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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의 항변

23,000

전택부
2019.03.20.
무선 | 300 Pages 
9788936513535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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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잿더미에서 어떻게 일어섰나?
청년들의 구심점이었던 YMCA, 침체와 폐허에서 ‘푸르름’을 되찾기까지
구한말인 20세기 서두, 이 땅에 ‘청년’이란 말조차 존재하지 않던 시대에 결성된 YMCA는 젊은이들을 모으고 그들의 역량을 결집하여 나라의 주역으로 자리매김되게 했으며, 우리 민족이 암울한 현실의 질곡을 헤쳐 나가는 데 지렛대와 등불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말기를 지나며 YMCA는 침체 상태에 빠졌고, 6­25 때는 공산군의 폭격으로 종로의 서울 YMCA 건물이 불타고 말았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날 무렵, 40대에 접어든 저자 전택부 선생은 YMCA에 몸담으며 YMCA의 재건을 위해 불철주야 매달렸다. 건물은 물론 사람과 조직 그리고 무엇보다 YMCA의 정신과 역할을 되살리는 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성과, 후회와 보람, 절망과 희망, 땀과 눈물과 기도의 흔적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1950년대 말~1960년대 말에 이르는 10여 년 세월, 당시 사회상의 단면들을 엿볼 수 있으며, 저자가 걸어온 길-사잇길, 다릿길, 새 길, 바닷길 등으로 스스로 불렀던-을 인도하신 예수님의 명령과 그 명령에 순종하며 말씀 따라 살고자 한 일상의 흔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교회와 사회의 다리, 그 디딤돌이 되려던 영원한 ‘Y맨’의 고백
이 책은 3부로 되어 있다. 1부에는 신문에 발표된 각계 인사들의 논설과 저자의 사설 등을 실었다.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했던 당시, 재건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디며 돈(건축비)과 사람을 모이게 하면서 밑그림을 그려 가던 저자와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2부에 소개되는 저자의 수상(隨想)은, YMCA가 오늘의 모습을 갖춰가기까지 어떻게 그 토대를 다져 갔는지를 엿보게 한다. 무엇보다 YMCA의 근본정신을 살리며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교회와 사회를 잇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던 저자의 간절한 고백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1~2부에는 많은 현장 사진과 저자의 일상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소개되는데, 이 책에 실린 100여 장의 사진은 청년기를 넘어선 YMCA의 중요한 역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3부에는 YMCA의 이념 연구를 중심으로 발표된 소논문과 논설 등을 실었다. 초창기 YMCA의 역사를 중심으로 이 땅에서 청년운동의 이모저모를 돌아보며, ‘Y맨’의 정체성과 소임 등을 다시 짚어보고자 했다.
한편, 2부에서 ‘추모의 글’로 다룬 금하(錦霞) 신흥우(申興雨, 1883-1959) 박사에 대해서는 전택부 선집 제9권 《인간 신흥우》로, 3부에서 다룬 주요 인물 가운데 월남(月南) 이상재(李商在, 1850-1927) 선생에 대해서는 전택부 선집 제10권 《월남 이상재의 생애와 사상》으로 각각 소개될 예정이다.※우리 시대의 ‘어른 소리’, 그 두 번째
-전택부 선생의 저작물을 하나로 엮다

어른의 경륜과 지혜가 필요하지만 실상은 그리 주목하지도, 존중하지도 않으려는 시대, 홍성사는 이런 세태를 바로잡고 그분들의 소리를 담아 간직하고자 그 첫 기획으로 2002~2010년 시인 구상 선생(1919~2004)의 전집 〈구상 문학 총서〉(전10권)를 간행한 바 있다.
두 번째로, 2015년부터 전택부 선생이 남긴 저작물 가운데 17종을 선별하여 〈전택부 선집〉(전19권)을 내고 있다. 〈전택부 선집〉으로 간행되는 전택부 선생의 저서들은 다음과 같다.
《토박이 신앙산맥》(전3권, 2015~2016년 출간),《한국 기독교청년회 운동사》(2017년 3월 출간),《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사》(2017년 12월 출간),《한국 교회 발전사》(2018년 5월 출간),《양화진 선교사 열전》(2018년 11월 출간),《강아지의 항변》,《인간 신흥우》,《월남 이상재의 생애와 사상》,《고희 기념 논문집》,《Y맨의 세계일주기》,《무슨 재미로 사나》,《세상은 달라진다》,《달을 쏘는 아이》,《부부의 십계명》,《자화상을 그리듯이》(전3권·합본), 《남기고 싶은 종로 이야기》,《Y새끼다리들이여》.
한편, 청록파 시인 박두진(1916~1998) 선생의 구도적(求道的) 삶과 신앙의 자취가 오롯이 담긴 그의 시 전집(전12권)을 2019년 완간할 예정이다. 그의 초기 시집 《해》, 《오도(午禱)》, 《인간밀림》을 하나로 엮은 제1권이 2017년 9월 출간되었으며, 이후 2018년 11월 6권까지 간행되었다.

