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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테이프의 편지(보급판)

5,850

발행일  2005.9.30
상세정보  무선 / 230page
ISBN  9788936506940

카테고리:

품절

특별보급판으로 나온 C. S. 루이스의 명작 3종 중 한 권!
청년대학부/선교단체 필독 교재용으로 저가 보급!

가볍고 손에 잡히는 휴대성 높은 판형과 디자인!
“C. S. 루이스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20년이 훨씬 넘은 일이지만, 제대로 읽히게 된 건 5년 남짓할 따름이다. 오랜 기간 동안 그는 난해하고 어렵기만 한 작가로 오해받았고, 2000년 1월 ‘정본 C. S. 루이스 클래식’ 시리즈의 첫 권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출간되면서 비로소 그 진가를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의 교회와 독자들에게 루이스의 사상을 더 널리 더 깊이 알리고자 하는 열망을 담아 추천 컬렉션을 특별보급판으로 펴낸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 부디 이 책이 한국 교회 청년 세대의 지성을 부요하고 명징하게 할 뿐 아니라, 한국 기독교의 영성과 사상을 풍요롭게 하는 작은 밀알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정본 C. S. 루이스 클래식 추천 컬렉션을 펴내며’에서

유혹에 관한 탁월한 통찰력
C. S. 루이스의 대표작을 믿을 만한 번역으로 만난다.

사랑의교회 제자양육반 필독서로 선정!

20세기 기독교 최고의 변증가 C.S. 루이스의 대표작. 경험 많고 노회한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조카이자 풋내기 악마인 웜우드에게 인간을 유혹하는 방법에 관해 쓴 31통의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가족간의 갈등, 기도의 어려움, 영적 침체, 인간의 본성, 남녀간의 차이, 사랑, 쾌락, 욕망 등 그리스도인들의 여러 삶의 영역들이 다루어진다. 통찰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읽는 재미도 커서 루이스라는 20세기 기독교의 큰 산맥을 탐험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특히 루이스 자신이 이 책의 배경을 설명한 ‘1961년 판 서문’이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어 있다.

기획 의도
C. S. 루이스는 그 명성에 비해 국내에 소개된 작품의 수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소개된 작품에 대해서도 많은 독자들이 ‘어렵다’는 것 이상의 감상을 느끼기 힘들었다. 철학과 문학을 전공했던 영문학자이자 작가였던 그의 글을 원문의 향취를 살려 가면서 정확하게 번역한다는 것이 워낙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홍성사에서는 기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루이스의 작품을 정식 판권 계약하여 출간하면서, 독자들이 루이스의 사상적 깊이뿐 아니라 문체의 묘미를 맛볼 수 있도록 무엇보다 정확한 번역에 주안점을 두었다.

구성과 내용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경험 많고 노회한 고참 악마 스크루테이프(Screwtape)가 자신의 조카이자 풋내기 악마인 웜우드(Wormwood)에게 인간을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충고하는 31편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얼핏 듣기에는 흥미를 자극하는 가벼운 풍유(allegory)처럼 느끼기 쉽지만, 이 편지들은 인간의 본성과 유혹의 본질에 관한 탁월한 통찰들로 가득 차 있다.

사실은 그리스도인들도 악마나 유혹의 본질에 관해 명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악마를 ‘뿔과 꼬리가 달린’ 모습으로까지는 생각하지 않더라도 ‘뱀’이나 ‘양의 탈을 쓴 이리’나 ‘광명의 천사를 가장할 수 있는 존재’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우리의 삶과 본성 가장 깊숙히 다가와 있는 악마의 존재를 구체적이고도 실제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주는 더 큰 유익은 ‘악마’보다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웜우드가 맡고 있는 ‘환자’(이 책에서 악마들은 자기들이 각각 책임지고 있는 인간을 ‘환자’라고 부른다)가 회심하면서부터 전쟁 중에 죽어 천국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이 과정에 사소한 일들로 유발되는 가족간의 갈등이나 기도에 관한 오해, 영적 침체, 영적인 요소와 동물적인 요소를 공유하고 있는 인간의 이중성, 변화와 영속성과의 관계, 남녀간의 차이, 사랑, 웃음, 쾌락, 욕망 등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영역들이 포괄되어 있다.

