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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두고 오는 길

9,000 10,000

저자 정국인

발행일 2015.3.10

상세정보 무선 / 152page / 183×110mm / 155g

ISBN 9788936510800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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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은 있어도 동굴은 없다!”

‘시편’은 구약성경 가운데 신약성경에 가장 자주 인용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성도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동의보다 동감이 앞서는 피 끓는 고통과 번민의 강을 건너, 하나님 앞에 마땅히 올려야 할 감사와 찬양이 아름답게 울려 퍼지기 때문일 것. <우리들의 시편>은 이 같은 구약의 시편을 모티브 삼아 기획되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삶이 녹록지 않기는 매한가지…… 힘겨운 삶은 어느 누구도 비켜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정없이 흔들리는 인생의 갑판 위에 원망과 탄식을 토해 낼지언정, 신앙의 밧줄을 놓지 않고 결국 승리의 깃발을 꽂은 이들이 있다. 그들의 고뇌는 언어의 살갗을 뚫고, 그들의 환호는 페이지 여백에 골짜기를 낸다.
시리즈 첫 번째 책 《그를 두고 오는 길》은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는 아내의 애가哀歌다.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지기 전, 과부 된 자의 친구는 글을 접하고서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했다. “한 사람에게 통하면 열 사람에게 통하는 거고, 열 사람이 공감하면 백 명이 공감할 거야”라며 시집을 염두에 두고 계속 써보라 권했다.
아이들 입시도 마치고 삶의 여유를 막 누리려던 참, 갑작스레 남편이 암 판정을 받는다. 아무런 징후도 없이 찾아온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 저자는 슬픔, 두려움, 분노, 허무의 진창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누구를 잡고 하소연할 수도, 남편 앞에서 울 수도 없었다. 그저 눈물이 목까지 차오르면 꾹꾹 누르며 종이 위에 신음을 떨어뜨렸다.

홍성사가 새롭게 시작하는 ‘기독교 시집’ 시리즈

<우리들의 시편>은 아마추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저자의 날숨 그대로를 담았다. 그 문체는 자기만의 색깔로 강렬하다. 단어 하나, 자간 하나도 묵직하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언어가 진실된 표현을 넘어, 절망에 맞서 마침내 움켜쥔 승리와 희망의 발자취라는 점이다. 불의不意의 일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이, 정신적‧육체적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이, 가난‧오해‧불신‧시기‧무시‧수치가 난무하는 과녁 위를 걷고 있는 이에게 <우리들의 시편>은 실컷 울 수 있는 어깨를 내준다. 가만히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 어느덧 새살을 돋게 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부축해 준다. 칠흑 가운데 밝아오는 빛을 바라보게 한다. <우리들의 시편>은 예측지도, 예감치도 못했던 인생의 구덩이에 빠진 이들에게 우리 삶의 다양한 주제들로 더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다.

고통의 끝에서 피어나는 우리들의 노래

1. 그를 두고 오는 길
2. 내 동생 랑랑
3. 6월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들의 시편> 시리즈는 계속 출간됩니다.

책속에서

그리움 2


신辛새벽 세 시 반
뛰쳐나가
골목 골목을
엉엉 울었다

모든 움직임이 고요한
이 시각
시선에서 자유롭다

틀어막아도 새어 나오는
꺼억 꺼억
짐승 소리

나는 큰 죄인
그리움의 형벌을
벗을 수 없는

한참을 그러다
다시 기어든 다섯 시
깊은 숨 내쉬고
아무 일 없었다

차례

1 그를 두고 오는 길

그를 두고 오는 길 14
355일 16
후반전 18
딸과 아들 20
매생이국 22
시월드와 친정랜드 24
마법사 26
행복총량법칙 28
영영 30
돌발성 난청 32
과부 유감 1 34
과부 유감 2 36
그리움 1 38
그리움 2 40
희망 42
시작詩作 44
마음 46
나를 안아 줍니다 48
당신 얼굴 50
안녕하시지요 52

