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전택부 선생의 결혼 50주년을 맞아,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는 이 세대에게 혼인의 중요성과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자 만든 지침서. 현대의 흐름과는 정반대 되는, 어쩌면 고루해 보이기까지 하는 한 노인의 기록이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준다. 토박이 정신과 엄격한 기준을 환기시킬 이 책이 성숙과 완성의 도를 공교히 빚어가려는 부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저자
전택부 호는 오리吾里. 1915년 함경남도 문천 출생. 1940년 도쿄 일본신학교 예과를 졸업하고 1941년 같은 신학교 본과를 중퇴했다. <월간 새벗>과 <사상계>의 주간을 지냈으며, 소천 아동문학상 운영위원장, 서울 YMCA 총무 및 명예총무, 한글전용국민실천회 회장, 한글인터넷추진 총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1958년 이후 <기독교사만필>, <토박이신앙산맥>, <양화진외인열전> 등을 신문에 연재하면서 사건 현장을 중심으로 한 교회사 연구에 정진하였고, 한국 기독교의 수용과 성장을 토박이 신앙인의 신앙역사로 보려는 ‘토박이 사관’을 새롭게 시도하였다. 한글 운동을 한 공로로 1978년 문교부 장관 표창, 1980년 외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부부의 십계명》《가정의 뜻, 금혼잔치 베풂의 뜻》(이상 홍성사), 《월남 이상재의 생애와 사상》(연세대학교 출판부), 《두산 김우현 목사 그 신앙과 사상》(기독교문사), 《토박이 신앙산맥 1,2,3》(대한기독교서회), 《한국 기독교 청년회 운동사》《씨알머리 없는 세상》《자화상을 그리듯이 1,2,3》(이상 범우사) 등이 있다.
차례
헌사 한국 전통혼례의 변천과정 부부의 십계명과 한국 민주화에 관한 연구 정의와 사랑 정의와 가정질서
추가정보
[저자의 말] 혼인은 딱 한번 하는 것입니다. 혼인은 두 사람이 한 사람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순간입니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되지만 혼인은 둘이 아니라 하나가 되는, 그런 신비로운 순간입니다. 혼인은 수학의 원리도 초월하는, 그런 초자연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혼인잔치는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그런 있으나 마나 한 존재는 아닙니다. 돈이 없으면 간소하게는 해도 좋으나 아무렇게나 해도 좋은 그런 유야무야한 존재는 아닙니다. -헌사에서
[저자의 글] “가정의 뜻, 금혼잔치 베풂의 뜻”
우리 민족은 본래 일부일처제의 민족이었다. 한때 조선조에서는 일부다처제와 축첩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그렇게 된 것이지 우리 고유의 풍속은 아니었다.
지금 우리 민족은 물론 일부다처제를 공식화하지는 않고 있다. 그리고 한 남자와 여러 여자와 같이 사는 것을 좋게 여기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아직도 일부다처제의 악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여자들까지 다른 남자들과 음성적으로 같이 사는 일이 허다하다. 더욱이 8ㆍ15 해방 후에는 서양풍습이 들어와 남녀간의 성생활이 극도로 문란해져서 많은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사회문제에 대하여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법적으로는 간음죄, 강간죄 같은 것에 해당시켜서 처벌할 수는 있지만, 이러한 문제는 처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양심이 바로잡아지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이 책을 쓰게 된 첫째 동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양심이 무디어진 사회가 되었다. 문민정부가 새로 들어서면서 도덕성이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온 국민의 양심이 바로잡아지지 않고서는 부정부패도, 경제난도, 해소시킬 수 없을 것이다. 개혁과 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도덕성과 국민 의식이 새로워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에 비치는 청소년문제와 성폭행 문제는 위험수위를 넘어 파국에 이른 것 같다.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사직당국에서는 단속을 강화하고 TV의 청소년 프로를 강화해야 한다는 소리는 높지만 그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소리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가정이 파괴되고 부부생활이 문란하니까 청소년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는 소리는 높지만, 어떻게 하면 가정이 가정다워지고 부부생활이 건전해지는가 하는 소리는 별로 없는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목사가 결혼주례를 할 때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마음대로 나누지 못한다”는 성경말씀은 곧잘 인용하지만, 이혼이나 별거의 풍조를 없애기 위한 설교는 별로 하지 아니한다. 크리스천들도 이혼을 떡 먹듯이 하고 이혼을 하고도 양심의 가책을 못 느끼는 수가 얼마든지 있는데, 이것을 보고도 교회당국은 치료는커녕 묵인하고 있다. 목사가 이혼한 사람에게도 결혼 주례를 해 주고,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거나 남편을 버리는 사례를 보고도 묵인해 주는 그런 시대가 된 것이다. 이야말로 말세의 현상이다.
내가 이번 《가정의 뜻, 금혼잔치 베품의 뜻》을 쓰게 된 두 번째 동기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도 세상의 성도덕이 문란하고 가정문화가 타락하니 이것을 보고 가만있을 수가 없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때마침 올해는 유엔이 정한 ‘가정의 해’이다. 그리고 올해는 우리 부부가 결혼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단순히 세상 풍조에 따라 금혼잔치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젊은이들과 국민들에게 우리 고유의 결혼관을 일깨워 주기 위해 쓰는 것이다. 패역한 세대에 던지는 하나의 메시지로서 이 책을 쓰는 것이다.
여기에는 네 편의 논문이 실려 있다. 다같이 부부사랑과 결혼에 관한 논문이다. 예전에 나는 《부부 십계명》을 낸 바 있는데 이 책은 그 책의 자매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