영성신학자 유진 피터슨은 이 책을 “우리 시대에 가장 기본적으로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했다. 이 책은 상기한 바와 같은 내용적 가치로도 충분히 읽을 만한 책이지만, 문학적 재미도 만만치 않은 책이다. 루이스의 다른 책들에 비해 난해함은 덜하면서 읽는 재미가 더 있다는 점에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루이스라는 20세기 기독교의 큰 산맥을 탐험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특징
‘1961년 판(版) 서문’ 처음으로 소개

이 책에는 보너스가 하나 있다. 루이스가 1961년판을 위해 새로 쓴 서문이 부록으로 수록된 것이다. 루이스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1942년에 출간했다. 그는 그로부터 거의 20년이 지난 1961년, 미국 맥밀란 사에서 《스크루테이프 축배를 제창하다》(Screwtape Proposes a Toast)를 덧붙인 새 판(版)을 내면서 서문을 새로이 썼다. 홍성사에서는 영국 C. S. 루이스 협회의 허락을 따로 받아 이 서문을 함께 실었다.

이 서문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일으킨 반응에 대한 저자의 생각, “악마를 믿느냐”는 독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 자신이 이런 악마의 유형을 만들어내게 된 배경 등을 소개함으로써, 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루이스를 연구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이 책을 더 잘 이해하려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무게 171 g
크기 128 × 188 mm

저자

C. S. 루이스
우리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로 꼽히는 기독교 변증가이자 시인, 작가, 비평가, 영문학자. 1898년 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출생. 1925년부터 1954년까지 옥스퍼드 모들린 대학에서 개별지도교수 및 평의원으로 있었으며, 1954년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로 부임하여 중세 및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쳤다. 무신론자였던 루이스는 1929년 회심한 후, 치밀하고도 논리적인 정신과 명료하고 문학적인 문체로 뛰어난 저작들을 남겼다. 대표작으로《순전한 기독교》,《스크루테이프의 편지》,《고통의 문제》,《예기치 못한 기쁨》,《네 가지 사랑》(이상 홍성사), 《나니아 연대기》(시공사) 등이 있다. 1963년 작고.“20세기 최고의 기독교 사상가” -타임지“루이스는 20세기 복음주의계의 어거스틴” -J. I. 패커
“20세기의 존 버니언” -콜린 두리스, 미국 IVP 편집자
“금세기 가장 사랑받았던 사상가이자 작가” -하퍼콜린스 퍼블리셔스
“지난 40년 동안 미국 복음주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저술가” -크리스채니티 투데이

김선형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아서 밀러 연구로 석사학위를, 존 밀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천국과 지옥의 이혼》,《부부도 잘 모르는 부부의 성》(이상 홍성사), 《재즈》,《솔로몬의 노래》(이상 들녘), 《시녀 이야기》(황금가지)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문예출판사)등 다수의 역서가 있다

책속에서

우리의 공작 덕분에 인간들은 ‘사랑에 빠지는’ 것 이외의 동기로 결혼한다는 걸 그야말로 저열하고 냉소적인 행동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정말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니까. 서로 돕고 순결을 지키며 후손에게 생명을 물려주기 위해 배우자에게 충실하겠다는 다짐을, 폭풍처럼 몰아치는 감정보다 훨씬 더 저급한 걸로 여긴다구(환자가 결혼예배를 몹시 불쾌하게 여기도록 손쓰는 일도 잊지는 않았겠지?) -본문 중에서

서평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읽어야 하는 7가지 이유”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삼촌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조카 악마 웜우드에게 인간을 유혹하여 파멸에 빠뜨리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는 31통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우리 모두가 이 책을 구입하여 읽어야할 7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1. C. S. 루이스는 “두말할 나위 없는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Time. 1980. 4월)이자, 영미 “복음주의에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끼친 저술가”(Christianity Today. 1996. 9월)이다. 그리고 그의 기독교 저술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책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와 《Mere Christianity》이다. C. S. 루이스는 말하자면, 복음주의 진영의 ‘어거스틴’이자 ‘토마스 아퀴나스’라 할 수 있다.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루이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2. 인간 내면에 대한 심원한 통찰을 담은 책은 꽤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재미있게 다루어 주는 책은 흔치 않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독서는 “우리를 진지하게 만들어주는 즐거움”(joy which can make you serious)을 느끼는 흔치 않은 경험을 제공 해준다. 만약 당신이 소위 ‘깊이 있다’는 책들의 관념적 술어들에서 밋밋함만을 느끼는 독자라면, 만약 당신이 대부분의 신앙 서적들의 지극히 ‘평면적인’ 조언에 식상한 독자라면, 이 책을 읽자마자 당신은 C. S. 루이스 ‘매니아’가 될 공산이 높다. 

