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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족 소풍

13,950

문지희
2019.06.20.
무선 | 304 Pages
136*200mm
ISBN 9788936503604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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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나의 걸음은 오늘 더 가깝습니다.”
느린 시간을 살아가는 아이와 90일간의 여행어느 날 눈앞에 펼쳐진 길은 남들이 가는 큰길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 길은 좁은 길이었다. 마음속에 그렸던 모습과 아이의 자람이 조금씩 어긋나고 있었고, 불편한 시선들을 마주해야 했다. 그 길목에서 가족은 잠시 낯선 땅으로 떠나기로 한다. 그곳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며, 서로의 보폭에 맞춰 걷고 싶었다.
겸이는 유독 순하고 건강한 아이였다. 듬뿍 사랑받으며 큰 보챔 없이 자라나 엄마의 힘을 덜어 주었다. 그런데 둘째가 태어나면서부터 조금 달라졌다. 극심한 분리불안과 예민함으로 엄마를 자주 당황시켰고, 과민한 행동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에게서 집중받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자라나면서 조금씩 나아질 거라 엄마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하지만 아이에게 자폐 경향적 소견이 보인다는 의사의 진단은 예상치 못한 막막한 현실로 모든 기대를 돌려놓았다.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거지?’
이 책은 아이가 발달 장애를 겪게 된 후, 가족이 함께 회복되고 성숙해 가는 과정을 여행이라는 시간을 통해 담았다. 그 여행은 마치 가족이 쉬어 갈 때마다 꺼내어 볼 선물을 찾아 떠난 아주 특별한 소풍과도 같다.
막막한 터널의 입구에서 행복을 찾아 떠나다
유럽에서 시작되는 가족의 회복과 성장 여행기“제가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죠?”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라는 의사의 조언에 아빠와 엄마는 아이에게 여행을 선물하기로 했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네덜란드, 영국을 90일간 돌아다니며 아이의 웃음소리가 커졌고,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눈빛에 따뜻함이 더해졌다. 아이는 에펠탑을 다녀온 후 처음으로 ‘저기 또 가까? 에피타, 에피타’라는 서툰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분수가 있는 곳이면 분수 사랑에 흠뻑 빠졌다. 작은 일에도 무서워하고 숨기만 했던 아이가 회전목마를 타고, 백조를 보고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커다란 하얀 오리를 백조로 착각하긴 했지만, 빵 조각을 뚝뚝 뜯어 던져 주면 따라오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들이 가족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되었다. 그리고 가족은 서로의 이야기를 꺼내 놓으며 진정한 회복을 경험했다. 부모는 아이에게 갖고 있던 죄책감의 짐을 내려놓고, 앞으로 맞이하게 될 시간들에 대한 소망을 얻었다. 그렇게 여행의 하루하루가 지나며 부모와 아이는 서로에게 더 다가서고 자라 가며,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해 간다.

저자

문지희

책 읽기, 해피엔딩 영화 보기, 집 정리하기를 좋아한다.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결혼 전까지 출판사에서 일했다. 첫째 아이의 발달장애로 인해 새롭게 시작된 인생 3막을 특별한 선물로 여기며, 그 소중한 일상을 나누고 싶어 기록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이젠 나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을 때가 되었음을 느끼는 요즘, 새로운 배울 거리들을 찾아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는 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_ 가족의 의미를 다시 알려준 유럽 소풍

<소풍 전에. 낯선 걸음 딛기>
동병상련
아이의 분리불안
예민해도 너무 예민해
파문이 일다
날벼락 두 개
아이에게 내려진 진단
치료의 시작
눈을 맞추지 못하는 아이
남편의 결심
떠나자, 여행
우리만의 시간 만들기

<첫 번째 소풍. 프랑스>
-파리
기저귀 형제 _ 개선문, 에펠탑
*아이의 다섯 글자
미술관에서 노는 법 _ 오르세, 로댕, 퐁피두
첫눈에 반했어! _ 베르사유 궁전
낯선 경험들의 시작 _ 퐁텐블로 궁전과 회전목마
놀이터의 행복 _ 플로라 파크
*불안은 저 멀리