2 병실 일기

누구입니까 56
진짜 사나이 58
아픈 당신 60
나 화나 있어요 62
묵계리 1 66
묵계리 2 68
묵계리 3 70
이놈의 울컥증 72
설사 74
암에게 고함 76
아프고 나니 78
어젯밤 80
엄마 마누라 82
남편의 유머 84
Red 86
퇴원 88
병실 일기 90

3 아들의 방

아들의 방 94
바둑 96
키다리 아저씨 98
늙은 나무 100
이사 102
베개 104
딸의 첫 월급 106
달팽이 108
옛 친구 110
우울증 112
갱년기 114
주름과 기미 116
바람과 서리 118
눈물이 콧물에게 120
그 이름 엄마 122
목련 124
라일락 126

4 부활절

힌트 좀 130
혼자 가는 길 132
Filtering 134
주님 당신은 136
부활절 138

지은이의 말 141

추천글

그의 시를 읽는 순간 머리를 건너뛰어 곧바로 가슴에 와 꽂힌다. 내면의 여러 자아를 동시에 보듬어 안아 그들의 외침을 진솔하게 일상의 시어詩語로 담아낸다. 그러기에 미처 풀지 못해 보자기에 고이 쌓아놓은 우리의 일상 속 마음의 편린들을 풀어헤치며 ‘그래, 맞아!’라는 공감을 이끌어 낸다. 그의 시는 가족의 소중함과 일상의 행복을 가슴 아리게 전해 준다. 고통과 두려움에 몸서리치는 순간에 침묵으로 내미시는 하나님의 따스한 손길이 느껴진다. 《그를 두고 오는 길》은 고통과 두려움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께서 보내신 위로의 전령이자 따스한 벽난로다. _양혁승(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 중 가장 근원적인 감정은 그리움이 아닐까 합니다. 스스로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본향이 다른 곳에 있기에, 이 땅에 있는 한 평생 그리움의 감정을 떨쳐 낼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고도의 언어 예술이라 불리는 시를 통해, 이러한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을 맘껏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내라는 명함을 접어놓고 오직 엄마라는 이름으로 일어서야 하는 상황이 두렵지만,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힘 또한 그를 두고 온 그리움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간의 근원적 감정이 농축된 저자의 시어들은 상실로 인해, 그리움과 아픔으로 인해, 아니 그 어떤 이유든 간에 이 시집을 든 독자들에게 그리움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할 것입니다. _김은호(오륜교회 목사)


병원 사역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누구며 가장 인상 깊은 사연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수없는 만남 속에서 생생하게 기억되는 사연이 더러 있다. 
나는 김동균 선생님을 주변의 지인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삼성서울병원 기독교실 봉사자인 허정자 권사님이 자신도 1년 전 직장암 판정을 받고 절망하고 있을 때 성도님들의 기도와 신속한 수술로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면서,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김동균 집사님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셨다. 
병상에서 또는 가정에서 뵈었던 김 선생님은 참으로 선량한 성품과 신실한 믿음으로 병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주변 지인들의 소망과 기도로 완치되기를 바라면서 아내의 극진한 돌봄을 힘입어 하루하루 견디어 나갔다. 암에 좋다는 음식과 쾌적한 공기, 아름다운 환경과 영적 돌봄까지……다방면으로 남편을 살리고자 애쓰고 함께 아파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 받은 사랑으로 그래도 행복하였으리라 말하고 싶다. 
아내 정국인 집사님은 여성 특유의 모성애와 애정, 그리고 신앙의 힘으로 최선을 다했다. <행복총량법칙>에서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미워도 할 것을 / 좀 싫어도 할 것을 / 좀 무시하기도 할 것을 / …… / 당신 덕분에 너그러울 수 있었어요”라는 구절은 사랑으로 27년을 살아온 아내의 간절한 독백이요, 죽음 앞에 이르는 동안 그 고통을 이겨나갈 수 있는 에너지와 힘이었다. 오로지 남편을 살리고자 하는 일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어느 날 그의 죽음 소식을 들었다. 천국에 보내 드린 아내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했다. 몇 달, 아니면 몇 년 동안 만나던 환우가 세상을 떠나고 나면, 그 병상을 보면서 허전함이 몰려온다. 하물며 수십 년간 동고동락한 남편의 빈자리는 어떨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 고통의 시간들을 삭여가며 있는 그대로 쏟아낸 글들이 책으로 엮어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그를 두고 오는 길》이 오늘도 병상에서 신음하는 환우와 가족에게 진실된 위로를 주고 ‘내 마음을 대신 써준 것’이라는 동병상련을 나누는 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_김정숙(온누리교회 부목사, 삼성서울병원 원목)