3, “지루한 일상”이란 말 자체가, 삶을 바라보는 현대인의 시각이 얼마나 세속적인가를 잘 웅변해 준다. 일상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아니, 지루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일상은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둠의 세상 주권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과의 영적 씨름이기 때문이다(엡 6:12).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우리 삶의 의미가 “영적 전쟁”에 있음을, 우리의 일상이 실은 얼마나 ‘치열한’ 곳인가를 보여준다. 평범한 삶을 비범한 의식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살아있는’ 사람, 주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깨어있는’ 사람이며,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진정한 ‘영웅’이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 속에 내재하고 있는 초월적 차원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를 참된 ‘영웅적’ 삶으로 부른다. 

4, 스승의 가르침이 홀대받고 있다. 우리의 스승께선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라고 기도할 것을 가르치셨는데,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은근히 그 가르침을 무시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한 온갖 거짓말들을 분별하고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유혹’이나 ‘악’이라는 단어가 자신의 실존에 중요 어휘가 아닌 이들은 아직 세상을, 현실을, 거룩을, 하나님을 모르는 것이다.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우리로 하여금 이 기도를 진지하게/간절하게, 겸손히 드리도록 돕는다.

5. 루이스가 밝혔듯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악에 대한 현대인들의 잘못된 ‘상상력’을 치유하기 위한 해독제이다. 인간은 상상력이 타락할 때, 실존적으로 타락한다. 타락한 상상력은 악을 ‘신나는’ 것으로 선을 ‘재미없는’ 것으로, 악을 ‘해방’으로 선을 ‘속박’으로 상상한다. ‘이미지’는 중요하다. 특히 현대와 같이 이미지가 개념을 삼키는 시대에 있어서는, 악에 대한 바른 개념/말씀 뿐 아니라, 바른 이미지/그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이 그림을 우리 마음 판에 그려준다. 이 그림이 그려지는 만큼 우리는 전보다 더 선을 ‘좋아’하게 되고, 악을 ‘싫어’하게 된다. C. S. 루이스는 선을 악보다 더 ‘매력적인’ 것으로 표현해낼 줄 아는, 우리 시대에 몇 안 되는, 진정한 리얼리스트이다. 

6.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읽고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은, 이 책의 주제가 다름아니라 ‘사랑’이라는 사실을 눈치채는 데에 있다. 루이스는 우리에게 ‘사랑’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죽음보다 강한 힘’이요, 하나님의 신비임을 보여준다. 악마 스크루테이프는 ‘사랑’을 빼놓고는 모든 것을 아는 자이다. 그는 최고의 심리학자이요 철학자이며 신학자이다. 하지만 그는 ‘사랑’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결국 ‘아무 것도’ 모른다. 루이스는 우리로 하여금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는 평범한 진리를 비범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7. 악마는 탁월한 저자와 탁월한 역자가 만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역자 김선형씨의 탁월한 번역은, 스크루테이프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옥 보좌를 뒤흔들어” 놓았다. 분명한 의미 전달, 군더더기 없는 문체, 우리말 표현의 유창함 등이 돋보이는 보기 드문 귀한 번역이다. 역자의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글/이종태(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등의 번역가)

저자 인터뷰

[가상 저자 인터뷰] 

“루이스의 집을 찾아가다” 

C.S. 루이스가 사는 집의 이름은 ‘The Kilns’이다. 옛날 가마가 있던 자리를 가정집으로 개조한 것인데, 그래도 여전히 ‘가마’(The Kilns)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집의 이름은, 현대의 것이라고 무조건 과거의 것보다 낫다는 식의 속물적 진보주의를 혐오했던 루이스의 단면을 보여 주는 듯했다. 집안에 들어서니 워낙 난방에 인색한 영국인들(물론 루이스는 아일랜드 태생이지만 영국에서 보낸 시간이 길고 자신이 영국인화 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고백한 바 있다)이라 약간은 냉기가 도는 거실이었지만, 난로 앞에 앉아 대접받은 따뜻한 홍차 한 잔을 마시니 대가를 만난다는 긴장이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 한창 학기 일정이 바쁘실 때인데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교수님의 회심에 대해서 여쭙고 싶은데요, 지성인 중의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의 회심이 우리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는 좀 새로운 감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 대해서 좀 설명해 주시지요.