-본느
뭘 먹고 사니? _ 호텔 듀

<두 번째 소풍. 스위스>
-루체른
다시 겨울이야! _ 리기 산

-베른
또 분수 이야기 _ 제또 분수와 그 밖의 분수들

-제네바
내 주는 강한 성이요 _ 종교개혁박물관
아이의 첫 역할놀이 _ 장난감 가게

-라우터브룬넨
알프스 폭포 아래에서 _ 슈타우프바흐 폭포

<세 번째 소풍. 독일>
-슈방가우
백조의 성에선 마차를 타세요 _ 노이슈반슈타인 성

-루폴딩
작은 마을에서 보낸 하루 _ 케이블카와 나무꾼박물관
진짜 숲, 진짜 놀이터 _ 숲속놀이동산

-바이에른
헤렌킴제의 민들레 _ 헤렌킴제 궁전

-뮌헨
‘아저씨 음악’이 좋아! _ 가스타이크 필하모니
*아이가 스스로 느낄 수 있게

<네 번째 소풍.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자유 여행을 추천합니다! _ 미라벨 정원

-잘츠가머구트
신의 데칼코마니 _ 그룬들 호수
*형제자매

-빈
박물관은 재미있다! _ 자연사박물관

<다섯 번째 소풍. 체코>
-프라하
꽃꽂이 왕자 _ 프라하 성, 왕궁 정원
*아이를 위한 길 찾기
분수야, 사랑해 _ 크리직 분수

<여섯 번째 소풍. 다시, 독일>
-쾰른
생명의 경이 앞에서 _ 쾰른 동물원

<일곱 번째 소풍.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책 읽는 아이를 꿈꾸며 _ 어린이 도서관
*아이와 책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 _ 과학기술박물관

<여덟 번째 소풍. 다시, 프랑스>
-칼레
다시 마음을 동이다 _ 해변

<아홉 번째 소풍. 끝으로, 영국>
-그레이트햄
라브리를 소개합니다 _ 라브리
새로운 꿈의 시작 _ 라브리
*부모의 죄책감
나무 위의 집과 토끼잡이 _ 라브리

-와이트섬
바닷물에 들어가는 단계 _ 니들스 해변

에필로그 _ 엄마, 오늘은 또 어디 가요?

책 속에서

쉽게 생각하면 시냇가에 심긴 나무는 무조건 철 따라 잎사귀도 풍성하고, 열매도 잘 맺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세상 일이 그렇게 간단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나님과 관계가 좋으면 모든 일이 잘 풀려 가면 참 좋으련만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그렇지 못하다. 시냇가에 심긴 나무에도 온갖 병충해처럼 열매를 온전하게 맺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_〈행복한 사람은〉

지금도 우리는 웅덩이와 수렁에서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시는 주님을 바라본다. 그러기에 우리의 주님을 향한 기다림이 헛되지 않은 것이다. 웅덩이와 수렁을 반석으로 바꾸시는 그의 기이하신 능력을 기대하며 기다리며 기도하는 자가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_〈기다림은 목적지를 향한 걸음이다〉

진정한 평안은 자신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서 온다. 그 관계를 회복하기 전 깨어진 관계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진정한 평안을 얻을 수 없다. 그렇다면 답은 매우 간단하다. 원래 나에게 그 평안을 주신 분이 창조주이시기 때문에 그분과의 관계를 회복하면 그분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_〈평안이 오는 곳〉

올바른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는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긍휼함이 있다. 잠을 자든 눈을 뜨고 깨어 있든 그 일을 실행하시는 이는 내가 아닌 하나님이심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잠을 편안하게 잘 수 있는 분명한 이유는 내가 하나님을 온전하게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를 완전히 의지하면서 그 품에서 곤하게 자는 것과 같다. 나를 대신하며 그분께서 이루어 가시고, 이루어 주실 것을 믿기 때문이다. _〈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한계〉

산을 계속해서 넘어서 걸어가는 것은 순례자에게는 숙명적인 고통이다. 이미 지쳐 있는데 산을 넘고 또 넘어야 하고, 길은 곧 어두워지는데 가야 할 길은 멀고 하룻밤 묵을 곳은 보이지 않는다. 따뜻한 한 그릇의 수프와 한 장의 담요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있을 것 같은 이 작은 필요가 채워지지 않을 때도 수없이 많다. 때때로 예상치 못한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이때 순례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상황과 상관없이 예루살렘을 향한 순례의 길을 지속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와 동행하시며, 인도해 주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가던 길을 계속 가는 것이다. 그 신뢰의 걸음이 순례자를 예루살렘에 당도하게 한다. _〈순례자의 짐〉

