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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고르: 신앙의 합리성

14,400

토니 킴
윤덕영 (역)
2018. 4. 17
무선 / 192 Pages 
9788936503529

품절

기독교 사상가 키르케고르,
신앙과 이성의 본질적인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신앙에는 합리적인 요소가 있는가?”


키르케고르는 누구인가

쇠렌 키르케고르(1813. 5. 5.~1855. 11. 11.)는 철학의 주제를 로고스에서 파토스로 바꾸고, ‘신 앞에 선 단독자’라는 유명한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이성과 집단 중심의 객관성의 철학을 신앙과 개인의 인격을 강조하는 주체성의 철학으로 바꾼 사상가였다. 무엇보다도 진리의 교리는 있으나 진리의 정열과 경외감이 사라진 당대 기독교 세계에 기독교의 본질을 일깨워 주려 했던 투사였다.
또한 키르케고르는 42세라는 짧은 생애를 살면서 양적으로 방대하며 질적으로 풍성하고 깊이 있는 저술을 남겼는데, 철학자 피터 크리프트(Peter Kreeft)는 자신의 저서 《소크라테스와 키르케고르의 만남(Socrates Meets Kierkegaard)》의 서문에서 2000년 철학사에서 지성과 상상력, 진리와 아름다움, 철학과 시, 객관과 주체를 결합했던 플라톤에 필적할 만한 사상가는 키르케고르 외에는 없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키르케고르 사상의 중심인 《철학의 부스러기》를 분석한다
키르케고르는 20권의 저술과 25권의 일기를 포함하여 45권의 저서를 남겼는데, 그의 저술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철학서적, 강화집(기독교 설교집), 일기이다. 일반적으로는 키르케고르의 저술들 가운데 《죽음에 이르는 병》(1849)과 《불안의 개념》(1844)이 잘 알려져 있다. 전자는 ‘절망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고, 후자는 ‘불안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다분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심리학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들이다. 그러나 키르케고르 사상의 중심이 되는 책은 《철학의 부스러기》(1844)와 《철학의 부스러기의 결론적 비학문적 후서》(1846)이다. 이 두 책은 그의 저서 가운데 신앙과 이성의 문제, 영원과 역사의 문제, 신과 인간의 문제, 진리의 주체성, 절대적 역설 등을 다룬 가장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저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절대적 역설은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고 오직 주체적인 신앙의 비약을 통해 알 수 있는 진리인데, 신이 인간이 되어 영원자가 시간 속에 들어온 성육신의 계시적 사건을 가리킨다. 이런 개념들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신앙의 합리성’은 키르케고르의 주장과 반대되는 것이 아닌가?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신앙과 이성의 본질적인 관계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철학의 부스러기》는 한마디로 ‘진리를 알 수 있는가? 진리를 알 수 있다면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은 철학(이성)인가 신앙인가?’라는 물음을 다루고 있다. 본래 신앙과 이성은 인간 사유의 상이한 영역을 차지하기 때문에 논쟁적일 수밖에 없다. 이성 중심의 입장에서 철학과 신학을 전개한 칸트, 헤겔, 슐라이어마허 등의 사상에서는 초월의 영역이 닫혀 있거나 막연한 가설로 설정되어 있지만, 키르케고르는 초월, 즉 영원하고 절대적인 신을 ‘오직 신앙’으로 알 수 있다고 답한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인 “신앙의 합리성”은 키르케고르의 주장과 반대되는 것이 아닌가? 대부분의 사람은 키르케고르가 신앙과 이성에 절대적인 차이를 주장했다고 알고 있다. 절대적인 의미에서 보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철학의 부스러기》에서 나타나는 신앙과 이성의 관계에 관한 클리마쿠스(키르케고르의 가명 저자)의 입장을 분석해 보면, 신앙과 이성의 관계의 긴밀함이 자명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키르케고르가 이성은 초월적인 것의 존재를 긍정하는 과업을 어느 정도까지는 수행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즉 그의 “이성은 해임되었다(the reason is discharged)”라는 선언은 신앙 안에서 교만한 이성을 폐위하고, 회개함으로 중생한 이성이 신앙을 완성시키는 충직한 신하로 제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성이 신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을 완성시키는 신의 선물이라고 키르케고르가 주장했음을 이 책을 통해 밝혀나갈 것이다.

