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소개되는 루이스의 편지 모음집
1950년, 51세였던 루이스는 메리라는 이름의 미국 여성과 서신 교환을 시작한다. 메리 부인은 루이스보다 네 살이 많은 미망인이자 작가인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생전에 만나지 못한 두 사람은 이후 13년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영적 교제를 나누는데, 이들의 서신 교환은 루이스가 세상을 떠나기 석 달 전인 1963년 8월까지 계속된다. 《루이스가 메리에게》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 중 루이스가 메리 부인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것이다.
1950년 이후 루이스에게 일어난 일이 비교적 잘 담겨 있고, 루이스의 생애 후반부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 세 가지(1957년 조이와의 결혼, 약 3년 후 조이의 사망, 케임브리지 대학 중세·르네상스 영문학 주임교수 선임)에 대한 루이스의 감정도 언급되어 있다.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메리 부인에게 영적 조언을 아끼지 않은 루이스는 미국의 출판사를 통해 소정의 생활비까지 보내면서 경제적인 도움을 준다. 관절염에 펜대를 잡는 것조차 고통스러울 때도 빠짐없이 답장하려 안간힘을 썼고, 편지 쓰기를 싫어했음에도 ‘시간과 재능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는 믿음으로 감당한 루이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루이스가 뛰어난 작가일 뿐 아니라, 영적 격려와 영적 안내자 역할을 감당한 인간적이고도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130여 통의 편지로 엿보는 ‘인간 루이스’
변증서와 판타지 소설 저자인 루이스 이면의 또 다른 ‘루이스’가 여기 있다. 고양이를 아주 좋아하고, 편지 쓰기를 싫어하며, 신문 기자를 믿지 않고, 수입의 2/3를 남몰래 기부하던 루이스. 루이스의 성격의 일면을 엿보게 해줄 내용뿐 아니라 여러 사건에 대한 그의 감정과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조이가 암으로 죽어가던 때에 함께 그리스를 다녀올 계획에 들뜨면서도 염려하는 모습, 주일성수에 대한 생각, 현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에 대한 그의 의견, <우주 3부작>을 아이에게 읽히지 말라는 이야기, 안수기도 후 기적적으로 회복된 조이 이야기 등등에서 루이스가 어떤 사람인지를 좀더 가깝게 알 수 있다.
크리스마스에는 편지가 너무나 많이 오기 때문에 가급적 보내지 말아 달라는 내용, 조이와 결혼한다는 이야기 후 편지를 주고받던 여성들이 떨어져 나갔다는 이야기 등, 사상서와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인간 루이스의 모습을 본다. 루이스의 형 워렌, 루이스의 아내 조이 데이비드먼이 쓴 편지도 포함되어 있어서 루이스 주변 인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