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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데로 임하소서

10,800 12,000

발행일  2000.11.15
상세정보  양장 / 354page
ISBN  9788936504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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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문서선교의 날 기념 ‘올해의 책’으로 선정!

소설가 이청준이 맹인 목사 안요한의 믿음과 삶을 형상화했다. 1981년에 출간된 이후 100쇄 기념판을 출간할 정도의 기독교계 최고의 스테디셀러. 작가는 소설에 등장하는 안요한 목사가 사람들이 가지는 사물을 보는 육신의 눈, 생각하는 사유의 눈, 느끼고 직관하는 영혼의 눈 중에서 그 세 번째의 영혼의 눈이 어떻게 하여 개안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게 한다고 말한다.

★ 초판 발행일: 1981년 7월 15일
★ 100쇄 기념판 발행일: 2000년 11월 15일
★ 초판 표지

무게 431 g
크기 128 × 188 mm

저자

이청준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로서 지금까지 〈별을 보여드립니다〉, 〈서편제〉, 〈당신들의 천국〉 등의 소설과,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 〈놀부는 선생이 많다〉 등의 동화를 썼습니다.

차례

제1부 초원의 축제 / 실낙원
제2부 너와 함께 있으리라 / 그 길의 행인들Ⅰ,Ⅱ
제3부 사랑을 부르는 빛 / 에필로그
쓰고 나서 / 著者 年譜

책속에서

주인공 안요한은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하나님, 곧 자기 아버지의 신을 마음으로 믿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바보스러울 정도로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아버지에게 반발하여 아버지의 교회와 교인들을 골탕먹이는 것으로 성장기를 보낸다. 
그가 대학을 나오고 세상과 부딪치며 살아가는 내내 아버지는 훼방자 같은 존재였던 반면, 그를 둘러싼 세상사는 그의 세속적인 성공을 끝없이 뒷받침해 주었다. 미8군에서의 카투사 생활에 이어 뒷거래를 통해 적잖은 이익을 챙길 수 있었던 통역관 생활, 그리고 급기야는 미국 본토의 군사외국어학교 교관으로 선발되기까지, 누가 뭐래도 그는 행운아였다. 그뿐인가! 예쁘고 착한 아내까지 얻었으니 장밋빛 미래가 눈앞에 환히 펼쳐진 셈이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그의 승승장구하던 삶은 눈부신 미래가 보장된 그 행복의 정점에서 서서히 먹구름에 덮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오른쪽 눈부터 시력이 약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안과병원은 물론 한방과 민간요법까지 동원해 보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두 눈을 실명하고 만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 함께해 주었던 아내마저 두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떠나 버린 후, 그의 삶은 더욱더 어두운 나락으로 빠져 들어간다.
좌절을 이기지 못한 그는 두 번의 자살을 기도한다. 그러나 이 땅에서의 삶을 끝맺음하려는 순간, 그의 삶은 새로운 차원으로 서서히 진입하기 시작한다. 기적과도 같은 주님의 소리를 환청으로 경험하면서, 아버지가 그토록 말씀하시던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하고 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다시금 갱생의 의지를 가지고 집을 나선 그는 서울역과 노량진 등지에서 껌팔이, 구두닦이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부랑자의 생활을 계속하다가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점자를 익히고, 외국의 맹인 복지 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다시 신학교에 다니게 된다.
목사가 되어 돌아온 그는 1979년 봄, 한국맹인진흥회를 만들어서 맹인들을 위한 사업에 투신하여 새빛맹인교회를 세운다. 아버지의 바람이 큰 만큼 벗어나고 싶었던 싶었던 목회의 길. 천신만고 끝에 목사로서, 그리고 맹인으로서 하나님이 부여한 자신의 소임을 성실히 수행하게 된 것이다.

저자 인터뷰

아름다운 꽃은 그 향기와 빛깔로 우리들에게 오래 기억됩니다.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고 빛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향기와 밝은 빛으로 두고두고 기쁨 속에 그를 기억하지요. 이 책 속의 안요한 목사님이 이를테면 그런 사람입니다.
나는 지금도 저 1980년 가을 ‘안 목사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합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그의 어둡고 고난스런 삶 속에 누구보다 밝은 영혼의 빛과 믿음의 향기가 가득함을 보았을 때의 깊은 감동과 기쁨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아름다운 삶의 빛과 향기를 우리 ‘세상의 빛’으로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한 편의 글을 썼습니다.
그 소설 《낮은 데로 임하소서》가 나온 지 어언 20년. 다행히 내 서툰 이야기 속에서도 그의 영혼의 빛과 믿음의 향기는 시들음이 없이 늘 아름답게 살아 있어 지금까지 일백번째의 인쇄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인사말씀 : 《낮은 데로 임하소서》 100쇄 출간에 즈음하여]

