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과 동행하는 28일간의 도보 여행여성의, 여인에 의한, 여자를 위한 묵상집
《룻기 묵상 28일》은 멀리 타지에서 늦게 신학을 공부하게 된 딸이 고국에 계신 그리운 친정어머니를 위해 날마다 <룻기>를 묵상하고 기록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맨발로 흙길을 걸어 베들레헴에 도착한 나오미와 룻은 베들레헴에서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서로를 의지하며 견뎌 냅니다. 모압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모녀 사이 이상의 애틋함을 나누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와 어머니도 깊은 교감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히브리어 성경과 다양한 번역본으로 <룻기>를 꼼꼼히 읽어 낸 저자는 자연스럽게 룻의 시대로 독자들을 이끕니다. 시대적 배경과 원문의 수사적 특성 등 당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지식을 조목조목 곁들이는 것은 물론, 등장인물들이 내뱉는 단어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섬세함으로 안내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덕분에 몇천 년 전의 이야기지만, 바로 앞에서 보아스가 룻을 따듯하게 바라보고 있는 듯 몰입하며 <룻기>를 묵상해 나갈 수 있습니다.
섬세함이 돋보이는 구술로 여성 독자들에게 친화력 있게 다가가는 책이지만, “여성 성경학도의 주석적 통찰과 본문 관찰이 남성 저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성서강해세계를 얼마나 풍요롭게 보완해 줄 수 있는가를 가늠케 한다”는 김회권 교수의 추천의 말처럼 여성적 시선으로 <룻기>를 읽어 내기 원하는 독자에게도 (성별의 제한을 두지 않고) 전할 만한 책입니다.모압 평지에서 베들레헴까지, 그 28일 여정에 초대합니다
‘내가 서 있는 이곳이 과연 나의 자리인가?’ ‘아무도 보장해 주지 않는 저 길을 가도 될까?’
문득 엄습하는 두려움과 마주할 때,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주저앉고 싶어집니다. 아마 남편과 장성한 두 아들을 타지에서 모두 잃은 나오미도, 청상과부 룻도 그랬을 겁니다. 두 자부는 안간힘을 다해 베들레헴으로 떠납니다. 더 이상 의지할 곳 없는 나오미야 애써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상할 것이 없지만, 룻은 시어머니의 만류에도 낯설고 고된 그 길에 동참합니다. 먼 길 걷느라 부르튼 발이야 쉬면 나아지겠지만, 가서 쉴 곳이 있을지 한눈에 튀는 외양의 이방 여인이 노모를 봉양할 수 있을지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지요.
혹 이 여인들처럼 의지할 곳 없는 외로움 가운데 홀로 계시다면, 다리에 힘이 빠져 한걸음 내딛기도 힘드시다면 28일간 그녀들의 여정에 동참해 보시면 어떨까요? 모압 평지부터 베들레헴까지 친절한 안내자가 동행할 것입니다. 구약성경에서 <사사기> 다음에 위치한 <룻기>는 역사적이고 다소 딱딱한 앞의 성경들에 비해 작지만 이야기의 힘이 있는 책입니다. 4장으로 구성된 <룻기> 본문은 한 시간에도 다 읽을 수 있지만, 4주간 《룻기 묵상 28일》과 함께 날마다 조금씩 <룻기>를 읽어 나가 보십시오. 상한 마음을 치유하는 여행의 힘을 경험하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룻기>의 여인들을 깊이 사귀는 가운데 어느덧 듣게 되실 것입니다. 그들의 삶을 통해 오늘 나에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부드러운 음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