저자

전택부(全澤鳧, 1915∼2008)
호는 오리(吾里). 함경남도 문천 출생. 1940년 도쿄 일본신학교 예과를 졸업하고 1941년 같은 신학교 본과를 중퇴했다. 〈월간 새벗〉과 〈사상계〉의 주간을 지냈으며, 소천 아동문학상 운영위원장, 서울 YMCA 총무 및 명예총무, 한글전용국민실천회 회장, 한글인터넷추진 총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1958년 이후 〈한국 기독교회사 만필〉, 〈토박이 신앙산맥〉, 〈양화진 외인 열전〉 등을 신문에 연재하면서 사건 현장을 중심으로 한 교회사 연구에 정진했고, 한국 기독교의 수용과 성장을 토박이 신앙인의 신앙역사로 보려는 ‘토박이 사관’을 새롭게 시도했다. 한글 운동을 한 공로로 1978년 문교부 장관 표창, 1980년 외솔상을 수상했다.

차례

시작하는 말

제1부 영기로운 산과 7색 무지개-Y가 재기하는 순간
1. 재건을 위한 결심이 서다
2. 나라의 운명과 같이하던 중앙청년회-회관재건운동 취지서
3. 영기로운 산과 7색 무지개-Y가 재기하는 순간
4. 나는 걸인의 앞장을 서겠다-이승만 박사의 모금운동 연설
5. 바람을 타고-돈보다 마음이 아쉬워서
6. 기청회관 재건에 전 시민적 협조를
7. 한국인이 개같이 천대받다
8. YMCA 덕분으로 국제회의에-김동성 씨의 논설
9. 지금도 YMCA에 향수를 느낀다-김재준 씨의 논설
10. 유혹과 성화 때문에
11. 모금도 Y 프로그램의 하나로서

제2부 강아지의 항변
12. 극장 모금은 안할 것을 했다
13. YMCA 모금의 대의성-민중의 소리에 대한 나의 군색한 소리
14. 떼쓰는 인생·가련한 인생 YMCA
15. YMCA와 모심(募心)-그 재건을 앞두고
16. 드디어 4·19로 강타를 입다
17. 자폭의 심정
18. 태풍에도 강행군을 71
19. 5·16으로 다시 강타를 입었으나 105개 기둥을 대지 암반 위에
20. YMCA 모심 행각
21. 풍자로 해서 모심에 성공하다
22. 강아지의 항변-Y 모심 행각이 살생을
23. 악몽의 한 해-1961년을 회상하며
24. 구 일본인 Y 재산을 되찾기까지
25. 화민(化民)과 화민(禍民)의 기도
26. 악의 아닌 모략으로 거액 모금을 하다
27. 돈과 마음
28. 생활과 학문의 허위성
29. 소천(小泉)의 고독-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30. 영친왕의 옛 초석과 〈힘의 군상〉
31. Y 60 회갑을 맞으며
32. 또 한 분 Y맨이 가시다-현동완 선생의 죽음을 슬퍼하며
33. 내가 걷는 길-1964년을 맞으며
34. 어머님 생각-어머니날에 부치는 글
35. 낭심자(浪心者)의 순례
36. 운평선 너머의 공간
37. 내게서 ‘부’ 자를 떼면 병신이 되게요!
38. 나의 총무 취임 인사말
39. 믿음으로 만사성취-Y 회관은 돈보다 기적으로 지어졌다
40. 1965년의 Y의 방향-프로그램을 시작하며
41. 너무나 큰 태풍이었다
42. 청사진
43. Y 회관은 곧 사람이다
44. 나는 곧 다리다
45. 신의의 사회를 이룩하자
46. 구례선 박사의 자서전을 읽고-그의 추도식에서
47. 1965년에도 소원성취 못 하고
48. 사회악에의 레지스탕스-Y 창립 62주년을 맞아
49. 금하(錦霞) 신흥우(申興雨) 박사를 추모하며
50. 1965년 성탄을 맞으며
51. 평화의 오케스트라
52. 겨자씨 한 알이 곧 천국이다
53. 변화된 종로의 기압골
54. 에밀 브루너 박사의 부음을 듣고
55. 베다니의 3남매-Y 식당을 열면서
56. 내 병이 심상치 않다
57. 아직도 갈 길이 멀다
58. 베들레헴 성 아기들의 죽음을 슬퍼한다

