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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마을 교회 짓기

11,700

저자  장해주
발행일  2014.6.10
상세정보  무선 / 216page / 128×288(mm) / 303g
ISBN  978893650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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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은 자들을 들어 가장 귀한 터를 일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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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복음화율 96퍼센트의 땅끝 마을에 억척 사모 장해주가 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이들이 일궈 낸 기적 같은 이야기

□ 통영 땅끝 마을에 세워졌다 7년 만에 사라진 교회, 그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 땅에 불신자를 향한 교회가 몇이나 있느냐?”
강남에서 사역하던 우리 부부에게 개척이 웬 말이냐 싶어 기도 가운데 들리는 음성을 외면하던 한 사모는 결국 컨테이너 다섯 개를 싣고 남편과 통영 땅끝 마을로 향한다. 연고 없는 마을에 빈손으로 내려가 맨 땅에 헤딩하며 교회를 세워 갔다. 예수보다 태풍을 두려워하는 바닷가 마을에서 부부를 도와 교회를 세운 이들은, 학교도 사회도 외면한 일곱 명의 청소년. 머리를 빨갛게 노랗게 물들이고 힙합 춤을 추는 아이들과 컨테이너를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모자라, 건축의 ‘건’ 자도 모르는 이들이 조선소 폐자재를 주워다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골조를 세우고 사이딩을 치고 지붕을 올리고 내외장 마감을 하고 페인트를 칠하고……. 이론은 하나도 모르지만 몸으로 부딪혀 가며 부부는 하나님의 교회를, 아이들은 저들만의 아지트를 지어 냈다.

□ 미약한 시작, 창대한 사역
‘100미터 미인’이라는 별칭이 붙었을 만큼 멀리서 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여도 자세히 보면 투박한 건물이었지만, 벽체 하나, 못 하나까지도 정성껏 다루며 세운 것이었기에 그 어떤 공간보다 안락하고 소중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예배가 시작되었고, 가족축제가 열렸다. 섬에서 자란 아이들의 장학관이 되었으며, 목회자 가정의 쉼터로 쓰임 받았다. 그리고 이 건축의 경험으로 부부와 청소년, 청년들은 30미터 높이의 예배당을 지었으며, TOG(Tool’s of God) 사역 곧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건축이 필요한 교회와 목회자를 돕는 사역을 감당한다. 예산이 적은 개척교회,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에게 조립식 건물을 올릴 비용으로 튼튼한 목조 건물을 지어 준 것이다.
이 일이 가능했던 것은 그곳에 모인 이들의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었다. 도시에서 사역하던 부부는 촌락 공동체에 무지했고 건축 지식도 전무했다.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고 거리에서 방황하거나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소외된 청소년들이었다. 그들의 모임은 오합지졸이었지만, 그들은 몇 걸음 떼지 못하고 좌절하곤 했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들어 쓰셨고 당신의 방식으로 사역을 이어 나가셨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끝 마을 교회 짓기》는 신도를 모으고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세우는 일뿐 아니라, 말 그대로 교회 건물도 직접 지어 사역해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다. 지금 통영의 그 땅끝 마을에는 교회를 짓고 마을을 품던 이들은 없다. 저들은 각자의 길에서 각자의 사명을 이어 가고 있다. 온갖 고생과 피땀으로 교회를 일궜어도, 그럼에도 교회는 오래도록 쓰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제는 그 교회에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땅끝 마을에서 7년을 보낸 이들은 각자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누군가 지금 그 교회는 없으니 실패한 미션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억척 사모 장해주는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실패에서 배울 교훈은 없을까? 인간의 실패와 상관없이 땅끝 마을 난쟁이들과 동행하셨던 하나님의 흔적은 기록되고 전해져야 마땅하지 않을까?”

