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구심점이었던 YMCA, 침체와 폐허에서 ‘푸르름’을 되찾기까지
하지만 일제강점기 말기를 지나며 YMCA는 침체 상태에 빠졌고, 625 때는 공산군의 폭격으로 종로의 서울 YMCA 건물이 불타고 말았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날 무렵, 40대에 접어든 저자 전택부 선생은 YMCA에 몸담으며 YMCA의 재건을 위해 불철주야 매달렸다. 건물은 물론 사람과 조직 그리고 무엇보다 YMCA의 정신과 역할을 되살리는 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성과, 후회와 보람, 절망과 희망, 땀과 눈물과 기도의 흔적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1950년대 말~1960년대 말에 이르는 10여 년 세월, 당시 사회상의 단면들을 엿볼 수 있으며, 저자가 걸어온 길-사잇길, 다릿길, 새 길, 바닷길 등으로 스스로 불렀던-을 인도하신 예수님의 명령과 그 명령에 순종하며 말씀 따라 살고자 한 일상의 흔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3부로 되어 있다. 1부에는 신문에 발표된 각계 인사들의 논설과 저자의 사설 등을 실었다.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했던 당시, 재건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디며 돈(건축비)과 사람을 모이게 하면서 밑그림을 그려 가던 저자와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2부에 소개되는 저자의 수상(隨想)은, YMCA가 오늘의 모습을 갖춰가기까지 어떻게 그 토대를 다져 갔는지를 엿보게 한다. 무엇보다 YMCA의 근본정신을 살리며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교회와 사회를 잇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던 저자의 간절한 고백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1~2부에는 많은 현장 사진과 저자의 일상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소개되는데, 이 책에 실린 100여 장의 사진은 청년기를 넘어선 YMCA의 중요한 역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3부에는 YMCA의 이념 연구를 중심으로 발표된 소논문과 논설 등을 실었다. 초창기 YMCA의 역사를 중심으로 이 땅에서 청년운동의 이모저모를 돌아보며, ‘Y맨’의 정체성과 소임 등을 다시 짚어보고자 했다.
한편, 2부에서 ‘추모의 글’로 다룬 금하(錦霞) 신흥우(申興雨, 1883-1959) 박사에 대해서는 전택부 선집 제9권 《인간 신흥우》로, 3부에서 다룬 주요 인물 가운데 월남(月南) 이상재(李商在, 1850-1927) 선생에 대해서는 전택부 선집 제10권 《월남 이상재의 생애와 사상》으로 각각 소개될 예정이다.※우리 시대의 ‘어른 소리’, 그 두 번째
-전택부 선생의 저작물을 하나로 엮다
어른의 경륜과 지혜가 필요하지만 실상은 그리 주목하지도, 존중하지도 않으려는 시대, 홍성사는 이런 세태를 바로잡고 그분들의 소리를 담아 간직하고자 그 첫 기획으로 2002~2010년 시인 구상 선생(1919~2004)의 전집 〈구상 문학 총서〉(전10권)를 간행한 바 있다.
두 번째로, 2015년부터 전택부 선생이 남긴 저작물 가운데 17종을 선별하여 〈전택부 선집〉(전19권)을 내고 있다. 〈전택부 선집〉으로 간행되는 전택부 선생의 저서들은 다음과 같다.
《토박이 신앙산맥》(전3권, 2015~2016년 출간),《한국 기독교청년회 운동사》(2017년 3월 출간),《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사》(2017년 12월 출간),《한국 교회 발전사》(2018년 5월 출간),《양화진 선교사 열전》(2018년 11월 출간),《강아지의 항변》,《인간 신흥우》,《월남 이상재의 생애와 사상》,《고희 기념 논문집》,《Y맨의 세계일주기》,《무슨 재미로 사나》,《세상은 달라진다》,《달을 쏘는 아이》,《부부의 십계명》,《자화상을 그리듯이》(전3권·합본), 《남기고 싶은 종로 이야기》,《Y새끼다리들이여》.
한편, 청록파 시인 박두진(1916~1998) 선생의 구도적(求道的) 삶과 신앙의 자취가 오롯이 담긴 그의 시 전집(전12권)을 2019년 완간할 예정이다. 그의 초기 시집 《해》, 《오도(午禱)》, 《인간밀림》을 하나로 엮은 제1권이 2017년 9월 출간되었으며, 이후 2018년 11월 6권까지 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