제3부 YMCA의 이념-YMCA 초창기 역사를 중심으로
59. 청년운동의 어제와 오늘
60. 파리 기준 개역과 헌장 개정 문제
61. 구원(久遠)의 청년, 월남 이상재 선생
62. 개화의 선봉, 좌옹(佐翁) 윤치호 선생
63. 기독교와 농촌 사업-전계은 목사의 윤리관의 일단면
64. YMCA의 이념-YMCA 초창기 역사를 중심으로
65. YMCA의 뉴 프론티어
66. 한국 와이즈멘의 위치와 자세
발간사 _전국재

*개신교에서는 하나님을 ‘하나님’이라 표기하지만, 〈전택부 선집〉에서는 저자의 원래 표기대로 ‘하느님’이라 표기했다.

책속에서

YMCA는 가난해도 결코 비굴하지 않았으며, 약소해도 권세에 아부하지 않았으며, 국제교류의 선봉에 섰어도 사치하지 않았다. 이러한 YMCA가 겪어온 풍상을 필름처럼 회상하며 또 현재의 불우한 처지를 생각하며 나는 많은 동지들과 지금 더욱 처량해질 따름이다.
재건에의 모금은 재건에의 모심(募心)이다. 모심하는 인생 은 한없이 처량하다. 구걸하고 애소하는데 무슨 법이 있겠으며, 또 무슨 경우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모심하는 심정에는 강제도 애걸이 되고, 애걸도 강제가 되고 만다. 오직 뜻 있는 ‘마음’만이 이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_‘15. YMCA의 모심(募心)’에서

이번 나의 Y 모심 행각은 일생 최고의 해였다. 허나 이 최고의 해가 결국 강아지 형제를 살생한 것이다. 이 추운 겨울밤 어미 체크가 몸을 풀었는데 내가 미처 돌보아 주지 못해 새끼를 잃었다. 그것도 만인이 서로서로 소원성취를 빌어 주는 이 계절에 어미 체크가 참변을 보게 한 것이다. … 문득 강아지의 항변이 들려온다. 무언의 항변! 허나 강하 게 우렁차게 들려온다.
“당신은 값싼 유담뽀 하나로 만복을 바꾸자는 거요? 나를 위로하기보단 Y 회관을 짓자는 술책이 아니오? 당신은 언제 부터 그렇게 예절에 밝고 직무에 충실하게 되었소? 그게 다 Y 회 관을 짓자는 아첨이 아니오? 당신의 이번 거동은 도대체 수상하오! 나를 죽이더니 또 선남과 선녀를 죽이자는 것이 아니오?” _22.‘강아지의 항변’에서

