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로 작정한 다음 날,나는 진돗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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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한
2017.1.13
무선 / 232 Pages
9788936512149
죽기로 작정한 다음 날,나는 진돗개가 되었다!
무게 | 250 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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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 128 × 188 mm |
고주한
제1부
제2부
제3부
작가의 말
서러움에 빨리 취기가 올랐는지 걷는 도중에 구두가 보도블록 틈에 걸려 앞으로 고꾸라졌다. 욱신거리는 다리를 매만지니 바지 무릎이 찢어져 있었다. 괴롭고 창피했다. 다리 한쪽을 접고 양손을 차가운 땅에 딛고 일어섰는데 길 가는 사람들이 모두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았다. 그들은 내가 조금 전 포장마차 할머니에게 면박을 당했다는 것과 내 인생이 처참히 끝났다는 것을 알고 비웃는 것 같았다. 어떤 사람은 “네가 그러면 그렇지” 하며 무시하는 듯한 눈빛으로 째려보더니 얼굴을 돌려 가던 길을 재촉했다. 그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나님을 찾았다. _15쪽
한참을 잔 것 같았다. 마치 오랜 시간을 여행한 듯 까마득했다. 눈 주위가 환하게 밝아 오더니 어디선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만,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여기는 내가 세 들어 사는 아파트 십이 층 아닌가? 집사람이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 놓았나? 에이, 시끄러워라….’
이상한 생각이 들자 나는 그 상황을 참지 못하고 눈을 떴다. 잠시 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건 꿈인 게 분명했다…. 나는 망연자실해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놀랍고 황당해서 하늘에 욕지거리를 해댔다. 정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연거푸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내 귀에 들려오는 것은 “우우 월월 우우 멍멍멍” 메아리치는 진돗개 울음소리뿐이었다. _23~24쪽
“세상에는 공평한 것이 별로 없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있어. 바로 시간이라네. 자네가 사계절을 보내듯 인생이라는 계절 역시 동등하게 흘러간다네. 자네도 이 인생의 법칙에서 결코 예외가 될 수 없지. 그러나 자네에게 매섭고 혹독한 겨울이 찾아온다 해도 지혜롭게 견디고 행동하면 따뜻한 봄이 올 거라네.
자네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또 어떤 방법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솔직하게 대면한다면 깨닫게 될 거야. 자네는 지금 이 시간부터 과거로 갈 수 있고 현재의 모습을 과거로 투영해 볼 수도 있어. 그리고 자네와 관계된 미래가 보인다면 그건 나중에 뜻 깊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일세. 너무 복잡한가? 우선 자네의 과거와 현재에 집중하기로 하고 차분히 준비해 보세. 자, 힘들지만 중요한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었나, 친구?” _32~33쪽
“이봐, 친구! 너무 걱정하지 마. 처음엔 누구나 다 그렇게 견디는 거야. 그러니 마음 편히 가져. 조금 후에 내가 ‘뛰어!’ 하고 신호를 보내면 자네는 저 물속으로 그냥 뛰어들기만 하면 되는 거야. 자, 조금 있다가 신호를 줄 테니 기다려. 반드시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 해!” _133쪽
로이스 아저씨가 파키스탄 농장에서 탈출할 때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탈출을 시도하는 일은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처럼 나도 실패한 과거로부터 빠져나와 도전하고 인내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고 다짐했다. 실패한 것은 실패자라는 의미가 아니라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단순한 뜻인 것이다. 이제는 실패한 이유를 어려운 상황이나 불가피한 운명으로 핑계대지 않겠다. 그렇게 한다면 아마도 나는 한계를 정해 놓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도르래처럼 실패한 인생의 굴레를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지금부터는 어두운 과거나 비천한 운명이 나를 지배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나는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자신감이 있다! _184~1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