 

김동균. 그는 중앙일보 기자였고, 나의 좋은 선배였습니다. 선배를 처음 만났던 때가 기억납니다. 20여 년 전 태곳적부터 마초의 섬이었던 듯 상남자들만 득시글대던 편집국 사회부에 생초짜 사건기자가 됐던 때였습니다. 당시 사회부는 젊은 기자들이 주축이 된 사건팀과 각종 사회부처에 출입하는 시니어 기자들로 이루어졌는데, 우리는 시니어 선배들을 ‘상원’이라고 불렀습니다. 김 선배는 그 상원의 막내였죠. 물론 저에겐 까마득한 선배였고요.
저는 대화라는 것을 몇 개의 단어와 ‘버럭’으로 일관하는 상남자들의 화법에 애를 먹었습니다. 알아들을 수가 없었죠. 그때 천지사방을 분간 못하던 저에게 전후좌우를 조근조근 설명해 주며 비로소 그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해준 사람이 김 선배였습니다. 선배는 항상 육하원칙에 따라 또박또박 직설적으로 말했고, 때론 개인적 장단점을 콕콕 집어내 가며 말하는데도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독특한 재주가 있었습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선배가 들으면 화낼지도 모르지만 저는 김 선배에게 일종의 ‘자매애’를 느꼈습니다. 상남자들의 섬에서 알아듣게 말을 해주는 언니 같은 푸근함 때문이었죠.
선배가 영어신문으로 옮긴 뒤엔 아침마다 회사의 피트니스센터에서 보곤 했습니다. 운동하다 짬을 내 제 칼럼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을 개진하곤 했었죠. 저도 잊어버린 제 칼럼을 기억하고 요모조모 지적해 주곤 했지요. 선배는 언제나 유쾌했고, 열심히 일했고, 운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잘 살아왔던 선배가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게 될 줄은 말입니다. 선배가 위험한 병에 걸렸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럼에도 병을 잘 이겨내고 다시 활짝 웃는 얼굴로 만나게 될 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선배의 부고에 한동안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형수님의 시를 보며 순간순간 울컥했습니다. 선배는 밖에서만 좋은 사람이 아니라 집안에선 더 좋은 사람이었더군요. 남편으로, 아버지로서도 이렇게 많은 사랑을 남기고 또 받은 걸 보며 제가 더 큰 위안을 느끼게 됩니다. 
잊을 수 없는 선배! 보고 싶습니다. _양선희(중앙일보 논설위원, 소설가)

