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의 죽음은 그를 지탱하던 신앙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죽은 자의 부활을 믿는다는 의지적 고백과 실존이 다투던 영혼의 깊은 밤. 그를 건져낸 말씀은 고린도전서 15장(부활장)이었다. 말씀을 읽고 또 읽으며 아주 조금씩 살아남을 경험하였다. 하나님은 그에게 위로와 회복을 주시며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너머 부활과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게 하시고, 마침내 “내 잔이 넘치나이다”라고 고백하게 하셨다. 자전적 이야기로 서문을 연 저자 이승장은 그날의 확신 이후 일평생 전한 부활복음의 증거를 이 책에 담았다. 고린도전서 15장을 아홉 가지 주제로 풀어내어, 예수님을 믿지만 생명력과 풍성함을 누리지 못하는 신자들에게는 복음을 되짚는 기회로, 초신자들에게는 복음을 바르게 이해하고 부활 신앙을 소유하도록 인도한다.
내 삶의 족적에는 예수의 흔적이 있는가 우리 교회는 케리그마적 교회인가 복음에 기초한 공동체의 모습은 무엇인가
개인과 공동체를 위한 묵상 질문 ‘하나님과 나’, ‘그리고 우리’ 수록
죄와 십자가, 하나님 나라와 부활의 복음 메시지(케리그마)보다 이 땅에서의 교훈적 메시지(디다케)가 강단을 채운 지 오래다. 이에 저자는 마지막 소명을 다해 외치는 간절한 소리를 담았다. 먼저 복음 초기화 버튼을 누르고 바른 복음을 정의하여 믿음의 혼란스러움을 바로잡는다(1장). 그리고 다시 십자가 앞에 서서 나의 죄 때문에 주님이 하신 일을 묵상한다(2장). 부활을 믿기 힘든 이들에게 증거를 보이며(3장), 부활이 있기에 궁극의 소망이 있는 신자의 삶을 전한다(4장). 그러고 나서 우리가 장차 겪을 부활의 지도를 말씀에 근거하여 펼쳐 보이며(5장), 예수를 믿어도 이 땅을 좇아 달음질하는 이들에게 부활의 삶을 바라보게 한다(6장). 그날 우리 몸의 부활(7장)과 주님의 재림으로 일어날 일들, 그리고 하나님 나라에서의 삶을 들여다본다(8장). 그리고 그날이 오기까지 나의 부르심과 위치의 역할(9장)을 생각해 본다. 각 장의 마지막에 제시된 ‘하나님과 나’, ‘그리고 우리’의 질문은 개인과 소그룹의 더 깊이 있는 묵상을 돕는다.
책속에서
죽은 후에 얻는 영혼의 구원으로 구원을 제한시키는 분이 많습니다. 아닙니다. 주님은 온 우주의 창조주요 통치자요 심판주이시므로, 구원은 사람의 몸과 영혼, 세상의 모든 지역과 영역, 거대한 우주와 미세한 피조세계를 포괄하는 총체적 구원입니다. 죽은 후에 영혼만 천국에 가는 게 아니라, 예수 믿는 그 순간에 하나님 자녀로 영생을 얻습니다. 영생은 죽어서 영혼이 구원받을 뿐 아니라, 주의 재림 때에 몸도 부활하여 새 하늘과 새 땅,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하나님의 생명입니다. _26쪽(1장 ‘복음 되짚기’)
부활을 믿고 바라는 삶은 하나님이 독생자의 대속의 죽음으로 구원하신 자녀들에게 베푸시는 신령한 복입니다. 부활 신앙은 경이로운 은혜의 선물입니다(엡 1:3; 2:8). 우리의 일생도 부활을 믿기 전과 후로 확연히 달라집니다. 부활을 믿고 바라는 성도는 “주님의 죽음과 부활에 연합하여”(롬 6:5) 사는 것같이 살 수 있습니다. 현실이 죽을 것같이 힘들어도 버티고 끝내 이겨 내는 부활의 생명력을 소유합니다. 사도 바울과 함께 담대하게 소리칩시다.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다!”(고후 6:9). _75쪽(3장 ‘부활을 믿다’)
다시 살아나신 그리스도는 현재 살아 계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 매순간 그와 아기자기하게 사랑의 대화를 나누며 사귈 수 있는 특권을 누립니다. 주께서는 지금도 우리의 신음에 귀 기울이시며, 약한 육신과 악한 세상, 간교한 사탄의 시험을 이기게 하십니다. 그리고 주의 나라 위해 일할 지혜와 능력을 공급해 주십니다(엡 1:19). 공동묘지는 인생의 짧음을 알려 주지만, 부활은 죽음의 짧음을 큰 소리로 외치고 있습니다. _92쪽(4장 ‘죽음이 끝이라면’)
