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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목회자만 바뀌면 모든 것이 바로잡히리라 기대하는 것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다. 목회자 역시 우리와 같이 주일학교를 다니고, 우리와 함께 기도하고, 우리 옆에서 성경공부를 했던 사람이 아닌가. 나의 어릴 적 친구들 가운데도 목사가 되어 목회를 하고 있는 이들이 꽤 있다. 그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이 아니라, 우리 가운데서 나온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그들 안에서 발견되는 약점과 오류들은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타당하다. 그들이 실수했다면 우리도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 그들이 잘못된 야망을 갖고 있다면 우리 마음 안에도 있을 것이다. 다만 평신도들의 권력과 영향력이 교회에서 크지 않아 실수나 야망이 쉽게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그러므로 결국 우리 모두의 문제다.
_12쪽, 들어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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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이었다. 아령을 들고 좌우로 휙휙 휘두르는 김 군 옆으로 코치가 다가왔다.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러 온 것이라고 생각한 김 군은 긴장한 채 더욱 세차게 팔을 휘둘렀지만 아무래도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김 군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동안 바닥만 내려다보던 코치가 이윽고 고개를 들고 입을 여는데, 어떤 헬스장 이야기였다. 그곳이 예전에는 형편없었는데 최근에 확장을 하고 헬스 기계들을 전부 신식으로 교체하면서 대박이 났다는 것이다. 이쪽 헬스장을 다니던 친구들 몇 명도 그쪽으로 가버렸다고 했다. 코치는 상심이 큰 듯 깊은 한숨을 쉬었다. ‘헬스장끼리도 경쟁이 심하구나.’ 김 군은 그렇게 생각하며 곧 잊어버리려 했다.
_18쪽, 1. 운동 좀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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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를 잘 드리고 믿음에서 떠나지 않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에 이르기까지 10여 년 동안 듣는다면 얼마나 지겨울지 생각해 보라. 자신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도 없고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않는 예배에 계속 참여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예배란 ‘참을성 있게 앉아서 들어주는 것’이라고 여기지 않겠는가. 한 아이에 대해 주일학교가 갖는 목표란, 삶의 변화는 고사하고 1년 후에도 교회에 남아 있도록 만드는 것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예배와 그 외의 순서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한 메시지를 반복하게 된다. “계속 교회에 나오너라.” 나는 이 문제가 비단 주일학교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_64쪽, 8. 다음 주에도 꼭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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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교회에 대한 하나의 정형화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다. 교회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띠는 것이 자연스럽고,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시키면서도 다양성을 촉진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의 가르침과 교회의 역사를 통해, 참된 교회가 갖는 몇 가지 특성들을 되새겨 보며 우리의 거울로 삼는 것은 유익할 것 같다. 우리가 참된 교회로 회복된다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상상해 본다.
첫째, 교회는 세련되고 점잖은 사람들이 선뜻 들어가기 꺼려지는 독특한 집단이 될 것이다.
_172-173쪽, 13. 세련된 사람이 가기 힘든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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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한참 이야기하고 나면 늘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교회 내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결정들은 소수의 지도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중략) 그렇기에 지도자들이 깨어나고, 그들이 새롭고 정직한 눈으로 성경과 교회를 바라보기 전에는 교회 내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교회에 대한 많은 비판들은 늘 비슷한 결론, 즉 교회 지도자들이 달라져야 한다는 이야기로 흐르는 것 같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교회는 새로워질 희망이 없는 것인가? 평신도들로서는 목회자들이 변할 때를 기다리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인가?
_178-179쪽, 14. 교회 안에서 시작되는 작은 교회
감사의 글
들어가기 전에
들어가며
1. 운동 좀 합시다
2. 비밀 첩보국의 미션
우리 안으로
3. 상반기 실적 120% 달성
4. 안내자의 역할이 끝나는 곳
5. 다음 주에도 꼭 나와라
6. 우리끼리 주고받는 영광
7. 보리떡을 못 돌려받는 복
우리 바깥으로
8.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니 이제 예수를 믿자?
9. 교회 일이 바빠서 주님의 일은…
10. 고구마, 진돗개가 되는 전도
11. 팔이 밖으로 굽으시는 하나님
12. 천국은 ‘우리’ 예배당 안에
나가며
13. 세련된 사람이 가기 힘든 교회
14. 교회 안에서 시작되는 작은 교회
황인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