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되어 가는 우리 삶에 거는
당돌한 브레이크!
이.웃.을. 위.한. 실.천.서!
나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나를 알아가고 계발해 가는 지식이 필요하다면 함께하는 삶의 풍요로움을 위해서는 이웃을 알아가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다. 가령 입양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주워들은 뜬소문이 아니라 기본적일지라도 실제 현장에서 건져 온 구체적인 정보이다. 어느 날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 도움말을 주고 싶을 수도 있고, 또 그 당사자가 바로 ‘나’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넘쳐나는 자기계발서의 홍수 한켠에 이웃을 위한 실천서 한 권쯤 품어 보는 것도 권할 만하겠다.
나이 들면서 관심 범위가 점점 나 자신․내 가정으로 축소되어, 사는 것은 더욱 퍽퍽해 진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사회적 약자에 대해 고민하던 보석 같은 시절은 있었다. 유명 연예인들의 입양 기사나 국외 입양인 애런 베이츠(영화 <마이파더>의 실제 주인공) 씨의 사연 등을 접하며 요즘 그 관심의 한 자락쯤 떠올렸을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보를 접할 기회 없이 또 하루하루 삶에 쫓기다 보면 모처럼 생긴 관심도 점심시간 한때 커피와 함께 마셔버릴 가십으로 그쳐버리기 일쑤다. 그리고 쪼그라져 있는 내 삶은 여전하다. 무엇이 필요할까?
이 책은 축소되어 가는 우리 삶에 제동을 건다. 거창한 제동은 아니다. 오히려 소박하고 가벼운 오프닝이다. 1부에서는 1950년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고아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던 혼혈고아들을 구하기 위해 헌신했던 홀트 할아버지의 삶과 신앙의 이야기가 잔잔히 소개된다. 그리고 2부에는 국내외 입양을 비롯하여 현재 홀트아동복지회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복지 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와 정보를 담았다. 입양한 부모의 수기, 열 달 동안 뱃속에 품고 있던 아이를 입양 보내야 하는 미혼모의 편지, 입양인이 부모에게 쓴 편지, 중증 장애인 남녀의 결혼식 풍경 등등 우리 이웃들의 생생한 삶의 단면에서부터 다양한 소외계층의 문제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들, 그리고 입양 신청 자격이나 입양인이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방법과 절차 같은 구체적인 정보에 이르기까지 ‘뜬소문’이 아닌 현장의 소식을 만날 수 있다.
사족
이미 여섯 자녀의 아버지였던 해리 홀트는 자신이 깊이 체험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한국의 혼혈고아 여덟 명을 입양했다. 이렇게 시작된 ‘낯선 나라’ 한국과의 인연은 이후 본격적인 입양 사업과 장애인복지 등으로 이어졌고 여생을 바친 그의 헌신은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희망 없이 죽어 가던 수많은 아이들을 새로운 가정의 자녀가 되게 했다.
오늘날, 그들은 성장했지만 이 사회는 여전히 각기 다른 연약함으로 힘겨워하는 새로운 동행자들(고아, 미혼모, 장애인, 노숙인, 결혼이민자, 결식 아동 등등)을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과 가난한 이웃들의 살아있는 역사인 홀트,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그 자취는 강한 자나 약한 자 모두가 이 세대의 온전한 동역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되새겨볼 만한 하나님의 손길을 머금고 있다.
■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사진은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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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트아동복지회는 지난 2005년 10월 12일에 창립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