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일본’, 두 축을 중심으로
우치무라 간조 사상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조명하는 우치무라 간조
이 책의 원전은 Living for Jesus and Japan: The Social and Theological Thought of Uchimura Kanzo(예수와 일본을 위한 삶: 우치무라 간조의 사회 사상과 신학 사상, 2013)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사회 사상가이자 기독교 사상가 우치무라 간조(1861~1930) 탄생 150년을 기념하여 영어권 독자에게 우치무라 간조의 삶과 사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4년간 공동 연구의 결과물이다. 역사학, 철학, 기독교학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우치무라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그의 사상의 주요 주제들을 따라 집필한 10편의 글을 엮었다. 부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의 1부는 우치무라의 사회 사상을 다루며, ‘세계를 위한 일본’에 관한 그의 사상, 청년 시절 미국 유학 체험, 그의 평화주의, 민족주의와 애국심의 유산을 살펴본다. 2부는 우치무라의 성서 연구와 신학 사상과 관련되며, 그의 성서 연구 방법, 무교회주의, 속죄관, 칭의론과 속죄적 종말론 등을 다룬다.
우치무라 간조가 오늘의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우치무라 간조는 일본의 문화적 특징을 ‘영향력 있는 보편 종교’인 기독교와 연결시키고자 노력했다. 기독교를 ‘일본 최고의 영적 유산’으로 이해한 그는 일본의 영적· 문화적 유산을 국제사회가 이해할 수 있게 하려 했다. 자신이 고백한 대로 우치무라의 삶의 궤적은 ‘예수와 일본’이라는 두 개의 중심이 있는 타원인데, 그 한 중심(Jesus)은 일본에 대한 사랑을 강하고 고결하게 했으며, 또 하나의 중심(Japan)은 예수에 대한 그의 사랑에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삶과 사상을 이루는 이 두 축은 그의 민족주의가 통상적인 의미의 자민족 중심적인 민족주의를 넘어서서 보편성을 띠게 했다. 그의 민족주의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성서에 바탕을 둔 이웃 사랑 및 ‘섭리와 사명’이라는 요소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두 축은 신앙인으로서도 내적이고 실존적인 차원을 넘어 이웃, 사회, 나라, 지역, 세계 등의 공적인 세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그의 신학적 헌신 또한 복음적이고 사회적인 가치를 살아내고 실천하는 것에 방점이 있다.
이 책의 우리말 제목은 미국 유학 시절 그의 성경책 표지 안쪽에 쓴 자신의 묘비명 가운데 마지막 구절이다. “나는 일본을 위하여, 일본은 세계를 위하여, 세계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리고 모든 것은 하나님을 위하여”라는 그의 묘비명에는 그가 추구하고자 한 바와 걸어온 삶의 자취가 집약되어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에도 ‘일본을 위하고 세계를 위하고 그리스도를 위해 바쳐진’ 그의 모든 것이 오롯이 녹아 있다. 깨어 있는 신앙에 바탕을 둔 책임 있는 주체로서 일상성의 신앙을 강조한 그의 삶의 궤적은 참 신앙과 참 삶의 핵심을 말해주며, 오늘의 크리스천이 깨닫고 행해야 할 바를 명확하게 짚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