– 회심하기까지의 과정을 자서전 식으로 쓴 《예기치 못한 기쁨(Surprised by Joy)》라는 책에 상세하게 기록하기는 했습니다만, 저는 좀 긴 여정을 지나 회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여덟 살 땐가, 이 세상의 다른 쾌락은 전부 시시해 보일 만큼 지고한 기쁨을 잠깐 맛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제 안에 기쁨을 향한 갈망이 생긴 것이지요. 31세에 제가 회심을 했는데, 그 때까지의 여정은 그 기쁨의 실체를 발견하고 제 갈망이 충족되기까지의 과정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여덟 살 이후 여러 가지 사상적인 경로를 거치면서 저는 유일신이신 하나님을 인정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2년뒤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의 의미를 깨닫고 거듭났을 때 그 기쁨을 다시 한 번 아주 강렬하게 체험했습니다.

○ 《예기치 못한 기쁨(Surprised by Joy)》은 저도 읽었습니다만, 교수님의 책은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듭니다. 많은 독자들도 같은 의견인데요,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글쎄요. 제가 특별히 글을 어렵게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학계에서는 대중들을 상대로 그런 글을 쓴다고 비난할 정도니까요. 저는 어떤 논의를 펼쳐 갈 때 철저하게 모든 반론을 짚어 갑니다. 마치 사람들이 반론으로 제기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제가 선수를 쳐서 다루려고 한다고나 할까요. 그런 철저함이 어렵게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동양의 독자들은 서양의 인문학을 공부한 제 글의 배경을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특별히 더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논리적인 글보다는 상상력이 있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최근에 제가 한 토론회에서 엘리자베스 앙스콤이라는 여성 철학자에게 졌습니다. 그 때 저는 논리로 사람들 설득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지요. 그래서 지금은 이야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에는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어서 줄거리에 빨려 들어가다 보면 어느덧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사상에 설득 당하게 되니까요.

○참으로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교수님이 쓰신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곧 번역 출간될 예정입니다. 이 책도 상상력이 아주 잘 발휘된 책이라고 생각하는 데요, 독자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소개해 주십시오.

– 제 책이 기독교인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그 토론이 있기 몇 년 전에 쓴 것입니다만, 허구적 상상력을 발휘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리스도인들이 이 책의 내용에 나오는 유혹을 받으니까요. 스크루테이프라고 하는 악마가 자기 조카인 신참 악마 웜우드에게 , 그리스도인을 넘어뜨려서 지옥으로 갈 영혼을 얻는 과정을 훈련시킨다는 것이 이 책의 기본 틀입니다.

이때 마귀가 쓰는 전략은 거짓말입니다. 사람에게 거짓말을 넣어 주는 것이지요. 성경에서도 마귀를 거짓의 아비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 책에서 독자들은 온갖 거짓말을 보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 책을 쓰는 동안 저 자신은 매우 괴로웠습니다. 계속해서 악한 생각을 해야 하니까요. 어떻게 하면 기독교인을 넘어뜨릴까 하는 마귀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야 이 글을 쓸 수 있으니, 저는 영적으로 매우 침체되고 힘들기까지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기독교인 형제 자매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대담/양혜원(번역자, 쿰회보 99.12)

 

[책에 얽힌 뒷이야기 1] 

C. S. 루이스의 책을 만들고 싶던 첫 욕구의 흔적은 8년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알아보고, 타진해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1998년, C. S. 루이스의 가치를 잘 아는 편집부 정상윤 실장이 이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곧바로 루이스 기념 협회와 정식계약을 하고 엄선 엄선하여 결정한 역자 김선형 씨에게 번역을 막 맡긴 그 즈음이었다. 

“○○출판사에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나왔대요!”

이런 ‘비보(悲報)’가 날라왔다. 아뿔싸! 루이스를 제대로 번역해 보고자 하는 우리의 기대와 충성(?)이 누군가로부터 조롱받는 듯한 기분이 스며들었었다. 매우 우울했고, 음산했다. 게다가 분노까지 치밀었다. 협회로부터 한국어 판권의 허락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저작권법에 따라 1995년 이후에 출간되는 책들은 정식 판권 계약을 거쳐야 하는데……. 상대가 생면부지의 출판사도 아니고, 그 책을 출판하도록 권유한 추천자도 개인적으로 막역한 분이신 터라 더욱 난감했다.

선택해야했다. 

개인적인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오로지 좋은 책을 좋은 번역으로 좋은 옷을 입히는 일에만 몰두하자. 책을 만드느라 먼저 수고한 분들에게 죄송스럽고, 그 분들의 체면에 손상이 가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단호하자! 이 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본의 아니게 발생하더라도 결국 제일 좋은 C. S. 루이스의 번역을 완성해 낸다면, 훗날 우리를 향해 박수쳐 주실 이웃들임을 믿자. 우리는 이런 믿음으로 그 출판사에 출고된 책들의 수거를 요청했다.

끝까지 경주해야 했다.

