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만의 세계’에 들어가 그의 가시를 품은 엄마 이야기
자녀의 가시를 품기 원하는 이 땅의 모든 엄마들에게 전하는 그림 에세이
♪ “빵집 지나 정육점, 정육점 지나 언덕, 언덕 위의 오두막” ♪
버들부인과 아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입니다. 동네의 몇몇 상점을 지나 숨을 헉헉대며 비탈길을 오르면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 오두막 한 채. 그곳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하고 씩씩한 버들부인과 조금은 특별한 아들이 살고 있지요. 그들은 말을 주고받는 대화가 아니어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친밀합니다.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 한 몸을 이룬 듯, 두 사람의 마음이 맞닿아 사랑으로 단단하게 엮이기까지 그들 사이에는 참 많은 슬픔과 고통이 지나갔답니다. 화려한 도시 너머 작고 침침한 오두막, 그곳에서 그들은 어떤 시간을 보낸 걸까요? 버들부인과 아들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세요!
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하고 씩씩한 버들부인과
조금은 특별한 아들이 살고 있는 오두막
그곳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특별하다’는 표현은 어떤 경우에 쓸 수 있을까. 보통과 구별되는 ‘다름’을 의미하는 형용사 ‘특별하다’는 이 책의 주인공 버들부인의 아들을 수식하는 단어다. 지나가는 “개미 소리도 들을 수 있을 만큼 예민한 귀를 가진” 아들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숲 속의 새소리, 나뭇잎 소리, 물소리를 아주 많이 좋아하는 버들부인의 아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있다. 아들만의 세계는 버들부인조차도 접근할 수 없이 고유하고 비밀스러웠기에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었다. 때때로 아들만의 세계는 삽시간에 산산조각이 나곤 했는데, 그럴 때면 아들은 뾰족한 가시를 한껏 세우고는 비명을 질러 대곤 했다. 자기만의 세계를 잃은 슬픔 때문이었다. 그 세계를 이해할 수도, 접근할 수도 없었던 버들부인은 아들을 원망했다. 아들만의 세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과 손가락질을 견딜 수 없었던 버들부인은 급기야 오두막 문을 걸어 잠그고 집 안의 모든 창을 가린 채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다.
한 줄기 빛조차 스며들지 않는 어두운 오두막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시시로 돋아나는 아들의 가시 때문에 “나만 고통스럽다고 생각”했던 버들부인의 마음을 일순간에 녹인 동력은 무엇일까. 버들부인을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으로 거듭나게 한 힘은 어디에서 솟아난 걸까. 버들부인과 아들, 이 두 사람을 둘도 없는 친구이자 동반자로 단단하게 엮어 준 놀라운 사랑의 비결은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책 속의 글과 그림 면면에 녹아 있다. 수채 기법과 소묘 기법을 교차하여 버들부인과 아들의 슬픔, 고통, 환희 등의 감정을 묘사한 다채로운 그림과 먹먹한 여운을 안겨 주는 글이 어우러지는 한 편의 그림 에세이. 특별한 모자(母子)의 애환이 교차하는 이 작품을 통해 한 생명을 진심으로 품고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반추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