내가 걸어온 인생길은 첫째로 ‘사잇길’이라고 느껴졌다. 둘 사이에 꼭 끼어 있는 좁은 길, 따분한 길, 틈바구니 길이었다. 이 길을 나는 ‘예스’와 ‘노’의 사잇길이라고 부른다. ‘예스’ 하면서 동 시에 ‘노’도 해야 하는 까다로운 인생길이다. 철인들은 이 길을 패러독시컬한 길이라고 하지만 이 길을 걷는 인생은 마냥 골탕을 먹기 마련이다. 양극에서 잡아당기는 통에 몸이 찢긴다.
다음 내가 걷는 인생길은 ‘다릿길’이라고 느꼈다. Y는 교회와 사회 사이에 걸려 있는 다리라고 하지만 나는 곧 다리다.
나는 진정 다리 구실을 했던가? 홍파(洪波)가 들이닥쳐도 무너지지 않는 그런 튼튼한 다리…… 인파가 막 넘나들어도 꾹 참고 견디는 그런 무언의 다리…… 허나 때가 오면 자기 허리를 꺾어서 대적이 건너오지 못하게 하는, 그런 순국의 다리…… 나는 바로 이런 ‘다릿길’이 되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 _33.‘내가 걷는 길’에서

그러면 우리 청년회는 무엇을 해야겠습니까? 이를 위해 우리 청년회는 신학교가 아니지만 성경도 연구해야겠으며, 체육 단체가 아니지만 육체의 힘도 길러야겠으며, 학교가 아니지만 교육도 해야겠으며, 정치단체가 아니지만 민주주의운동과 단체활 동도 해야겠으며, 가정이 아니지만 ‘가정 밖의 가정’으로서 무가 정성(無家庭性)의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운동도 해야겠으며, 호텔업자가 아니지만 따뜻한 분위기의 침식처도 마련하여 손님을 잘 대접해야겠으며, 산업기관이 아니지만 이 나라에서 가난을 없애고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운동도 전개시켜야 할 것이 며, 외교단체는 아니지만 국제적인 친교와 평화를 위하여 세계적 인 조직망을 통해 폭넓은 외교활동도 해야 할 것입니다. _38.‘나의 총무 취임 인사말’에서

나는 이 집성체 즉 Y회관을 곧 사람이라고 본다. Y회관에는 입도 있고 코도 있다. 즉 이목구비와 오장육부를 갖추고 있다. 산 인간과 마찬가지로 희로애락도 있다. 전신에 혈관도 배관되어 있어서 피도 통하고 배설도 한다. 열을 당해 주는 기관 도 있어서 언제나 온 몸에 온기가 유지된다. … Y회관은 곧 사람이다. 그래서 이 사람을 잘 먹이고 잘 입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쉬 죽는다. 깨끗하게 거두어 주고 알맞게 사용하지 않으면 쉬 늙는다. 그래서 건물 관리가 필요하고 이 방면의 전문 간사가 필요하다. 그래서 건물 유지 및 관리에는 철학이 필요하고 Y 간사에게는 신앙이 요구된다. _43.‘Y회관은 곧 사람이다’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 가운데 “나는 곧 길이요”라고 하는 대신 “나는 곧 다리요”라고 한 자가 있다. 이 제자는 곧 YMCA다. Y가 다리일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선언에서 “Y는 성경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과 구주로 믿어 신앙과 생활에서 그의 제자 되기를 원하는 청년들을 하나로 뭉치고 또 그 힘을 합하여 청년들 가운데 그의 나라의 확장을 힘쓴다”라고 했고, 또 “Y는 교회와 사회 사이에 있는 다리”라고 했기 때문이다.
_44.‘나는 곧 다리다’에서
예수님은 우리와는 전혀 다르게 생각하셨다. 겨자씨가 자라서 가지가 무성한 상태가 아니라 그전의 상태 즉 씨대로 있는 원상태를 천국이라 하셨다. 겨자씨 한 알은 지극히 작다. 보잘것없다. 씨 중에도 가장 빈약한 존재다. 허나 예수님은 이 겨자씨를 천국이라 하셨다.
우리 YMCA는 물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허나 자칫하면 프로그램만 생각하다 씨의 상태를 몰각하기 쉽다. 겉에 나타난 것만 보고 그 속의 내적인 것은 잊기 쉽다.
씨가 천국이지 가지가 천국이 아니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리라. 마찬가지로 믿는 하나하나의 개인들이 모여서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이나 시설이 천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리라. 그러므로 1966년엔 우리 모든 Y 직원과 회원이 원상태 로 돌아가서 가지가 무성한 나무보다 작은 씨 즉 겨자씨가 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_52.‘겨자씨 한 알이 곧 천국이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