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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돼지, 라브리에 가다

7,200

발행일  2001.11.30
상세정보  무선 / 216page
ISBN  9788936501877

품절

“젊은이들과 나눈, 하나님과 진리에 대한 대화들”

영국 런던 남쪽의 작은 마을에는 ‘라브리 공동체’가 있다.
이곳은 1971년 수잔 쉐퍼 맥콜리가 남편 래널드 맥콜리와 함께 창설한 이후
지금까지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이요 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

수잔 맥콜리는 이곳을 방문하는 젊은이들로부터 그들의 고민과 갈등을 들었다. 그들은 단순히 고민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했다.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모두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라브리를 찾았고, 여기서 진지한 ‘공동체 생활’을 통해 살아 있는 진리를 발견하며, 더 이상 ‘자기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돼지’로 살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수잔에게는 그러한 젊은이들의 변화는 소중한 감격이었다. 《이기적인 돼지, 라브리에 가다》는 바로 그들과 나눈 하나님과 진리에 대한 대화들을 토대로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 수잔은 실재와 진리, 옳고 그름, 신의 존재와 고통의 문제, 하나님으로부터 온 체험, 인간의 성품,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의지, 삶과 죽음, 절대도덕, 성경의 권위와 영감설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결코 어렵거나 난해하지 않게 확신에 찬 성경적인 대답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저자가 기독교 복음의 핵심을 일상의 삶을 통해 가르치고 증거했던 구체적인 노력의 결실이다.

무게 301 g

저자

수잔 쉐퍼 맥콜리
“프랜시스 쉐퍼 딸, 영국 라브리 설립자” 1941년 펜실베이니아에서 프랜시스 쉐퍼와 이디스 쉐퍼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프랜시스 쉐퍼는 20세기 후반 한국 기독 지성계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세계적인 사상가이며 라브리 설립자다. 1955년 수잔이 열네 살 때 라브리 공동체가 세워졌다. 자연스럽게 그녀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부류 사람들과 토론하고 갖가지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실제로 그녀는 좌담에 참석하기를 즐겼고 노동을 통해 우정을 나누고 양육을 하는 법을 개발해 나갔다. 열일곱 살 때 영국으로 떠나기 전 로잔 대학에서 프랑스문학을 1년간 공부하다가 1959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작업 요법(作業療法, 신체나 정신에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농사, 축산, 원예, 수예 등 가벼운 작업을 통해서 신체 운동 기능이나 정신 심리 기능의 개선을 지향하는 치료법)을 전공하면서 작업요법학자로 훈련을 받았다. 라브리에서 만난 래널드 맥콜리와 결혼한 후 이들 부부는 스위스에서 라브리 일을 하면서 라브리의 성장을 도왔다.그 후 1964년 래널드의 신학공부를 위해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후 1971년 그레이트햄에서 영국 라브리를 설립, 본격적인 라브리 사역을 시작했다. 수잔은 여기서 학생들에게 강연도 하고 가르치기도 했다. 그녀는 샬롯 메이슨의 교육 이론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기독교적인 교육 이론을 펼쳐 나갔다. 1984년 이들 부부는 두 명의 고아들의 법적 후견인이 되어 돌보았다.

네 아이들의 어머니인 수잔은 1997년 라브리의 현역 간사 일을 그만두고 지금은  캠브리지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간간이 라브리 일을 거들고 있다.  저서로는 국내에 소개된 《라브리의 가정 교육》을 비롯, Something Beautiful from God, For The Family‘s Sake 등이 있다.

 

 

역자

김종철
김종철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박진숙은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에 결혼한 후, 한국 라브리에서 연구원과 협동간사로 일해 오다가, 2002년부터 전임간사로 일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기적인 돼지, 라브리에 가다》(홍성사 역간), 《마돈나와 신세대》《철학의 기본적인 물음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기독교와 정부 그리고 시민 불복종》(이상 예영커뮤니케이션 역간) 등을 번역했다.
박진숙
김종철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박진숙은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에 결혼한 후, 한국 라브리에서 연구원과 협동간사로 일해 오다가, 2002년부터 전임간사로 일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기적인 돼지, 라브리에 가다》(홍성사 역간), 《마돈나와 신세대》《철학의 기본적인 물음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기독교와 정부 그리고 시민 불복종》(이상 예영커뮤니케이션 역간) 등을 번역했다.