저자 인터뷰

1. 홍성사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들의 시편> 시리즈의 첫 번째 책 저자가 되셨는데, 감회가 무척 깊으실 것 같아요. 
네, 감회가 무척 깊다는 것 그 이상이지요. 누구에게 보이려고 쓴 글이 아니라서 극히 개인적인 독백이며, 제 안의 슬픔과 두려움, 불안과 고통이 뿜어 낸 해감들이거든요. 그런 글들이 세상에 나온다고 생각하니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2. 시를 어떻게 쓰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시 자체 혹은 시를 쓰는 행위가 선생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합니다. 
진단 때부터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어요. 수술을 할 수도 없는, 표준적인 치료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태라고 진단받았죠. 당일까지도 너무도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던 남편이었기에, 남편 본인은 물론 식구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처음에는 의료 일지를 쓸 요량으로 메모를 하기 시작했어요. 남편의 매일 매일의 컨디션, 병원 스케줄, 의사의 지시 사항, 진료 시에 질문해야 할 것, 혈액검사 결과, 영양식 메뉴, 식사 시간과 양, 투약 등 이런저런 것들을 빠짐없이 썼어요. 그러면서 순간순간 울컥 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어 그런 감정들을 함께 적기 시작했어요. 그 순간마다 마음이 무너져서 엉엉 울고 싶었지만 남편 앞에서는 울 수가 없었거든요. 제 안에서 터져 나오는 신음을 종이 위에 떨어뜨린 거죠. 그렇게 쓴 것들이 하나하나 모여 노트가 몇 권이 되었어요.
저에게 시를 쓰는 일은 현재의 나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돌아보는 일인 동시에, 아픈 남편과 함께하는 일상에서의 작은 발견이 감탄으로, 경이로움으로, 그것이 다시 감사로 바뀌는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고갈된 제가 새로운 에너지로 채워지고, 더 나아가 소망으로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3. 시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참 여러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삶과 죽음’, ‘만남과 떠남’, ‘기쁨과 슬픔’, ‘사랑이라는 것’, ‘사랑한다는 것’……. 삶 가운데 예고 없이 만나게 되는 고통의 순간, 그 고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우리는 평생 살아가면서 100여 가지의 큰 사건을 겪는다고 해요. 좋은 일, 슬픈 일, 기쁜 일, 고통스러운 일, 후회되는 일, 아쉬운 일, 영광스러운 일 등…….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비로소 나이듦의 경륜과 깊이와 폭을 누릴 수 있게 되나 봐요. 그중에서 만나게 되는 고통이라는 것은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그저 겪어내는 거라 생각해요. 다만 그 과정에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을 때, 세상이 줄 수 없는 평강 속에서 충만함이 넘치게 되죠. 시간이 나를 지나가도록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우리에게 ‘터널은 있어도 동굴은 없다’라는 생각을 놓지 않을 때, 어느샌가 그곳을 지나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4.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이 책이 독자분들에게 어떤 선물이 되었으면 하시나요?
남편이 하늘나라에서 저와 아이들을 볼 때 흐뭇하게 느낄 수 있도록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을 다하려 하고 있어요. 힘든 일에 처해 있을 때는, 사람의 말은 그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아요. 순간적으로 해소는 되죠. 그러나 함께해 줄 때 그 함께해 준 마음과 발걸음이 큰 힘이 되어 주더군요. 따뜻하게 잡아 준 손길, 실컷 울라고 내어 준 어깨, 늘 시간에 종종걸음 치는 저의 형편을 살펴 주고 도움을 준 발걸음들이 아니었다면, 그들의 진정어린 기도가 아니었다면……. 부족하지만 제 글이 고통의 터널 속에 있는 그 어느 한 분의 손에서 ‘함께’라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책이 되면 좋겠어요. 

_쿰회보 저자인터뷰(2015.3.)

저자

정국인
1961년생. 한국 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도카이은행The Tokai Bank 서울지점에서 12년간 근무했다. 평소 건강했던 남편은 자상한 아빠이자 신망받는 기자였다. 아이들 입시도 마치고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무렵, 느닷없이 남편의 발병 소식을 듣게 되었다. 간암 말기였다. 이후 1년을 열흘 못 채운 기간 동안 남편을 간병하고 먼저 떠나보냈다. 과부 된 자의 시린 그리움과 절망의 진창을 포복으로 지나, 지금은 엄마의 이름으로 매일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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