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그리스도교화, 그리스도교의 로마화!
그리스도교와 로마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협력이 로마 역사,
나아가 인류 역사에 끼친 영향을 탐구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진행되는 ‘홍성강좌’의 첫 번째 단행본
홍성사에서 3년 프로젝트로 기획된 홍성강좌의 첫 번째 강좌였던 <로마와 그리스도교>가 드디어 ‘His+STORY 그리스도교의 역사’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한 지 50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는 이 시리즈는 교회사와 세속사를 적극적으로 통합해 그리스도교 역사를 전체사로 다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 시리즈는 “역사에서 개혁의 길을 찾다!”를 표어로 삼고, 오늘날 한국 교회가 어디에서 길을 잃었는지 역사의 경로를 되짚어 보며 차분하게 묻고 찾는 모색의 과정이기도 하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행사들이 많지만, 한국 교회가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디서 길을 잃었는지 역사에서 묻고 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홍성강좌는 교회사의 발전 과정을 장기적 맥락에서 되짚어 보고, 역사 속에서 이루어졌던 개혁의 성과들뿐 아니라 개혁의 운동들이 길을 잃게 된 과정을 살펴본다. 홍성강좌는 세속사를 전공하는 역사가와 교회사가가 협력하여, 교회사와 세속사를 분리시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교적 안목으로 적극 통합하려는 시도다.” 기획위원 박흥식(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새롭게 정리한다
특히 이 기획은 그리스도교 역사를 다루는 번역서들은 넘쳐나지만 정작 한국 학자의 저서들은 아직 드문 현실에서 우리 연구자들의 눈으로 세계 그리스도교의 발전 과정을 새롭게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 중에 그리스도교 역사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 온 학자들을 엄선해 강의와 저술을 의뢰함으로써 학술적 가치를 갖추도록 노력했다. 통상적인 시대구분법에 따라 로마 시대부터 20세기까지의 세계사를 5학기에 걸쳐 다루는 이 기획의 첫 번째 강좌는 역사학회 회장이자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인 김덕수 강사(로마사 전공)가 맡아서 진행했고, 이제 그의 수준 높은 강의를 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로마의 역사에서 울려 퍼지는 성과 속의 이중주
로마가 건국되어 몰락하기까지 1,200년 정도 걸렸다. 동로마제국까지 보면 1,000여 년이 더 유지되지만 이 책은 6세기 중엽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시대까지만 다룬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기원전 753년 이탈리아 반도 중앙에서 건국된 작은 나라가 지중해 세계로 팽창해 가는 과정을 알아본다. 즉 트로이전쟁에서 패한 트로이의 영웅 아이네아스가 유민들을 이끌고 이탈리아 반도의 라티움에 정착해 새로운 문명의 씨앗이 되고, 이후 초대 왕 로물루스를 시작으로 왕정이, 그리고 브루투스를 시작으로 공화정이 수립되어 로마가 지중해 제국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과 그 배경을 탐구한다. 이어서 제국의 변방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그리스도교가 로마까지 전파되는 과정을 알아본다. 1세기 중반부터 시리아, 소아시아, 그리스를 거쳐 중심부인 로마까지 전파된 그리스도교가 다신교적 전통의 그리스로마 세계와 충돌하는 과정과 박해와 묵인이 반복되다가 마침내 4세기 초에 공인되고 4세기 말에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그러나 로마와 그리스도교는 결코 하나가 될 수 없었다. 로마의 문화에는 기본적으로 다신교적 전통과 실용주의 정신이 스며들어 있었던 반면, 그리스도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 믿고 내세의 부활을 준비하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질감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교는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로마의 그리스도화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교황의 여러 직위 중 하나인 대사제(Pontifex Maximus)가 원래 전통적인 로마 다신교의 수장을 지칭하는 말인 것처럼, 그리스도교도 다신교적 전통의 로마 문화에 물들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교의 로마화의 실상과 문제점을 알아보고, 나아가 그리스도교와 로마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협력이 로마 역사와 인류 역사에 끼친 영향까지 탐구한다.
즉 이 책은 ‘로마의 그리스도교화’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로마화’를 추적하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오늘날, 세속사회를 사는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어떻게 교회와 세상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