저자

장해주
스무 살 차이 나는 아들에게 이모라고 부르라고 강요하고, 약국 봉투에 적힌 나이를 좋아하는 철이 덜 든 여자다. 겉으로 보기엔 씩씩한 것 같지만 겁이 많고, 대범한 거 같지만 소심하고, 강한 것 같지만 여리다. 어린 시절부터 ‘못됐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자라 자신이 정말 못된 사람인 줄 아는 나이브한 사람이다.
스무 살, 손 한번 잡아 준 일곱 살 많은 아저씨 같은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결혼했다. 온실 속 화초처럼 살다 목회자 아내의 삶이 시작됐다. 순수한 열정으로 경남 통영 땅끝 마을로 컨테이너를 끌고 내려가 청소년 쉼터를 만들고, 폐자재로 장학관을 지어 지역 청소년들과 7년간 함께 생활했다.
결혼에 대해 이해하기 전에 아이를 낳았고, 엄마가 되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전에 사모가 되었다. ‘사모는 어떻게 하는 거지?’ 하는 사이에 개척교회 주역이 되어 몸으로 부딪치며 아이들과 교회와 문화센터를 지어 낸 억척대장이다.
스물일곱 살부터 정신분석을 공부했으며 사람의 마음과 가족관계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논문으로 <부부 갈등과 대안>이 있고, 해주가족관계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차례

프롤로그

NO. 01 쉼터를 시작하다
NO. 02 짙어지는 고민은
NO. 03 춤추는 개업식
NO. 04 순식간에 6개월은 지나고
NO. 05 사람의 마음처럼 간사한 것이 있을까?
NO. 06 개미들의 행진
NO. 07 어림없어요, 그런 예산은 없으니까요
NO. 08 아줌마! 도대체 와 그리 사요?
NO. 09 서부의 총잡이들
NO. 10 어느 쪽이든 당신의 선택이에요
NO. 11 어려웠지만 즐거운 걸 어떡해?
NO. 12 어떻게 알고서야 애를 낳겠는가?
NO. 13 제비가 물고 온 구름 한 조각
NO. 14 열정
NO. 15 저, 이제 교회 못 나올지도 모릅니다
NO. 16 100미터 미인
NO. 17 친구 엄마
NO. 18 무서운 지역 정서
NO. 19 여섯 평짜리 사택
NO. 20 모닥불 예배
NO. 21 8·15 홈런
NO. 22 폐자재 장학관
NO. 23 알 박은 구슬 주먹
NO. 24 탄식과 탄식
NO. 25 나의 신 김 실장님이시여!
NO. 26 세 소녀의 아르바이트
NO. 27 한 장도 붙이지 못하고
NO. 28 하나 둘만 해!
NO. 29 우리가 좀 더 잘할게요
NO. 30 하나님은 인력센터 소장님
NO. 31 30/45의 눈물
NO. 32 방게딱지처럼 붙어서
NO. 33 날탱이 잠수 타다!
NO. 34 눈물과 기쁨의 함수관계 : 입당식
NO. 35 제비야! 제비야!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NO. 36 그 유명한 밤 9시
NO. 37 로뎀나무 스케치
NO. 38 지역민의 친구가 되고 싶어서
NO. 39 우려되는 베르테르 효과
NO. 40 호텔리어 : 작전명 왕비를 모셔라!
NO. 41 적과의 동침
NO. 42 거기 누구 없어요?
NO. 43 목수는 어디 있어요?
NO. 44 조이스트 위에서의 데이트
NO. 45 그녀의 머리는 돌머리
NO. 46 꿍쳐 놓았던 비자금
NO. 47 1인치의 아쉬움
NO. 48 캐리비안의 해적
NO. 49 매미야! 매미야!
NO. 50 위용을 드러낸 푸른 초장
NO. 51 아들을 부르신 하나님
NO. 52 베리 굿! 엑설런트!
NO. 53 섬김의 집 프로포즈
NO. 54 83미리 총알
NO. 55 사사학교의 프러포즈
NO. 56 공사 미워!
NO. 57 제발 우리를 도와주세요!
NO. 58 언더우드 선교사
NO. 59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에필로그

