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만 명에게 빛을 찾아준 안과의사,
실명구호를 위해 아프리카 종단길에 오르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어둠의 대륙
지구상 2억 8,500만 명의 시각장애인 가운데 90퍼센트가 저개발국, 특히 아프리카에 몰려 있다. 안타까운 점은 그들 가운데 80퍼센트가 간단한 치료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에는 인구 100만 명당 안과의사가 1명이고, 그나마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대부분의 안과 환자는 병원에 찾아가기조차 어렵다. 이런 상황인데도 여러 국가와 NGO들에게 풍족하게 지원을 받고 있는 에이즈나 말라리아, 모자보건(母子保健) 분야와 달리 안과 분야에 대한 후원은 미미하다. 현지 의사들 또한 후원을 많이 받는 분야로만 몰리기에 안과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것이 세계에서 시력을 잃는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아프리카 대륙인 커다란 이유다. 안과 분야로만 보면 아프리카는 여전히 어둠의 대륙인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증오를 갚기 시작하다
평범한 안과의사였던 저자는 2001년 일어난 9・11 테러를 보며, 어떻게 저런 무자비한 일을 저지른 것일까 고민했고, 그들이 느낀 증오심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갚겠다고 결심하기 이른다. 곧바로 안과 수술이라는 달란트로 무슬림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할 것을 계획하고, 2002년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처음으로 무료 백내장 수술 캠프를 열었다. 그 후 의료선교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2005년 국제실명구호기구 비전케어를 설립했다. 이 비전케어를 통해 전 세계 38개국에서 14만 명을 진료하고, 2만 명에 가까운 백내장 환자들의 시력을 되찾아주었다.
그러던 중 처음 아프리카 대륙을 방문한 2007년, 스와질란드에는 나라 전체에 안과의사가 단 1명뿐이고, 그것도 남아공에서 온 의료선교사였음을 알게 된 후 아프리카 안과 의료 현실의 처참함을 깨달았다. 이후 많은 사람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를 종단하며 현지인들에게 안과 진료를 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6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시작해 스와질란드, 모잠비크, 짐바브웨, 잠비아, 말라위,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까지 아프리카 동남부 9개국을 종단하는, 바로 이 책의 제목인 ‘눈을 떠요, 아프리카’ 프로젝트를 감행했다. 책을 통해 이 험난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 동행해보자.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말, “너무 늦었어요”
다른 질병들과 달리 안과 질병은 바로 효과가 나온다. 예를 들어, 백내장 수술은 간단하지만 눈이 안 보여 다른 사람에 이끌려 온 환자가 수술 즉시 스스로 걸어 나가는 기적이 일어난다. 이번 여정에서 백내장으로 두 눈 모두 실명해 3년 동안 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케냐의 카바이타 할머니가 수술받은 후 “이젠 내가 가족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눈이 보이니까 딸을 도와서 빵도 만들 수 있거든요.”라고 감격했던 것처럼 눈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이 열리는 것이다.
이처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두 달 동안 수술 후 눈이 보이게 됐다며 소리치고 춤추며 노래하는 사람들,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며 무릎까지 꿇는 사람들, 총 404명에게 빛과 함께 희망을 되찾아주었다. 그러나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 그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너무 늦었어요”였다. 실낱같은 희망을 찾아온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커다란 낙심을 안겨주는, 가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누구나 말리는 목숨이 위태로운 여정이었음에도, 현지인들이 다시는 “너무 늦었어요”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2차, 3차, 4차 ‘눈을 떠요, 아프리카’ 원정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