오직 성령님의 역사하심으로 부족한 작은 종의 삶을 담은 《낮은 데로 임하소서》가 탁월한 작가의 수려한 문체와 귀한 믿음의 출판사를 통해 ‘믿음의 글들’의 첫번째 열매로 태어난 지 어언 20년. 기독교 문학으로서는 처음으로 100쇄 출판을 하게 된 것을 기쁨의 감격으로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부족하고 보잘것없는 저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 사용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오늘의 값진 자리에 이르도록 성원하여 주신 독자들의 애정에 부끄럽지 않도록 주님이 세상에 오신 목적과 그 사랑을 더욱 더 전함으로써 주님의 뜻을 이루는 데 일익이 되기를 다짐합니다.
고난을 유익으로, 화를 복으로 바꾸어 주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을 모든 사람이 깨닫도록, 아울러 낮은 곳에 임하신 주님의 겸손과 사랑을 본받아 비록 풍요로움을 누리는 우리의 시대이지만 아직도 소외되고 낮은 곳에 있는 이웃을 보살피며 주님을 만나지 못한 심령들에게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나의 땅끝에서 주님의 사랑을 전하기를 소원합니다. 

– 새빛맹인교회 안요한 목사(소설의 실존 모델)


[홍성사 vs 《낮은 데로 임하소서》]

《낮은 데로 임하소서》는 진정 홍성사를 움직였고 지금도 움직이는 책이다. 그 이유는 《낮은 데로 임하소서》가 현재 홍성사 출판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믿음의 글들’ 시리즈의 첫 책이라는 사실에 있다. 아울러 《낮은 데로 임하소서》는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였고 지금도 스테디셀러에 드는 책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홍성사에서 이 책이 차지하는 위치는 100쇄를 넘어섰다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우리 출판사를 ‘움직인’ 책 이야기를 하려니 부득이 옛일을 거슬러 들추어야 하는 지난함을 무릅써야겠다. 1970년대 후반, 정병규 선생이 주간으로 있던 홍성사 편집팀은 당시로서는 드문 인문교양서를 기획(‘홍성신서’)하여 출판계에 이변을 일으킨다. 1978년 1월에 나온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삶이냐》를 선두로, C. 라이트 밀즈의 《사회학적 상상력》, J. K. 갈브레이드의 《불확실성의 시대》 등 연이은 홍성신서들이 예상치 못한 반응과 베스트셀러 행진을 계속하는 이변을 낳았던 것이다. 이 무렵 홍성사는, 이윤기 선생이 《무지개와 프리즘》에서 자신의 인문대학이었다고까지 말한 ‘홍성신서’를 비롯 10여 가지가 넘는 일반 교양 시리즈에 주력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대학생들과 지식인 사회에서 ‘홍성신서’는 하나의 필독 텍스트로 통할 정도였다.
그러나 홍성사는 출판의 방향을 일대 전환하게 되는 위기(또는 기회)를 맞는다. 그 계기는 외부로부터 부도라는 이름으로 주어졌는데, 그 와중에 <낮은 데로 임하소서》가 오롯이 놓여 있다. 지금은 홍성사가 펴내는 책들의 대종이 기독교 세계관을 담고 있거나 다루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초기만 해도 인문 교양에 주력하고 있었다. 현재 기독교 출판사와 서점가, 그리고 독자들에게 ‘믿음의 글들’이라고 하면 단박에 알아들을 정도인데, 그 시리즈를 알리고 이름 그대로 참 ‘믿음의 글들’로 만들어 준 바탕이 바로 《낮은 데로 임하소서》였다. 당시 설립자인 이재철 사장(현 스위스 제네바한인교회 담임목사)의 ‘고백’에 따르면, 《낮은 데로 임하소서》는홍성사를 인간의 명예욕과 성취욕으로부터 건져 내어 본디 세운 정신인 ‘여호와의 영광’을 위한 출판의 길을 가게 한 첫 걸음의 책인 것이다.


