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던 길을 막고 낮선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수치심과 열등감에 시달리던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면서 밝고 건강한 인격으로 성장한다. 목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신학대학원에 들어간 그는, 목사는 성경을 평생 연구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하나님과 사람과 세상을 더 사랑하고 섬기기 위해 독서에 전념한다. 신학대학원에서 성서 언어인 히브리어와 헬라어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강사로서 신대원생들을 가르치다가 박사 학위 공부를 위해 유학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유학 준비를 마치고 떠나기 전 기도로 준비하던 중 잠깐 낮잠을 자는데 꿈속에서 길을 막으시는 성령님을 만난다. 자신이 전혀 예상치 않았던 선교사로 하나님이 부르심을 깨닫고 그는 공부 먼저 하려던 계획을 수정하고 무작정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뜻하지 않게 선교사로 부르신 하나님의 특이한 개입을 경험하면서 하나님의 부르심과 소명에 대해, 그리고 복음이 무엇이며 선교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독자와 나누고자 한다.
선교 현장에서 깨닫게 된 ‘냄새나는 예수님
저자는 남아공의 빈민촌에서 노숙자 사역을 하다가 그가 알던 것과 또 다른 모습의 예수를 깨닫게 된다. ‘바르고 온전한’ 신학의 울타리 안에 계신 무균 상태의 예수님이 아니라, 빈곤과 질병과 고통 가운데서 죄짓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들 사이에 함께 계시는 ‘냄새나는’ 예수님이다.
이 ‘냄새나는 예수님’에 대한 각성은 분명히 뒤이은 그의 신학교 사역 방식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현지인 지도자와 목회자를 재교육시키고 목회자 후보생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ABBA(Africa Bible Based Academy)는 자체 건물이 없는 이동 신학교다. 즉 가르칠 대상이 있는 곳에 강사들이 찾아가서 지역 교회를 빌려 가르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건축비와 건물 유지비가 들지 않으므로 학비를 받지 않아도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운영될 수 있다. 선교의 본질은 사람이라는 사고에서 이런 구상이 나오게 된 것이다. 선교지에서 많은 선교비가 사람이 아닌 교회 건물이나 신학교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생각을 전환하도록 저자는 요청한다. 선교는 돈이 아니라 사랑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인간애 정신의 재발견
아프리카 현지인들과 함께하면서 저자는 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된다. 그리고 빈곤과 범죄와 고통에 빠지게 된 것이 과연 이들이 저주받은 결과인지 아니면 아프리카를 지배했던 나라들의 범죄의 결과인지 질문을 던진다. 과거에 아프리카 땅에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게 엮어 주는 ‘우분투’ 정신이 있었고 현재에도 희미하게 남아 있음을 그는 보게 된다. 우분투 정신은 한국의 ‘정’, ‘두레’와 유사한 인간애, 인류애라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현지 지도자들에게 이 우분투 정신을 기독교 정신으로 재해석하여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