무게 388 g
크기 150 × 235 mm

책속에서

필자의 핵심 주장은 영원성에 대한 신앙은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합리적 신앙’이라고 하는 것과 ‘신앙의 합리성’은 다르다. 필자가 주장하는 신앙의 합리성은 신앙과 이성이 만나는 교차로가 있으며, 신앙에도 이성이 역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 요소와 객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클리마쿠스가 세계와 종교를 단일체로 이해한 헤겔 사상에 적대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진리를 사유할 수 있다는 데는 동조적이었으며, 영원성에 대한 신앙에는 합리성이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1장_ 《철학의 부스러기》 읽기(33쪽)

《부스러기》에서 클리마쿠스는 진리 문제에 관한 신앙과 이성의 복잡한 속성을 고찰하기 위하여, 두 가지 방법으로 출발할 것이다. 첫째는 이성을 사용한 철학의 방법인데, 진리에 대한 내재적 관점, 다시 말해서 진리가 세계와 개인에게 내재해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둘째는 신앙의 방법인데, 진리가 개인의 실존 세계의 바깥에 존재한다는 믿음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2장_ 진리와 관념(43-44쪽)

결론적으로 클리마쿠스는 이 세상에서 인간의 참된 행복은 생의 의미를 찾은 결과로 얻어지는 것인데, 그것은 신앙을 통하여 성육신 역설에 정열을 쏟아 헌신하는 데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클리마쿠스는 유한한 실존 세계 안에서 인생이나 실존은 그 자체로는 성육신 역설에 대한 신앙 밖에서는 단지 ‘무의미하고 하찮을’ 뿐이기에, 세상에서 참된 행복을 성취하는 데 핵심은 성육신 역설에 대한 신앙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또한 인간 생활이나 실존은 역설과의 관계에 관여할 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절대자와 인간의 질적 차이 때문에 ‘인간 실존이 성육신 역설의 특별 사건을 초월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할지라도, 신앙의 정열을 통하여 성육신 사건을 객관적 또는 관념으로 전유할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5장_ 신앙과 이성의 관계(147-148쪽)

비록 신앙이 이성에 대하여 우위적 힘이 있음을 규명하기 위해 인간 실존에서 이성이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반대했을지라도, 클리마쿠스는 이성은 영원한 존재인 신과 관계를 맺게 하고 인간으로 하여금 한계 저편으로 건너가도록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서, 클리마쿠스는 이성의 긍정적 측면을 제시함으로써 기독교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근거로 삼고자 하였다. 클리마쿠스는 신앙의 객관적 측면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만일 누군가가 “신 앞에 홀로 설 때까지 실존의 길을 걸어간다면” 그 사람은 “기독교인이 될 것”이라고 클리마쿠스가 생각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는데, 클리마쿠스가 신앙의 객관적 측면이 있다고 말한 것은 그런 뜻이 아니다. 대신에 믿지 않는 자에게 기독교는 영원성의 실존 안에 있는 자신의 절대적 불확실성으로부터 해방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합리적인 도박’이다.
6장_ 요약과 결론(174쪽)

차례

옮긴이 서문

1장_ 《철학의 부스러기》 읽기
《철학의 부스러기》에서 신앙과 이성의 문제
신앙과 이성 연구에서 키르케고르의 중요성
《철학의 부스러기》의 진짜 의도
《철학의 부스러기》의 세부 주제들
키르케고르의 가명 저자들

2장_ 진리와 관념
《철학의 부스러기》에서 신앙과 이성의 일반적 문제
신존재 증명의 불가능성: 스피노자의 사례
신존재 증거로서의 종교적 신앙
클리마쿠스의 주체성 개념
《철학의 부스러기》에서 클리마쿠스의 초월론적 비평 분석
후설과 클리마쿠스의 차이점

3장_ 절대적 역설
신이 세상에 나타난 성육신의 역설
성육신 역설의 객관성
경험 변증법과 관념 변증법의 철학

4장_ 실존과 절대 지식
클리마쿠스와 헤겔 철학
헤겔의 절대 관념론: 인식론적 교의와 형이상학적 함의 들여다보기
초월을 제거한 헤겔 철학의 문제점
요약

5장_ 신앙과 이성의 관계
영원한 신앙과 역사적 이성의 차이점
생성
종교적 신앙 대 역사적 믿음
클라마쿠스의 객관성과 주체성
‘실족’의 개념
‘순간’과 ‘조건’
정열, 실존 그리고 신앙
신앙의 비약
의지

6장_ 요약과 결론

참고문헌
색인

저자

토니 킴
미국 토슨 대학에서 경영학을, 고든-콘웰 신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벨기에 루벵 대학에서 종교철학을 전공했으며, 네덜란드 자유대학에서 조직신학으로 박사학위(Ph.D.)를 취득했다. 미국 장로교(PCA)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고,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과 미국 세인트올라프 대학에서 키르케고르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시에 Graduate Institute of Christian Philosophy 대학원을 설립하여 신학과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다룬 《키르케고르: 신앙의 합리성》(2012)과 《God and Human Freedom: A Kierkegaadian Perspective(신과 인간의 자유)》(2015)가 있으며 다수의 논문이 있다.

윤덕영 (역)
영남대에서 심리학을, 장로회신학대학에서 신학(M.Div.)을 전공했으며,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종교학(Ph.D.) 전공으로 키르케고르와 다석 유영모의 실존 사상을 연구하여 2009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유니온 신학교(VA)에서 교환학생을 지냈고, 웨스트민스터 신학교(CA)에서 개혁신학을 접했으며, 세인트올라프 대학(MN)에서 키르케고르 연구원으로 지냈다. 현재는 파주 삼성교회 위임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