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새 역사는 로마제국의 황궁이 아닌
초라한 다락방에서 태동하고 있었다”
예수님 승천 이후 오늘날까지 세상의 양심을 깨우고 변화시키는 교회!
그 초대교회 형성 과정을 통해 바라보는 한국 교회의 나아갈 길!
다시 내딛는 대장정의 첫발
단행본 《성숙자반》(2007년 6월 발행)이 나온 지 3년, 설교집 <요한과 더불어>(2004년 9월 완간)가 나온 지 6년 만에 이재철 목사의 새 책 <사도행전 속으로>가 나왔다. <사도행전 속으로>는 이재철 목사가 현재 담임목회자로 섬기고 있는 100주년기념교회에서 사도행전을 본문 삼아 설교한 내용을 엮은 설교집이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설교집의 첫 권으로, 100주년기념교회에 취임하여 2005년 7월 17일부터 2006년 3월 12일까지 사도행전 1장과 2장을 본문 삼아 설교한 내용을 묶은 것이다. 한국 개신교의 얼이 응집된 양화진 성지에서 그가 사도행전을 택한 것은, ‘교회의 역사를 밝히고 성도의 행동을 강조하는’ 본문을 통해 오늘날 참된 교회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함이다.
본질에 이르는 통로, ‘순서설교’
사도행전 1, 2장은 예수님이 승천하신 이후 사도들과 성도들이 초대교회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겪고 행한 일, 그들과 함께하신 성령님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교회의 대표적 설교자로 꼽히는 이재철 목사는 면밀한 통찰과 적확한 논리, 교회를 향한 뜨거운 애정으로, 한 구절 한 단어도 놓치지 않고 그 속에 숨은 의미를 찾아 나선다. 이렇게 본문을 한두 구절로 짧게 잡아 순서대로 설교하는 ‘순서설교’를 통해, 독자들은 강해설교에서 맛볼 수 없는 깊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특정 절기와 상관없어 보이는 성경 구절이 어떻게 그 의미를 활짝 꽃피우는지, 성경의 오묘함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주님이 말씀하신 ‘땅끝’의 의미를 비롯해,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초월해 성령님이 함께하신다는 의미, 삶의 전반에 걸쳐 성령님을 의식하며 산다는 것과, 예수님의 부활이 얼마나 현실에 실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또한 사복음서 가운데 마지막인 요한복음의 끝자락과 사도행전 첫머리의 관계, 다락방에서 기도한 사람들의 수와 그 모임에 참석한 여자들에 얽힌 사연, 가룟 유다를 대신할 사람 곧 사도의 자격 요건은 무엇인지 성경적으로 풀어 간다.
오늘날 한국 교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저자의 말처럼 “설교의 목적은 교인들이 하루하루 진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서 살도록 돕는 것”이며, “교회의 역할은 교회를 이루는 사람들을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세워 주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수많은 교회들이 인간의 편의를 위한 인간 집단으로 전락했다. 특히 한국 교회는 돈과 학력으로 얼룩진 장로 권사 제도에 의해 전 세계에서 유독 계급화 서열화되어 버렸다. 교파별로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는 거의 한국에 있음에도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보인다. 오히려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되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리스도인이 전 국민의 4분의 1을 차지하는데도 한국 교회와 사회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지 않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이 같은 질문에 저자는 한국 교회 개혁의 궁극적 목표를 명확히 짚어 주고, 교회가 왜 선교회나 친교회와 구별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 하나 된 교회를 이룰 수 있는지 답한다. 그리하여 종국에는 우리가 세속화되고 곤고한 인간 집단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이 시대를 밝히는 진리의 등대가 될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 서게 하고, 주님의 몸 된 교회로서 그 역할을 다하도록 이끈다.
흥미로운 예화 및 명문名文의 기록
설교를 돕는 여러 예화들도 흥미를 돋운다. 저자가 주님의교회 10년 임기를 마치고 스위스 제네바한인교회를 섬기기 위해 떠났을 때 타국 땅에서 철저한 이방인으로서 느낀 소회, 이영표 선수를 통해 듣는 히딩크 감독의 성공 비결, 오병이어 기적을 믿지 못하던 한 성도의 신비로운 체험,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위하면서도 며느리와 갈등을 겪는 이유와 해결 방법, 믿지 않는 며느리를 교회로 이끈 시부모 이야기,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100주년기념교회 첫 주일 예배를 준비하며 겪었던 에피소드, 교회에서 신실하다고 불리는 남편에게 구박당하는 아내, 주님의교회 목회를 그만두고 싶었을 때 한 성도님을 통해 경험한 주님의 위로와 격려 등의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은혜롭다.
부록에 실린 100주년기념교회 취임사(2005년 7월 10일)와 용인 순교자기념관 위임 취임사(2005년 11월 17일)는 이재철 목사가 주님의교회 목회 이후 교회 목회를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한 결심을 바꾸게 된 이유, 한국 선교 200주년을 향한 못자리판인 양화진 묘지기로서 역사와 시대 앞에서 해나가야 할 일들에 대한 다짐 등이 유려한 필치로, 진솔하게 고백되어 있다.
푸른 삶이 빚어내는 붉은 외침
설교가 힘 있고 아름답다는 건, 설교자가 그만큼 치열하게 지조와 절개를 지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재철 목사의 설교는 특별히 성도의 행동을 강조하는 사도행전 속에서 한층 빛을 발한다. 독자가 비그리스도인이든 평신도이든, 이 책은 복음의 진수를 깨닫고, 묵상하고, 행하는 자리로 인도한다. 또한 그의 설교를 동경하는 목회자들에게는 보다 나은 설교를 준비할 수 있도록 여러 지침과 실제적 도움을 준다. 그동안 이재철 목사의 책을 기다려 온 독자라면 모처럼 더할 나위 없는 해갈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