추천의 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않던 일이었다. 그곳에 모인 엄마들 틈에서 뜻밖의 동지애를 느끼면서 위로를 받게 될 줄 말이다. 불과 몇 달 사이, 난 지난 35년 동안 내 삶의 울타리 안에 존재하지 않았던 ‘자폐’ 혹은 ‘장애’라는 단어에 급속한 친밀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 이건 뭐지? 내 삶이 남들 다 다니는 큰길에서 벗어나 곁길로 들어서 버린 듯한 이 느낌은? 멈출 수도 없고 되돌아갈 수도 없는데, 난 어쩌다가 이 당혹스러운 꼬부랑길로 들어온 것일까? 이 길 끝에는 도대체 뭐가 있을까?
_13쪽, ‘동병상련’에서

쌀쌀한 바람 탓에 탑 꼭대기에 오래 있긴 힘들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그런데 그곳에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기쁜 일이 일어났다. 탑에서 내려오자마자, 어두운 밤에 불빛으로 환해진 에펠탑을 올려다보던 겸이가 두 눈을 반짝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저기 또 가까? 에베이터 또 타까?”
엘리베이터라는 발음이 안 돼서 ‘에베이터’라고 하긴 했지만, 먼저 “저기 또 갈까?”라고 ‘말을 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여보, 지금 겸이가 한 말, 들었어요?”
“응, 저기 또 가자고 하네. 세상에! 이런 말한 거 처음 아니야?”
“겸이야, 저기 또 가고 싶어?”
“저기 또 가까? 에피타, 에피타.”
“그래, 겸이야! 우리 겸이, 진짜 좋았구나! 다음에 또 꼭 다시 가자.”
_49쪽, ‘첫 번째 소풍. 프랑스’에서

육아에 지치고, 아이의 ‘자폐 가능성’이라는 충격에 이중으로 지친 나에게, 말은 못하지만 분명 마음이 답답하고 힘든 겸이에게, 무거운 책임을 진 가장으로서 지혜롭게 앞길을 헤쳐 나가야 할 남편에게, 앞으로의 긴 인생길을 함께 걸어갈 가족으로 묶인 둘째 민이에게. 마냥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의 보따리들이 필요했다. 그 보따리들이 우리의 모나고 뾰족해진 곳들을 감싸 주길 바랐다. 어긋나고 끊어진 마음들을 이어주길 바랐다. 우리의 여행지들은 그 선물 보따리들을 장만하러 떠난 장터에 다름 아니었다.
분수를 보며 아이가 자주 행복해해서 기뻤다. 사소한 놀이만으로도 자꾸 웃어서 좋았다. 작지만 폭신한 보따리들을 주섬주섬 챙겨 담으면서, ‘떠나오길 잘했구나!’ 생각하는 날들이 쌓여 가고 있었다.
_71쪽, ‘첫 번째 소풍. 프랑스’에서

겸이를 키우며 나는 아이가 보여 주는 작은 발달과 진보에도 감탄하고 감사하게 되었다. 보통 아이들은 때가 되면 누구나 하는 일을 아이는 때맞춰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하루면 해낼 일을 우리 아이는 한 달 만에야 이룬다. 느릿느릿 거북, 꼬물꼬물 달팽이 같다. 그러다 보니 그 과정 하나하나가 자세히 들여다보인다. 어렵게 첫 발걸음을 떼고, 때로는 고비를 넘고 그러다가 마침내 정상에 오르
는 과정들. 그 어느 것 하나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_127쪽, ‘두 번째 소풍. 스위스’에서

겸이의 마음에 갑자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이 분수 저 분수 구경하느라 온통 정신이 들떠 있는 줄 알았는데, 왜 갑자기 엄마에게 꽃을 주고 싶어졌을까? 다른 아이들처럼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도 못하고, 자기감정을 분명한 말로 전달하지도 않는 아이인지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지 참 답답할 때도 많았는데……. 겸이가 건네준 민들레꽃 한 송이는 이런 내 마음을 부드럽게 위로하는 치료제 같았다.
“엄마, 나 괜찮아요. 잘 자라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
_167쪽, ‘세 번째 소풍. 독일’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참석한 아침 기도회. 피아노가 놓인 작은 거실에 사람들이 둘러앉아 기도하고 싶은 내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기도제목으로 내놓은 것들이 내 기준으로는 참 엉뚱하고 사소했다.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정원 나무들이 예쁘게 꽃을 피워서 감사하고 싶어요.”
“지난주에 읽고 싶었던 책을 다 읽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난 ‘뭐, 저런 사소한 일 따위를 감사하다고 하는 거야? 참 별나기도 하네’ 싶었다. 나 같으면, 혹은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창피해서 저런 기도제목은 못 내놓을 텐데. 별로 중요하지도 않아 보이는 것들을 스스럼없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외국인들이 신기해 보였다.
_268쪽, ‘아홉 번째 소풍. 끝으로, 영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