책속에서

20page “내 삶은 엉망진창이야. 그야말로 온 세상이 혼돈 그 자체야. 더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산다는 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어?” 그녀의 볼은 흐르는 눈물로 얼룩졌고, 손은 떨고 있었으며, 손목에는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때때로 몸을 움직일 때마다 지난번 끊으려 했던 손목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아 욱신거렸다.” – 1장 ‘심각한 질문은 하지 마세요’ 중에서

51page “사람들이 기독교란 이상하고 비현실적이며 이상주의적인 종교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크나큰 비극이다. …… 사실 기독교는 과격하고 심지어는 혹독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 도로시 새이어즈

53page 그러나 그는 논쟁을 하는 대신 끓고 있는 찻주전자를 그 학생의 머리 위로 가져갔다! 모두들 너무나 놀라 어안이 벙벙했고 인도에서 온 친구의 얼굴은 놀란 나머지 창백해지고 말았다. …… “당신이 믿는 것이 정말 진리라면 잔인함과 비잔인함 사이에 궁극적인 차이가 없겠지요? 그렇다면 내가 이 끓고 있는 물을 당신의 머리에 붓건 붓지 않건 간에 그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겠죠?” – 3장 ‘배꼽에 대해 명상합시다“ 중에서 

126page “지구상의 첫 남자와 첫 여자는 무척 이상적인 미래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들은 전 우주를 다스릴 권리를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또한 그들은 모든 것에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었어요. ‘이브, 우리 집을 돌로 지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진흙으로 지으면 좋겠어요?’ 그들은 자유로웠습니다. 이미 고정돼 있는 방식에 따라 움직이는 장난감 로봇이 아니었어요.” – 8장 ‘당신은 지옥을 믿는 건 아니죠, 그렇죠?’ 중에서

서평

“쉽다, 재미있다, 감동적이다, 삶 자체다.”

“어렵고 복잡한 기독교 개념들을 누구나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썼다. 수잔 맥콜리는 아버지의 사상을 이어받으면서도,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제기한 질문에 대해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대답하는 데 성공했다.” 
– 〈Campus Life Magazine〉

“오늘날 한국 젊은이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울타리 안에 갇혀 거짓과 상대주의 사상의 찌꺼기를 먹고산다. 바로 이 세대에게 수잔은 《이기적인 돼지, 라브리에 가다》에서 하나님의 진리가 살아 있음을 변증한다. 특히 이 책은 책읽기를 지독히 싫어하는 영상세대요 신세대 대학생인 내 아이들 하영과 하림이도 무척 재미있게 읽을 책이다.” 
– 고직한 선교사(Young 2080 대표)

“이 책을 처음 손에 잡았을 때 얼마나 재미있고 감동적인지 웃기도 하며 울기도 하면서 도서관 문이 닫힌 줄도 모르고 새벽까지 읽다가 수위 아저씨한테 쫓겨났던 일이 생각난다.” 
– 《이기적인 돼지, 라브리에 가다》 옮긴이 

‘이 책에서 수잔은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기독교는 우주와 인생의 모든 문제에 대한 바른 설명과 대답을 주는 진리이며, 그 진리는 우리의 말과 삶을 통해 변증되어야 한다고. 그리고 그녀는 정말 그렇게 살았다.” 
– 편집자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이기적인 돼지‘로서의 삶을 마감하는 방법과 그러한 삶이 왜 무의미한지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책은 바로 당신의 삶에 관한 것입니다.” 
– 저자 수잔 쉐퍼 맥콜리

저자 인터뷰

“라브리는 진리의 실험장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수잔? 당신은 아직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인데요, 한국 독자들에게 자신을 좀 소개해 주시겠어요?

– 저는 194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났고, 라브리 사역자이고, 현재 네 아이의 엄마고…… 그게 전부인데, 아 참, 긴 말이 필요 없겠네요. 그냥 프랜시스 쉐퍼 박사의 딸이라고 하면 가장 쉽겠네요. 사실 저야 그게 늘 불만이지만 말이에요. 항상 모두들 수잔 그 자체를 보기보다는 아버지 프랜시스 쉐퍼 박사를 통해 저를 보는 것 같아요. 어쨌든 《이기적인 돼지, 라브리에 가다》로 한국 독자들과 만나게 돼서 무척 반갑군요.