약 1년 책을 만들며, 번역과정에서, 편집과정에서, 제작과정에서 때때로 지친 나머지 타협하고 적당히 마무리하고 싶은 유혹을 받았다. 고심의 고비마다 의견 대립이 가져다주는 분열의 위기까지 감수해야 했다. 예를 들면 ‘스크루테이프’라는 단어가 도무지 생소하니 독자들에게 어떤 모양으로든지 설명해야 한다는 문제를 해결키 위한 팽팽한 이견 – ‘책표지에 단어의 뜻을 표기해야 한다’와 ‘그 단어를 책임 있게 설명한다는 것은 무리다’(책, 뒤쪽의 61년 판 서문을 보면 이해하시리라) – 도 그 고심들 중의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 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펴냈다. 우리 요청의 정당성을 납득하고 이 책을 추천하고 번역했던 분들의 사심없는 축하와 격려가 있었으며 애정을 갖고 번역에 임해 준 동역자의 수고로운 도움이 있었다. 특별히 책을 만드는 중에 61년 판 서문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특종’ 그 자체였다. 부랴부랴 C. S. 루이스 협회에 이 서문에 대한 판권을 따로 허락받아 마지막 교정지에 삽입했다. 

이로써 우리는 스크루테이프에게 또하나의 ‘비보(悲報)’를 전하게 된 것이다.

-글/정애주(대표이사)


[책에 얽힌 뒷이야기 2] 

“루이스 사진은 얼마?”

책 한 권을 번역해서 출판하려면, 원 저자에게 인세를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제 웬만한 독자들까지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사진은? 대개 번역 출판하는 책에 대해서는 그 책의 원 출판사가 번역하는 출판사에 저자 사진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올해 초, 홍성사가 출판한 C. 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럴 때 출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1)사진을 싣지 않는다. (2)그냥 아무 데서나 사진 하나 구해 복사해서 낸다. (3)사진을 별도로 주문해서 사진 사용료를 내고 사진을 싣는다. 

이 중에서 홍성사가 택한 길은 제일 복잡하고 어려운 (3)번이었다. 한국 독자들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저자의 책을 내면서 저자 사진을 싣지 않을 수 없는 데다가, 글이든 사진이든 그것은 원래 제작한 사람의 재산이기 때문에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가 되기 때문이다. 홍성사가 (3)번을 진행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우선 원 출판사에 주문한 사진이 도착하지 않은 것이었다. 출판 일정을 때문에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일단은 국내에 있는 사진을 구해서 싣기로 했다. 그 사실을 원 출판사에 알리고 사용료를 알려 달라고 했다. 그러나 홍성사가 실은 사진의 저작권자는 그 출판사가 아니라 스코틀랜드에 있는 던디 대학(Dundee University)이라는 회신이 왔다. 

해외 저작권 담당 에이전시를 통해 일을 여기까지 진행시키는 데 몇 달이 걸리자, 이미 책이 출판된 상황에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내가 이 일을 맡게 되었다. 나에게 주어진 것은 담당자 이름과 던디 대학 주소, 팩스 번호가 전부였다. 그런데 팩스 번호는 담당자가 늘 확인하는 팩스가 아니라면 사실 있으나마나 한 것이었고, 편지도 가는 데만 7일정도가 걸릴 뿐 아니라 그것이 뺑뺑 돌다가 담당자 손에 갔다가 회신이 오려면 또 몇 달이 걸릴지 몰랐다. 

이럴 때 좋은 것이 인터넷. 웬만한 대학들은 다 홈페이지가 있으니까 그리로 들어가면 어떤 방식으로 그 대학이 루이스 사진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결과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 실은 루이스의 사진은 던디 대학 문서국이 소장하고 있는 ‘마이클 피토 콜렉션’(Michael Peto Collection)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피토는 동유럽 사람으로서 70년대에 작고한 유명한 사진 작가였고, 그가 자신의 작품을 그 대학에 기증했던 것이다. 나는 그 문서국에 전화해서 담당자와 통화했고, 그는 일정한 절차를 밟기만 하면 기꺼이 사진 사용을 허락해 주겠다고 했다. 다행히 사용료는 그리 비싸지 않았다. 그 후 몇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는 가운데 우리가 사용한 루이스 사진에 대한 공식 허가를 받고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사용료를 지불할 수 있었다. 

다음에 인쇄될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앞날개에는 루이스 사진 아래 ⓒDundee University Archives Michael Peto Collection이라는 문구가 들어갈 것이다. 나의 첫 업무의 열매이다.

-글/양혜원(객원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