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국일보 정숙희 기자의 한국 교회를 향한 쓴소리 칼럼
은퇴목사와 후임목사가 돈 때문에 벌이는 법정 공방, 감투를 위해서라면 불법 선거도 마다 않는 목회자연합체, 연봉 많은 교회․성도 많은 교회로 목회지를 옮겨 가는 것을 목회 성공으로 생각하는 풍토, 사례비 외에 따로 지급되는 담임목사만을 위한 각종 혜택(사택관리비, 자동차유지비, 자녀학자금……), 이성과 심각한 불륜을 저지르고도 기도 한 번 하고는 용서받았다는 목사, 돈 없이는 될 수 없는 장로와 권사, 서로 사랑하게 해 달라고 기도해 놓고 돌아서면 싸워 대는 장로, 교인들 생활고는 어찌 되었든 번듯한 ‘성전’만 지으면 목회에 성공했다는 생각, 목사 제조 기관처럼 되어 버린 신학교…….
어느 특정한 교회,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만의 문제인가 싶지만, 한국 교회 곳곳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도 속병이 든 교회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정숙희 기자가 1998년 초부터 2007년 7월까지 약 10년간 <미주한국일보>에 연재했던 칼럼을 묶어 펴낸 《그들은 왜 교회를 떠났을까?》는 미국 이민교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통해 한국 교회의 자화상을 되짚어 보게 한다. 그의 글에는 MBC <시사매거진>이나 <PD수첩>에 나와도 특종감인 사건들이 수도 없이 열거된다. 정말 이런 일도 있을까 싶지만, 이건 예시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교회를 비난하거나 고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반(反)기독교 서적은 절대 아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이것이 곧 우리 교회 일이며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임을 발견하고 각성하고 회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금 높은 곳에 올라가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면 붉은 색 네온 십자가가 수도 없이 보인다. 이렇듯 많고 많은 게 교회인데, 신앙생활을 결심한 누군가가 ‘어느 교회를 다녀야 할지 고민’이라며 교회를 추천해 달라 하면 선뜻 대답하기가 너무 힘들다. ‘어느 교회가 좋은 교회일까?’
이 물음에 정 기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어느 교회든 당신이 다님으로써 좋아지는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다.”
이 책은 너무 쓰다. 그러나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은 법. 읽을수록 교회를 향한 쓴소리가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명약(名藥)이 될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