○또 아버지를 언급하게 되어 미안하지만 쉐퍼 박사는 라브리의 설립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수잔도 이런 아버지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물론이죠. 제가 여덟 살 때 우리 가족이 모두 스위스로 이주했어요. 당시 유럽은 2차 대전으로 인해 영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유럽의 교회와 성도들의 삶을, 아버지는 기독교의 진리를 나눔으로써 재건하려 했습니다. 또 청소년들에게 물든 잘못된 습성들을 노동의 힘을 빌어 치유하고자 애를 쓰셨죠. 우리는 이것이 라브리 특유의 청소년 사역이라 여기는데, 아버지에게 이 사역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셨습니다. 물론 저는 옆에서 늘 아버지를 지켜보았고, 그것이 마침내 오늘의 저를 만들었겠지요. 그래요, 라브리는 제 삶을 어디에 바쳐야 할지 분명하게 가르쳐 준 셈입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출간되는 당신의 책 《이기적인 돼지, 라브리에 가다》는 결국 라브리에서 세계의 방황하는 젊은이들과 만나 토론하고 또 그들에게 기독교의 진리를 변증한 오랜 경험이 밑바탕이 되었겠군요?

– 그렇습니다. 1955년, 그러니까 제가 열네 살 때 세워진 라브리 공동체는, 자기 인생과 진리, 하나님에 대해 의문과 회의를 품은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주님과 만나고 생의 기쁨을 회복한 곳이죠. 진리의 실험장이랄까요? 덕분에 저는 그들의 토론이나 사적인 대화에도 참여할 수 있었고요. 실제로 저는 그런 격의 없는 만남을 즐겼고, 노동을 통해 우정을 나누고, 노동이 주는 교육적 기능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라브리를 찾았고, 거기서 진지한 ‘공동체 생활’을 통해 진리의 실재(實在)를 인정하며 더 이상 ‘자기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돼지’로 살아가지 않겠노라고 선언하는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그러한 변화는 제게 가장 소중한 감격이었고, 이 책은 바로 그들과 나눈 하나님과 진리에 대한 대화들을 엮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기독교 복음의 핵심을 일상의 삶을 통해 가르치고 증거했던 구체적인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겠지요.

○좀 독특한 과목을 전공하셨는데, 이것 역시 라브리 사역에 기여하고 있나요?

– 독특하다기보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과목이지요. 저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작업요법'(作業療法)을 전공했어요. 신체나 정신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가벼운 작업이나 노동을 통해 신체 운동기능이나 정신 심리기능을 개선해 가는 치료법이죠. 라브리 사역을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71년에 영국 그레이트햄에 라브리를 세우고 오랫동안 사역해 오다가 얼마 전에 은퇴하신 걸로 아는데, 최근에는 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 라브리 현역 간사 일은 그만두었지만, 지금은 틈틈이 글을 쓰면서(얼마 전에 《이기적인 돼지, 라브리에 가다》의 어린이 판이 미국에서 출간된 바가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라브리 일을 거들고 있습니다. 혹시 라브리를 방문하고자 하신다면 언제든지 오십시오. 라브리의 문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이 글은 저자 관련 자료와 책을 바탕으로 가상인터뷰로 꾸며 본 것입니다. 


[라브리 소개 1]

“스위스 위에모 마을의 영적 진료소” 



라브리는 수잔 쉐퍼 맥콜리의 아버지인 프랜시스 쉐퍼에 의해 1955년 설립되었다. 프랜시스 쉐퍼는 1947년 교단 파송을 받아, 제2차 세계대전 후 폐허가 된 유럽 교회를 시찰하기 위해 3개월간 13개국을 방문하고 여러 유럽 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교회의 분열과 신학적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유럽 선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돌아온다. 

다음 해 그는 부인과 세 자녀를 데리고 유럽 선교를 위해 스위스 로잔으로 건너가 선교사로서 전 유럽을 다니며 무신론과 실존주의 신학에 깊이 물들어가는 유럽 교회의 재건을 위해 매진하였다. 그는 성경 캠프를 인도하며 수많은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프랜시스 쉐퍼는 찾아오는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가정을 공개하고 전도하기 위해 1955년 미국 선교회를 사임하고, 자신들의 집을 라브리(L’Abri는 불어로 ‘오두막’ ‘피난처’라는 뜻이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라브리는 스위스의 위에모 마을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게 되었다. 

