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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하나님

13,500 15,000

안재경
2010.4.26
무선 / 324 Pages
9788936502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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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표현된 고흐의 신앙고백과 글로 표현된 저자의 신앙고백
흔히 ‘광기(狂氣)의 천재 화가’로 통하는 고흐. 그는 화가의 한 사람을 넘어서서 동서양을 넘나들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된 지 오래다. 그의 삶과 그림은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논의의 프리즘을 통해 끊임없이 다시 읽히고 해석되어 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흐의 작품들에 투영된 기독교 신앙의 자취를 더듬으며, 그가 화폭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구현하려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차근차근 짚어 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신화화된 고흐’가 아니라 우리네 일상의 모습에 훨씬 가까이 다가와 있는 고흐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고뇌하고 아파하며 상처입고 위안 받는, 혹은 위안을 주려는 그의 모습 가운데는 늘 하나님의 그림자가 투영되어 있다. 복음을 전하려 했지만 목회자가 될 수 없었던 고흐에게 그림이야말로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하나님과 합일되기를 소망했던’ 그의 일상의 염원을 담아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네덜란드에서 7년간 목회자로 사역하면서 고흐의 ‘상처받은 삶’에 특별히 주목했다. 고흐가 남긴 서신과 작품을 통해 그의 삶에 아로새겨진 상처와 고통의 흔적에 다가가면서 그는 ‘고통을 나누려는 마음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길’임을 깨닫는다. 

 
고흐의 하나님, 우리의 하나님
일반적으로 고흐의 작품은 서양미술사의 흐름 가운데 양식과 기법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다. 그가 다룬 다양한 주제와 소재들도 ‘후기인상파’라는 틀 속에서 조명되어 오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개별 작품에 나타난 그런 특징들이 고흐의 삶의 단면들은 물론 그때그때의 정황과 맞물린 그의 심성을 어떻게 반영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런 연관관계를 확장함으로써, 자본주의가 발흥하는 19세기 후반 서양 문화의 맥락에서 배태된 고흐의 삶과 작품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며, 하나님과 인간의 올바른 관계와 우리 신앙의 현주소까지 조심스레 진단한다. 삶과 신앙의 본질적인 문제를 거창한 담론이 아닌 평범한 일상에서 접근하고 다루는 저자의 탐색은 150여 년의 시차와 동서양을 넘나들며 ‘가장 평범하면서 보편적인 것’이 갖는 진실에 맞닥뜨리게 한다. 
 
책의 구성
고흐의 작품 가운데 80여 점을 주제별로 16꼭지로 묶고, 각각의 주제에 따른 그림들을 통해 그의 삶과 신앙의 궤적을 더듬어가면서 우리 삶의 보편적 문제로 접근해 간다.(각 꼭지 제목에서 쉼표 뒤의 말들이 그 문제들의 핵심을 집약하여 나타낸다.) 꼭지마다 맨 끝에 저자가 ‘누님’이라 부르는 지인 분께 보내는 편지글은, 각 꼭지에서 다룬 주제와 내용을 집약하면서 맺음말 구실을 하는 한편, 새로운 문제 제기를 통한 성찰과 묵상으로 다가서게 한다. 자세한 사연이 밝혀져 있진 않지만 편지글의 수신인인 ‘누님’(이 책의 추천사를 쓴 김기남 두레교회 권사)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고 살아온 분이다. 고흐의 삶과 작품을 통해 고통의 나눔과 위안의 문제에 다가가려 했던 저자의 소박하지만 간절한 바람이 담긴 이 서신들을 읽다 보면, 마치 이 편지의 수신인이 우리 각자인 듯한 느낌이 든다. 결국 우리도 일상의 고통과 상처를 나누고 위안하며 위안 받아야 할 존재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무게 482 g
크기 153 × 224 mm

저자

안재경
1966년 경남 밀양 출생. 고신대 신학과와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386세대라 불리던 30대를 지나 50을 바라보는 그는 과거 목사들처럼 헌신적이지도, 그렇다고 젊고 재기발랄한 목사들처럼 세련되지도 못하다. 낀 세대 목사로서 한계를 절감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세대를 소통시키려는 소박한 희망을 품고 있다. 군종목사(3, 17, 8사단)로 근무하며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길을 찾았다고 자신만만해하기도 했고, 한국 해비타트에서 총무로 일하면서 복음의 실천성과 통합성,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구제가 아닌, 한 가정 한 가정을 살리는 자조自助 운동의 가능성에 환호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화란한인교회를 만 7년간 섬길 때는 나그네 삶의 의미와 균형 잡힌 신앙생활, 상처 및 의심의 문제를 새로운 숙제로 안고 씨름했다. 이후 한국 교회의 부름을 받아 온생명교회(경기도 남양주시) 개척에 동참하여 개혁주의 신학 및 신앙을 토착화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저서로 《고흐의 하나님》(2010, 홍성사)이 있다.

