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여기 광대한 바다에 나와 함께 계시니
저 낯선 땅에서도 함께해 주실 것을 믿는다.”
_1890년 9월 19일 일기에서
로제타 홀 출생 150주년, 내한 125주년 기념,
로제타 홀 유족이 양화진문화원에 기증한 일기들 중 첫 권 출간!
2015년 봄 로제타 홀의 후손은 양화진문화원에 로제타 홀의 육필 일기 일곱 권을 기증했다. 그 일기는 로제타 홀이 한국에 선교사로 들어오던 시기에 기록한 일기 네 권, 두 자녀인 셔우드와 에디스에 대한 육아일기 두 권, 그리고 로제타가 10대에 쓴 일기 한 권이다. 양화진문화원은 그중 어린 시절 일기를 제외한 여섯 권을 영인본과 함께 편집하여 순차적으로 번역‧출간할 계획이다.
《로제타 홀 일기 1》은 그 첫 번째 책으로, 그녀가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1890년 8월 21일 뉴욕의 집을 떠나, 경유지인 일본에 도착한 9월 24일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육아일기를 제외한 나머지 세 권은 한국에 들어오는 과정과 한국에서의 선교활동을 생생히 담고 있다. 육아일기의 경우, 셔우드에 관한 기록은 1902년까지, 에디스에 대한 내용은 출생부터 이질로 사망하기까지 3년 동안의 성장과정을 담았다.
《로제타 홀 일기 1》은 그녀가 한국에 오기 전 발자취를 고증하고 증언하는 귀중한 자료다. 부분적인 편집이 아니라 일기 전체 모습을 그대로 담은 영인본과 한글 번역을 실었으며, 활자로 옮긴 영문도 함께 수록했다. 제1부는 일기 원본 사진 아래에 해당 부분의 우리말 번역을 실었고, 제2부는 로제타 홀이 쓴 일기를 옮긴이 김현수 박사가 활자화한 것이다. 로제타 홀은 필요에 따라 일기 중간 중간에 스크랩을 붙여 두었다. 이 책에서는 그 스크랩을 거둬 낸 사진을 크게 싣고, 왼쪽 페이지 여백에는 스크랩이 붙어 있는 일기의 원래 모습을, 오른쪽 페이지 여백에는 스크랩 사진을 따로 실어 그 내용을 볼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편집을 통해 한국을 위해 헌신한 첫 의료선교사인 로제타의 의료사역은 물론 그녀의 인간됨과 신앙을 독자들이 입체적으로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로제타 홀 일기 1》은 그녀의 공식적인 선교보고서가 아님에도, 그녀가 관찰하고 경험한 바를 상세한 설명과 각종 자료들을 토대로 생생하게 재구성하고 있다.
그녀의 일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내용은 당시 조선에서 고통을 겪고 있던 다양한 환자들에 관한 것으로, 그들이 당면했던 척박한 의료환경은 물론 민중들이 서양 의술과 선교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조명해 준다. 로제타 홀은 시간이 지난 뒤 일기 여러 곳에 내용을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글을 덧붙여, 당시 전보 비용이나 인력거 요금 같은 각종 요금, 기차표, 승선한 사람들의 명단, 여객선에서 먹은 음식 종류, 환율, 병상기록 등 일상의 단면들에 대한 세세한 정보도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