[《낮은 데로 임하소서》 출간에 얽힌 비밀]

《낮은 데로 임하소서》가 홍성사 ‘믿음의 글들’ 첫 책으로 나오게 된 데는 결코 간단치 않은 ‘과거’가 숨겨져 있다. 당시 대표이사이던 이재철 사장은 길음동에 있던 새빛맹인교회의 안요한 목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된다. 녹음기까지 미리 준비하여 그를 직접 만나러 간 이재철 사장은, 장장 5시간에 걸쳐 그의 지나온 삶을 들으며 깊이 감동한다. 그리고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곧바로 이청준 선생을 떠올린다. 이미 이청준 선생과는 교분이 있던 터였다. 그리하여 그 테이프를 들고 이청준 선생을 찾아가 그 맹인 목회자의 삶을 소설로 써 줄 것을 청탁하였고, 이청준 선생은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청준 선생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나는 지금도 저 1980년 ‘안 목사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합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그의 어둡고 고난스런 삶 속에 누구보다 밝은 영혼의 빛과 믿음의 향기가 가득함을 보았을 때의 깊은 감동과 기쁨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아름다운 삶의 빛과 향기를 우리 ‘세상의 빛’으로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한 편의 글을 썼습니다.”
이렇게 하여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낮은 데로 임하소서》가 대가의 손에서 빚어지게 된 것이다. 원고를 탈고한 뒤 이청준 선생은 홍성사 측에 두 가지 양해를 구해 왔는데, 하나는 그 작품을 먼저 ‘문예중앙’에 연재한 후 출간하면 좋겠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연재시 애초 결정한 제목 ‘낮은 데로 임하소서’를 일반 독자들을 위해 종교적 색채가 덜 한 ‘떠오르는 섬’으로 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당시는 5공 주도의 ‘국풍 81’이 온 매스컴을 춤추게 하던 무렵이었다.
그런데 전례없는 일이 벌어진다. ‘국풍 81’을 관람하러 온 한 일본인 작가가 한국을 극찬하는 글을 발표하자 ‘문예중앙’의 경영진이 그 일본작가의 장편소설을 게재하기로 일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결국 ‘문예중앙’에는 일본 무명작가의 글이 연재되고, 이청준 선생의 원고는 조판까지 마친 상황에서 빠지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다. 이리하여 《낮은 데로 임하소서》는 당시로서는 드문 ‘전작장편소설’로 살아 있는 기독교 신앙과 삶을 담은 ‘믿음의 글들’ 시리즈 첫 책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밀게 된 것이다.
1981년 7월 16일 ‘믿음의 글들’ 제1번으로 선보인 《낮은 데로 임하소서》는 그 주간부터 곧장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표지에 ‘믿음의 글들’이라고 밝혔을 뿐 아니라, 제목부터가 기독교 문학임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음에도 전국 서점으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처럼 전국적인 반응이 일어나리라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믿음의 글들, 나의 고백》, 이재철, 홍성사, 113쪽).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일화 하나. 이청준 선생은 지금까지도 이 책의 인세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인세 10퍼센트를 새빛맹인교회 몫으로 돌려 주기를 바란 작가의 뜻에 의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 인세는 새빛맹인교회가 자활해 나가는 데 작지 않은 힘이 되었고, 그 뜻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나눔의 100쇄, 100쇄의 나눔]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그 짧지 않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낮은 데로 임하소서》는 끊임없이 독자들과 저 낮은 곳의 이웃들에게 믿음의 향기를 뿌려 왔다. 실존 모델인 주인공 안요한 목사도 변함없이 그 아름다운 삶의 빛을 비추어 왔다. 그리고 마침내 100쇄! 이는 지난날 온갖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어 온 출판사로서는 더욱 각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육신의 눈을 잃고 나서 절대자를 만나는 영혼의 눈을 뜨게 되기까지, 그리하여 새 생명으로 거듭난(重生) 자로서 자기 앞에 주어진 소명의 길을 따라 저 낮은 이웃과 함께한 ‘예수 정신’은 홍성사의 지금이 있게 한 밑힘이 되었다. 게다가 183번의 출간을 앞둔 ‘믿음의 글들’의 주춧돌이 되었고, 홍성사가 ‘영혼의 눈’을 뜨고자 몸부림하는 이 땅 수많은 눈먼 인생들에게 바른 길잡이와 안내자 노릇을 하도록 끊임없이 채찍질해 왔다. 우리가 출판사로서는 큰 영광이 되는 ‘100쇄 돌파’라는 호재(好材)를 맞아 ‘홍보’와 ‘자축’의 이벤트를 여는 대신, 문자매체의 마땅한 혜택에서 소외되어 온 시각장애인들과 글을 읽을 수 없는 이들을 공궤(供饋)하고자 100쇄 기념 오디오북을 내는 이유도 거기 있다.
작가의 말대로, 《낮은 데로 임하소서》의 주인공이 지닌 “영혼의 빛과 믿음의 향기가 지금까지도 시듦이 없이 생명력을 발하고 있”기에, 우리는 앞으로도 살아 있는 책들을 위해 생명을 담아 내는 작업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이 이 땅의 숱한 출판사 가운데 홍성사에게 주어진 소명이라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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