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자들을 들어 가장 귀한 터를 일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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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복음화율 96퍼센트의 땅끝 마을에 억척 사모 장해주가 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이들이 일궈 낸 기적 같은 이야기
□ 통영 땅끝 마을에 세워졌다 7년 만에 사라진 교회, 그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 땅에 불신자를 향한 교회가 몇이나 있느냐?”
강남에서 사역하던 우리 부부에게 개척이 웬 말이냐 싶어 기도 가운데 들리는 음성을 외면하던 한 사모는 결국 컨테이너 다섯 개를 싣고 남편과 통영 땅끝 마을로 향한다. 연고 없는 마을에 빈손으로 내려가 맨 땅에 헤딩하며 교회를 세워 갔다. 예수보다 태풍을 두려워하는 바닷가 마을에서 부부를 도와 교회를 세운 이들은, 학교도 사회도 외면한 일곱 명의 청소년. 머리를 빨갛게 노랗게 물들이고 힙합 춤을 추는 아이들과 컨테이너를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모자라, 건축의 ‘건’ 자도 모르는 이들이 조선소 폐자재를 주워다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골조를 세우고 사이딩을 치고 지붕을 올리고 내외장 마감을 하고 페인트를 칠하고……. 이론은 하나도 모르지만 몸으로 부딪혀 가며 부부는 하나님의 교회를, 아이들은 저들만의 아지트를 지어 냈다.
□ 미약한 시작, 창대한 사역
‘100미터 미인’이라는 별칭이 붙었을 만큼 멀리서 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여도 자세히 보면 투박한 건물이었지만, 벽체 하나, 못 하나까지도 정성껏 다루며 세운 것이었기에 그 어떤 공간보다 안락하고 소중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예배가 시작되었고, 가족축제가 열렸다. 섬에서 자란 아이들의 장학관이 되었으며, 목회자 가정의 쉼터로 쓰임 받았다. 그리고 이 건축의 경험으로 부부와 청소년, 청년들은 30미터 높이의 예배당을 지었으며, TOG(Tool’s of God) 사역 곧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건축이 필요한 교회와 목회자를 돕는 사역을 감당한다. 예산이 적은 개척교회,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에게 조립식 건물을 올릴 비용으로 튼튼한 목조 건물을 지어 준 것이다.
이 일이 가능했던 것은 그곳에 모인 이들의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었다. 도시에서 사역하던 부부는 촌락 공동체에 무지했고 건축 지식도 전무했다.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고 거리에서 방황하거나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소외된 청소년들이었다. 그들의 모임은 오합지졸이었지만, 그들은 몇 걸음 떼지 못하고 좌절하곤 했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들어 쓰셨고 당신의 방식으로 사역을 이어 나가셨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끝 마을 교회 짓기》는 신도를 모으고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세우는 일뿐 아니라, 말 그대로 교회 건물도 직접 지어 사역해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다. 지금 통영의 그 땅끝 마을에는 교회를 짓고 마을을 품던 이들은 없다. 저들은 각자의 길에서 각자의 사명을 이어 가고 있다. 온갖 고생과 피땀으로 교회를 일궜어도, 그럼에도 교회는 오래도록 쓰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제는 그 교회에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땅끝 마을에서 7년을 보낸 이들은 각자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누군가 지금 그 교회는 없으니 실패한 미션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억척 사모 장해주는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실패에서 배울 교훈은 없을까? 인간의 실패와 상관없이 땅끝 마을 난쟁이들과 동행하셨던 하나님의 흔적은 기록되고 전해져야 마땅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