는 사비네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도 못했어. 하지만 그녀는 상관없었어. 그것은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영혼의 문제였고 앞으로의 삶의 문제였으니까. 
새 삶을 시작한다는 것의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사실들을 인정하는 것, 내 안에 있는 상처들을 풀기 위해 상처준 이들을 용서하는 것, 그리고 나는 하나님께 회개했으니 아무 잘못 없다고 하지 않고 상처준 이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는 것, 하나님은 용서하시겠지만 아직 용서하고 있지 못한 이를 찾아가는 것, 그런 것들이 이루어진 다음에 다시 시작하는 삶. 
성서에도, 제사를 드리다가도 형제에게 잘못한 것이 있으면 먼저 가서 화해하고 오라고 되어 있잖니. 왜 우린 그걸 못할까. 마음으로 우주는 품을 수 있어도, 단 한 사람 그것도 아주 가까운 사람을 용서하고 품기는 왜 그리 어려운 걸까. 

진정 변화된 삶 혹은 순전한 믿음은 용서와 더불어 용기가 동반되는 것 같아. 사비네는 예수님처럼 ‘친구를 위한 삶’을 살기로 작정하고는 남편으로부터 오던 생활비를 끊었지.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말이야.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거야. 그것은 친구를 돕는 일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것을 뜻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기꺼이 그 길을 택했지. 가정부로, 청소부로 일하면서 빈민가의 어린 아내들과 아이들을 도왔어. 그들과 친구가 되는 그녀의 방법은 무조건 섬기는 것이었어. 때때로 복음은 많은 말보다는 한 통의 물과 걸레 한 장으로 나타날 때가 있다는 말을 실천한 거지. 
그뿐이 아니야. 68살에는 다시 독일로 돌아가 청소년을 위한 사역을 시작했어. 독일은 그녀의 조국이기도 했지만, 히피들과 어울렸던 사비네는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았어. 부의 허세도, 정염의 덧없음도 자유의 허상도 경험해본 그녀에게 남은 건 예수 그리스도와 친구들뿐이었으니까.

삶이 방황과 실수의 연속이라 해도
나는 책을 읽으면서 ‘드레스덴의 테레사’라 불린 그녀의 헌신보다, 평생을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 거침없이 내달린 삶의 열정에 끌렸어. 그녀는 평생 동안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며 살았던 것 같아. 그것은 회심을 한 이후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예수님의 친구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거지. 어찌 보면 그녀는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남자와 평생을 함께 사는 일 외엔, 자신의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살았던 것 같아. 설혹 그것이 진정한 삶을 찾기 위한 방황과 실수의 연속이었다 해도 말이야. 
내가 왜 네게 사비네 이야기를 꺼냈는지 알겠니? 그녀는 46살에 자신의 진정한 삶을 찾았어. 그리고 68살에 새로운 터전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지. 넌 지금 새로운 출발선에 설 준비를 하고 있어. 아마도 넌 그녀의 이야기를 나와는 또 다르게 받아들이게 되겠지만(사실 너와 난 많이 다르니까), 그녀가 어떤 식으로든 너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초입에 말한 것처럼, 유럽을 여행할 때 그녀를 한 번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구나. 그래서 다음에는 네가 그녀에 대한 생생한 느낌을 전해주렴. 이렇게 해서 결국 나는 너의 새로운 출발을 찬성하는 쪽에 서게 되는구나. 1년 후의 네 모습이 무척 기대된다. 

-김경실(독자), 2006.12. <기독교사상>에서.

*갓피플
[이태환] 인생의 방황은 예수 만나면 끝아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비네 발’의 삶의 여정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난 그녀는 안락한 삶을 살고자 억만장자와 결혼을 하였다. 그리고 이혼의 상처를 간직한체 살아가지만 한 남자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어보기도 하였다. 허나 욕망의 배고픔을 채우고자 한 그 사랑은 배신의 화살로 그녀의 가슴에 꽂히고 만다. 남자와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으리라 다짐한 그녀는 마약에 찌들며 사는 히피들을 약물의 구렁텅이에서 건져주고자 하나 그 역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히피들과의 삶가운데 자신을 위해 대신 죽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된다. 

그 누구보다도 그녀는 물질의 강력한 맛을 맛보았다. 또한 섹스의 쾌락에도 빠져보기도 하였다. 허무한 철학에 자신의 인생을 바쳐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될 뿐이었다. 그러나 예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난 그녀는 더 이상 생이 헛되고 헛될 수가 없었다. 폭력과 가난, 그리고 약물에 찌든 길잃고 방황하는 독일 민족들에게 예수의 사랑을 전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자정이 되어 잠자리에 들어야 했건만 나는 본서를 펼쳐 읽기 시작했다. 새벽 3시가 되었다. 첫 수업시간이 8시 30분인데… 지금 자면 짧은 수면을 취해야만 했으나 끝까지 읽고 싶었다.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사비네 발”의 인생 여정은 침대에 누워 읽고 있는 나를 완전히 사로잡아버렸다. 아쉽지만 수업을 염두에 두어야 했기에 그만 덮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늘 늦은 밤. 남겨두었던 나머지 부분을 읽었다.

본서의 첫 부분엔 전도서 1장 14절의 말씀이 인쇄되어져 있다. “내가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본즉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헛된 인생의 바람을 잡으려 방황하는 영혼들에게 사비네 발의 발자취를 추적해 보길 바란다. 인생의 방황은 예수 만나면 끝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길… 

추천글

사비네 발이 지난날 겪었던 고통과 지금도 여전히 겪고 있는 고통은 완전히 다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고통 모두, 인생의 참된 의미와 목적을 가르쳐 줄 뿐 아니라 고통의 종착지인 기쁨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 기아대책가게 ‘행복한나눔’ 대표 고은아 

《사비네 발》은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깊이 있게 묘사한 감동 넘치는 책입니다. 사비네 발은 방황했으나 마침내 진리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 후 그녀가 보여 준 모성애는 여성 지도자의 모범으로 부족함이 없기에 존경하고 추천하는 바입니다. 
– 여전도회 전국연합회 명예회장 이연옥 

청소년 카페 ‘체질개선’의 설립자 사비네 발 여사와 모범적인 동역자들에게 축복과 소망을 전합니다. 청소년들의 삶에 절망이 없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해 준 이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전 독일연방공화국 대통령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사비네 발 여사와 그의 동역자들은 오직 드레스덴의 청소년들을 위해 수고와 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삶은 오늘날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들의 빛나는 자랑입니다.
– 독일 드레스덴의 시장 잉골프 로스베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