책속에서

핑계를 늘어놓을 때마다 성령님은 준엄하고도 진지하게 물으셨지만, 그 뜻 앞에 이제껏 그려 왔던 그림을 내려놓기란 쉽지 않았다. 외면하려 해도 다시 떠오르는 말씀, 불신자를 위한 교회. 그럼 통영 어디에 교회를 세워야 하느냐고 재차 물으며 기도했다. 이상하게도 기도할 때마다 같은 곳을 보여 주셨다. 뒤로 조선소가 보이고, 넓은 들판에 나지막한 언덕.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동네였지만, 조선소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세 시간을 돌아 그곳을 찾았다. 깊이 뿌리 내린 나무 한 그루. 엘리야가 힘을 얻었던 로뎀나무를 닮은 그 나무가 자라는 너른 땅. 마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듯 종교부지만 남아 있었지만, 나지막한 언덕은 거대한 산처럼 쉬이 넘기 어려웠다. 그래도 결국 그 땅으로 향했다. 고집스러운 내 마음도, 엄두가 나지 않는 땅값도 해결하실 이 계셨기에.
_10-11쪽, 프롤로그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우리 아이들, 그러니까 최초의 멤버가 된 아이들이었다. 녀석들은 라면을 먹고 나더니, 음악을 틀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성대는 키가 크고, 영록이는 성대보다 조금 작았다. 민철이는 밝은 아이였지만, 통 말이 없었다. 그런데 춤을 추면서는 하나같이 얼굴이 환해지는 게 참 신기했다.
그다음 날, 아이들은 또 다른 아이 둘을 데리고 왔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 또 다른 아이 둘을 데리고 와 3일 만에 모두 일곱 명이 모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민철이를 비롯한 영록, 영일, 연석이와 연결이는 엄마를 일찍 잃은 아이들이었다. 엄마의 따뜻한 사랑이 너무나 그리운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행복해했고, 그들만의 은밀한 ‘아지트’의 탄생을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모이면 말보다 춤으로 감정과 생각, 상처를 표현했는데, 처음엔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춤추는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도 강했고, 말로만 듣던 아이들을 옆에 두고 보니 참 낯설었다. 함께하면서 점차 시간과 욕구를 조절할 줄 알고, 춤추고 담배 피는 시간보다 집 짓는 일에 더 열중하게 되다니.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한 일이다. 아이들은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_14-15쪽 ‘쉼터를 시작하다’에서

지금 생각해 봐도 참으로 얼토당토않은 발상이었다. 나무집이 어떻게 지어지는지도 모르는 이들이 일부터 저질러 놓았다. 대체 뒷감당은 어찌하려고. 하지만 뭔가 저지를 듯한 기분이었다. 함께 라면을 끓여 먹고 남편은 아이들을 데려다 주러 나갔다. 혼자 남은 나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그 밤에 동네를 돌기 시작했다. 바
닥판을 받쳐 놓을 무언가를 찾아야 했다. 컨테이너에 이어 만든 무대 끝에 연결해 사택을 지어야 하는데, 무대 높이가 지면에서 90센티미터가량 높아 사택 바닥도 지면에서 띄워 높이를 맞춰야 했다. 바닷가 부근을 도는데, 눈이 번쩍 뜨이는 물체가 있었다. 시멘트 맨홀 뚜껑더미였다. 레미콘 회사 근처에 방치되어 있었다. 주변을 살펴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기가 막힌 여호와 이레다. 신 난다 .’ 살금살금 그것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누군가 갖다 버린 시멘트 뚜껑을 모으면서, 나는 행복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_28쪽 ‘사람의 마음처럼 간사한 것이 있을까?’에서

특별히 예배가 있는 수요일 밤이면 꼭 모닥불 앞에 모여 앉게 했다. 예수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예배드리자고 하면 도망부터 갈까 봐 속으로 예배를 드렸다.
‘아버지! 지금 예배 시간입니다. 이 아이들이 당신을 잘 알지 못해 자주 예배를 드리자고 할 수 없어 이런 모습입니다만, 지금은 예배 시간입니다. 받아 주십시오.’
아이들에게 베드로, 삭개오, 다윗 이야기를 해줬다. 예배 형식은 아니어도 분명 말씀을 전하는 시간이었다.
_67쪽 블레드 ‘모닥불 예배’에서

세상에나!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방희 사장이었다. 직접 갈비탕 배달을 온 것이다. 우리를 응원하려고 말이다. 원체 말이 없는 분이셨는데 그날도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따듯한 눈망울로 정성껏 대접해 주셨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그 갈비탕 맛! 목마를 때 냉수 한 그릇이 얼마나 달콤한지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눈물이 핑 돌면서 밑바닥에서 무언가가 울컥 올라왔다. 마치 아버지께서 “얘들아! 내가 너희를 위해서 이 과정을 준비했다. 정말 어렵고 힘든 과정이지만 너희가 좀 해줘야겠다. 내가 대신해 줄 수는 없단다. 대신 도울 자는 내가 보내 주겠다” 하시는 것 같았다.
신기한 것은 우리가 만난 응원군은 대부분 예수를 믿지 않는 불신자거나 예수를 떠났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믿는 자들에게는 오히려 배척당하고, 불신자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_87쪽, ‘한 장도 붙이지 못하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