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만화 성경 《그래픽 바이블》
처음 《그래픽 바이블》의 원서를 펼쳤을 때 사실적인 그림에 한 번 놀랐고, 그림과 번역본이 앉혀진 교정지를 보면서 성경과 꼭 닮아 있는 내용에 또 한 번 놀랐다. 흔히들 만화 성경이라고 하면 아이들이 읽는 학습만화나 스토리 중심으로 구성한 성경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리고 실제로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책들이 그러하다.
《그래픽 바이블》은 근래에 보기 드문 어른을 위한 만화 성경이다. 그러나 만화라고 하기엔 장면 장면의 묘사가 너무 뛰어나 그림 성경에 가깝기까지 하다. 이 책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의 주요 사건과 인물, 그리고 하나님의 구체적인 사역을 뛰어난 통찰력으로 구성했다. 특히 사실적인 일러스트와 술술 읽히는 이야기가 탁월한 조화를 이루며 성경 전체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성경 읽기를 어려워하는 어른들을 위한 책
현대의 많은 크리스천들은 성경을 읽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의 생활은 어떠한가? 매우 분주하며 읽어야 할 책과 자료, 즐길 문화들로 온통 둘러싸여 있다. 신앙적인 부담감 때문에 의무적으로 성경을 읽지만, 실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필요성’은 갖추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크리스천들이 성경에서 멀어졌고, 말씀과 자신의 삶을 연관하는 데 어려움을 갖는다.
《그래픽 바이블》은 이처럼 성경 읽기를 어려워하는 어른들에게 문자로 된 성경으로 들어가기 위한 열쇠를 제공한다. 이 책의 구성을 맡은 마이크 매덕스는 만화 스토리 전문 작가답게 신ㆍ구약 66권 중에서 꼭 필요한 이야기를 골라 잘 요약하여 260쪽 안에 담았다. 특히 만화 성경이 표현하기 힘든 서신서의 내용들도 단 몇 장 안에 짧지만 탄탄하게 구성했다. 그림을 그린 제프 앤더슨은 우리가 흔히 보는 만화 성경류의 그림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그의 그림은 살아 있는 한편의 드라마다. 그는 철저한 인물 분석을 통해 많은 이들이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성경의 인물에서 더 나아가 고통 겪는 욥, 고민하는 엘리사, 말년의 다윗과 그를 시중드는 아비삭을 그렸으며, 이러한 그의 그림은 상상력을 자극하여 우리를 성경 시대로 인도한다.
성경이 읽고 싶어진다
《그래픽 바이블》을 읽고 나면 문자 성경이 읽고 싶어진다. 이렇게 재미있고, 은혜로운 성경을 그동안 왜 펼쳐 보기 어려웠던가! 하나님의 말씀은 들을 귀 없는 자에겐 감춰진 것 같지만, 그 말씀을 듣고자 하는 자에겐 늘 열려 있다. 《그래픽 바이블》을 읽고 문자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말씀에 다시 한 번 귀 기울여 보라. 《그래픽 바이블》은 그런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추가정보
영국 라이온 허드슨에서는 《The Lion Graphic Bible》을 양장본과 보급판 두 개로 나누어 냈고, 한국에서는 1999년도에 문학동네에서 양장본을 계약해 펴낸 바 있다. 홍성사에서 출간한 《그래픽 바이블》은 2004년도에 출간된 보급판을 번역한 것으로 양장본과 내용은 동일하지만 잡지책처럼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장정 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점을 갖고 있다.
첫째, 홍성사의 《그래픽 바이블》은 성경을 토대로 한 원서에 더욱 충실하게 개역개정판 성경을 기준으로 번역, 문자 성경을 더 은혜롭게 읽도록 만들어 준다.
둘째, 기존의 그림 성경들이 독자대상을 ‘어린이’로 했다면, 홍성사의 《그래픽 바이블》은 1차 독자대상이 청년이다. 아울러 성경을 꼭 일독해야 하는 부담감을 갖고 있음에도 선뜻 손을 대지 못했던 초신자를 비롯, 기신자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한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그래픽 바이블》로 성경을 대신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책은 수많은 크리스천들을 다시 한 번 은혜로운 성경의 세계로 이끄는 확실한 계기를 만들어 준다.
셋째, 영어에 관심 있는 성인독자를 위해 《그래픽 바이블》 원서의 영문 텍스트를 별책부록으로 함께 묶어 독자들에게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