책속에서

빈센트는 천재가 아니라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자신의 존재를 향해 끊임없이 질문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의 마음을 강력하게 끄는 한 가지를 발견한다. 그림이다. 빈센트는 그림을 통해 구원의 길을 추구하고자 했다. 아름다움의 세계를 통해 구원에 이르고자 했다. 자신의 구원이 아니다. 그는 떼오에게 그림이 자신을 회복시켜 줄 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기회가 될 거라고 말했다. 빈센트는 무의식에 희생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의식적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한 사람이다. 그는 그림을 그리되 분명한 자의식을 가지고 계속 그림을 그려 나갔다.
_148쪽, “자화상 연작, 나는 누구인가”에서

빈센트는 씨 뿌리는 사람을 그리면서 화가인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입술로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의 씨앗을 뿌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림으로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빈센트는 화가야말로 자연과 영원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화가는 자연을 모사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연에 나타난 신성을 환기시키는 특권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설교자는 그것을 말로 직설적으로 표현하지만, 화가는 그림으로 상징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_166쪽, “씨 뿌리는 사람 연작, 무한 속에 던져진 존재”에서

그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그를 향해 사랑의 음성으로 속삭이는 것을 들었다. “보라. 세상 끝날까지 내가 항상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빈센트는 하나님께서 자기와 함께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깊이 느꼈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빈센트는 밤하늘의 별들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그 별에까지, 그 하나님에게까지 이르기를 원했다. 빈센트는 하나님과의 신비한 합일을 꿈꾼 것이다.
_222쪽, “별이 빛나는 밤, 하나님과의 신비한 합일”에서

빈센트는 자신이 풍경화가라기보다는 인물화가라고 생각했다. 그가 풍경을 그릴 때에도 그의 풍경에는 사람의 흔적이 늘 어른거렸다. 그의 풍경화에는 사람의 흔적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흔적도 있다. 우리는 빈센트의 풍경화, 특히 꽃잎 하나, 풀잎 하나에 깃들어 있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게 된다. 빈센트는 자신이 그리는 나무들과 식물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종종 받곤 했다. 빈센트는 하나님이 어디에나 계신다고 느낀 것이다.
_287쪽, “꽃 핀 아몬드 가지, 아기의; 눈동자에 하나님이 계신다”에서

빈센트의 하나님은 의지가 굳세어서 감정적인 미동도 없는 독야청청한 하나님이 아니었다. 빈센트의 하나님은 세상 일에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기적이라는 방식을 통해서만 개입하는 그런 하나님이 아니었다. 빈센트의 하나님은 어린아이와 같은 하나님이었다. 어린아이처럼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상처받은 하나님이었다. 모든 상처받은 자들과 같이 상처받는 하나님이었다.
_300쪽, “꽃 핀 아몬드 가지, 아기의; 눈동자에 하나님이 계신다”에서

차례

1. 성경과 소설이 있는 정물, 성경으로 충분한가?
2. 여자 광부들, 고난에 동참하는 방식
3. 감자 먹는 사람들, 흙의 신학
4. 오래된 탑, 종교의 본질은?
5. 한 짝의 구두, 발바닥으로 밀며 나아가는 삶
6. 야포니즘, 동서양의 차이
7. 자화상 연작, 나는 누구인가?
8. 씨 뿌리는 사람 연작, 무한 속에 던져진 존재
9. 노란 집, 화가 공동체를 세워라
10. 빈센트의 의자, 여기에 앉으세요
11. 별이 빛나는 밤, 하나님과의 신비한 합일
12. 해바라기와 자장가, 감사와 위로
13. 올리브나무 연작, 감람산은 어디에나 있다
14. 사이프러스 연작, 도무지 어떻게 해볼 수 없을 때
15. 꽃 핀 아몬드 가지, 아기의 눈동자에 하나님이 계신다
16. 까마귀 나는 밀밭, 길은 어디에 있을까?

추천글

고흐는 시대에 앞서 신앙의 고뇌를 안고 산 예술가였다. 초기부터 말년이 이르기까지 그의 그림에는 신앙의 여정이 면면히 드러난다. 안재경 목사는 고흐 예술의 신앙적 측면을 목회자의 눈과 마음으로 자세하게 들여다보았다. 고흐의 삶과 그림을 통해 우리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을 우리는 이 책에서 얻게 되었다.
강영안/서강대 철학과 교수

고흐의 작품은 정면에서 보지 말고, 액자 옆에 서서 비스듬히 봐야 한다. 그렇다. 비스듬히 보는 것! 그것이 고흐의 감상법이다. 섬세한 붓질은 없다. 절규했던 영혼이 남긴 상처가 고스란히 거칠고 울퉁불퉁한 캔버스에 남아있을 뿐이다. 비스듬히 볼 때 우리는 고흐의 의도를, 정신을, 거친 숨소리를, 영혼을 발견하게 된다.
안재경 목사님은 신앙의 눈으로 고흐를 비스듬히 보았다. 정확한 독법(讀法)이기에 그의 책이 우리를 고흐의 세계로 비스듬히 인도할 것이다. 그림으로 표현된 고흐의 신앙고백과 글로 표현된 저자의 신앙고백이 만나는 순간을 우리는 감동이라 부르자. 이 책은 두 고백이 만난 감동의 순간을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다. 그것도 비스듬히.
김상근/연세대 신학과 교수

고흐는 누구보다 많은 상처를 스스로 받았기에 상처받은 치유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처절하고 비극적이었지만 전도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고흐의 갈망과 열정을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서신의 행간을 통해 세밀하게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저도 끔찍한 상처와 고통을 겪으면서 저 혼자만의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왔습니다.
아니, 여전히 그 터널을 지금도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를 누님이라 부르는 저자가 전해주는 고흐의 삶에 대한 해석을 통해 제 자신의 상처에 조금씩 딱지가 앉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상처 입은 우리 모두가 상처입기를 주저하지 않은 고난의 사람 그리스도와 함께 걷는 길이 가장 정직하고 복된 길임을 저자는 마음깊이 심어주고 있습니다.
김기남/두레교회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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