현재 라브리는 스위스를 비롯,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 한국(강원도 양양군 서면 논화리 169-6 컨트리타운. E-mail: korea@labri.org Website: www.labri.or.kr), 미국의 매사추세츠와 미네소타,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인도에 설립돼 있다. 라브리는 가족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며 공부와 일 그리고 토론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주요 프로그램 외에도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간사들 중 한 사람이 개인지도도 하고 상담도 한다. 학생들은 청소, 정원 가꾸기, 집 수리 등의 노동을 하기도 한다. 라브리는 학비를 받지 않지만 생활비는 학생 부담으로 한다. 일 주일에 하루는 쉬는 날이 있으며 그날은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갈 수도 있다.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도 라브리를 찾아오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라브리를 찾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신들의 문제를 함께 생각하고 거기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지금도 라브리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이곳은 방문객들에게 전혀 까다롭지 않다. 다만 어떨 때는 너무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예약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만이 다소 번거로울 뿐이다. 


[라브리 소개 2]

“영적 전쟁터 ‘라브리 공동체’를 아시나요?”

화란 라브리의 아침은 종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이 소리가 울리면 밥을 먹거나 일을 하는 시간이다(배가 고플 때면 반가워도, 일하기 싫어 나른한 오후에는 못 들은 체하고 싶은 게 또한 이 소리다).

라브리에서는 무엇보다 공부가 중요하다. 학생들은 이곳에 오면 우선 공부할 주제들을 정해야 한다. 그런 뒤 도서관에 있는 책들과 수십 년 간 모아 온 수백 개의 강의 테이프와 씨름을 한다. 저녁식사 후 일주일에 두세 번은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강의를 듣고 토론한다.

그러나 라브리는 기독교가 진리라는 사실을 이론만이 아니라 삶에서도 보여 줘야 한다고 믿는다. 고로 이곳에서는 일과 기도와 공동체생활 역시 중요하다. 라브리가 살림을 꾸려 나갈 때 이리저리 광고하는 대신 기도를 한다든지, 오후에는 항상 일을 한다든지, 간사들이 자신의 가정을 열어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라브리에서는 특별하게 정해진 계획이 따로 없다. 오전에는 공부, 오후에는 일, 이렇게 단순한 일상이 이곳 생활의 전부다. 나머지 시간은 무엇을 하든 따지지 않는다. 공부를 하든, 잠을 자든, 피아노를 치든(물론 마약, 술, 폭력 같은 것은 안 된다). 

어떤 면에선 학생들은 여유가 넘치지만, 간사들은 하루하루가 꽤나 빡빡하다. 매일 20명에서 30명 이상의 식사를 준비해야 할 뿐 아니라 강의를 하거나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줘야 한다. 게다가 주일 설교까지 해야 하니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라브리의 식사는 아주 풍성하다. 20길더(약 13,000원)로 하루 세 끼를 그렇게 잘 먹고, 잘 자고 할 수 있는 데는 아마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 게다. 그런데 학생들은 디저트까지 따라 나오는 이 풍성한 식사 시간을 제일 부담스러워한다. 바로 ‘식탁 토론’ 때문이다. 매일 점심식사 때면, 누군가가 내놓은 질문을 가지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이 토론은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까지 지속된다. 그러니 영어가 달리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보통은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나?’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가 왜 고통을 받아야 하나?’ ‘마약을 해도 되나?’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어떤 때는 ‘그리스도인들이 고급 외제차를 타도 되나?’ 같은 평범한 이야기도 나눈다. 때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과 가장 싫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서로를 알 수 있게 해 주어서 아주 유익하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쉬는 날’을 갖는다. 어찌 보면 목요일마다 돌아오는 이날이 진정한 자유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그 전날부터 어디를 가고 무엇을 할 건지 계획을 짠다. 우리가 있던 화란(네덜란드)은 땅도 좁고 제대로 된 산 하나 없지만 자전거 도로가 전국에 깔려 있어서,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는 그만이다. 

화란 라브리의 경우, 주말이 무척 바쁘다. 주마다 주제가 달라지는데, 금요 성경공부로 시작해서, 토요일 오후 강의, 주일 설교까지 한 가지 주제를 다룬다. 화란 라브리는 이 주말 프로그램으로 화란 사람들과 교류하며 영향을 끼친다. 자기 나라 국민들과 연결 고리를 놓지 않으려고 공들이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주일을 지난 매주 월요일은 세계 모든 라브리가 기도하는 날이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쉬는 삶이 라브리의 전부다. 그러나 느리고 여유롭게 라브리에서 생활하는 동안 젊은이들은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정직하게 질문하고 정직하게 대답하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 애쓴다. 말하자면 라브리는 일종의 ‘영적 전쟁터’라고나 할까?

-박진숙(《이기적인 돼지, 라브리에 가다》 번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