그러나 잊지 마십시오.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된 부활의 몸을 입게 된 새 인류는 하늘로 올라가서 영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하늘 위에 거하시는 그리스도(골 3:1-4)는 승천하시던 그 모습대로 다시 오셔서 새 하늘과 새 땅, 곧 새로운 천지와 새로운 인류를 창조하실 것입니다(행 1:11). 그 인류는 더 이상 죄 가운데 지저분하게 방황하지 않으며, 거룩하고 아름다운 주의 형상을 본받은 전혀 새로운 사람들로 변화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궁극 희망이 성취될 것입니다. 인생의 목표는 천국에서 영생복락하는 게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형상을 본받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으로 영원히 하나님과 사랑으로 교제하는 것입니다. 이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나님은 이 땅에서도 우리를 성령으로 조금씩 성화시켜 영광에 이르게 하고 계십니다(고후 3:18). 장차 주께서 다시 오실 때 우리가 홀연히 그와 같이 되어, 주의 참 얼굴, 찬란한 주의 영광을 보게 될 것입니다(요 17:24; 요일 3:2). _148~149쪽(7장 ‘몸’)
일몰이 아름다운 이유는 밤을 지낸 후 아침 해가 다시 힘차게 떠오르기 때문 아닐까요? 머잖아 저도 해가 기울 듯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소멸하는 나의 육체에도 불구하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부활이 있기에 제 누추한 일생도 감히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활이 있기에 우리는 죽음이 찾아와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 고달픈 삶을 하직하는 날, 사랑하는 주님의 품에 안겨 하늘나라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 소멸했던 나의 몸도 다시 살아나서 영원히 주님과 함께 영광스럽고 강한 영의 몸으로 살 것입니다. _196~197쪽(나가며 ‘부활의 복음 때문에’)
차례
들어가며. 복음이 살려 낸다
1장. 복음 되짚기(15:1-3상) 2장. 다시 십자가(15:3-4) 3장. 부활을 믿다(15:3-11) 4장. 죽음이 끝이라면(15:12-20) 5장. 마지막(15:20-28) 6장. 부활을 살다(15:29-34) 7장. 몸(15:35-49) 8장. 그날(15:50-57) 9장. 주의 일꾼(15:58)
나가며. 부활의 복음 때문에
저자
이승장 61학번으로 우리나라 복음주의 학생운동 개척기에 헌신한 일꾼이다. 1967년부터 대학로, 신촌, 관악 등지의 학생들에게, 또한 세계 각지의 유학생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해 왔다. 지금도 복음을 전하며 사람 사랑하고 신앙공동체 세우는 일을 늘 새롭게 해보려고 애쓰고 있다. 전남대 전기공학과 졸업, 런던신학교(London School of Theology) 학부를 마친 후, 대학원에서 성경해석학을 전공했다. 기독대학인회(ESF) 처음 간사, 학원복음화협의회 상임대표로 섬겼고, 영국에서 킹스크로스교회와 갈보리교회, 서울에서 예수마을교회, 낮은예수마을교회, 아름마을교회를 개척 담임목사로 섬기고 퇴임했다. 《성서한국을 꿈꾼다》 등, 몇 권의 저서가 있다. 지금은 숲에서 새소리, 냇가에서 물소리 듣는 걸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