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지 못한 인물 아나니아
핍박자 바울을 형제로 받아들인 사랑, 교회사를 바꾼 벅찬 순종
아나니아에게 배우는 제자도
바울은 어둠 속에 자기를 부르는 목소리를 듣는다. “형제 사울아.” 다메섹 도상에서 눈이 먼 그가 눈을 다시 떴을 때 본 사람은 바로 아나니아였다. 다메섹의 경건한 제자였던 아나니아는, 악명 높은 핍박자 바울이 자신을 기다린다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찾아온다. 과연 아나니아는 주님 명령이 반갑기만 했을까? 도망치거나 거부하고 싶지 않았을까?
『아델페 아나니아』는 바울에게 베푼 아나니아의 용서와 보살핌에 주목한다. 성도를 잡으러 다메섹에 온 바울이, 다메섹 성도들의 보호 아래 피신하게 되는 기이한 상황. 그 사이에는 원수를 사랑한 아나니아가 있었다. 가장 꺼려지는 사람, 외면하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 치유의 손길이 되어준 아나니아. 땅끝까지 교회를 세우고자 하시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한 아나니아. 『아델페 아나니아』는 아나니아를 제자의 모델로 제시한다.
제자란 무엇인가? 교회는 어떻게 세워지는가? 『아델페 아나니아』에서 우리는 평신도와 사도, 유대인과 이방인을 넘어 모든 성도를 통해 일하시는 주님을 만난다. 곳곳에 곁들여진 베드로와 고넬료의 만남, 집사 빌립의 전도 이야기는 편견과 차별 없이 누구든지 지상대명령에 참여하는 초대교회의 역동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주님의 몸
책은 사도행전 9장에 숨은 아나니아의 내적 갈등과, 당시 다메섹의 상황을 장면 장면에 담아낸다. 1부는 불편한 주님 명령에 마주한 아나니아의 씨름에 우리를 초대한다. 왜 박해자의 앞잡이를 만나라고 하시는가? 찾아오시는 타이밍도, 상세주소까지 불러주시는 명령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2부에서 독자는 아나니아의 가슴 시린 순종을 본다. 만감이 교차했을 거리를 지나 집구석에 앉아있는 바울에게 가서, 핍박자를 형제라 부르며 세례를 베푼다. 그다음 다메섹 성도들의 새 식구로 그를 맞이한다.
우리는 바울의 시점이 아닌 아나니아의 시점을 따라, 성도 개인과 그를 통해 살아 움직이는 그리스도의 몸을 본다. 『아델페 아나니아』에서 아나니아는 온몸으로 그리스도인이란 무엇인지, 그리스도인 공동체란 어떤 것인지를 나타낸다. 아나니아는 바울에게 기적을 베푸는 예수의 손길이자, 자기 마음을 찢어 한 몸이 되어주시는 그리스도의 품이었다. 저자는 말한다. “원수를 사랑하는 복종이 교회를 세운다.” 『아델페 아나니아』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세례, 용서, 형제사랑,… 이 모든 교회의 신비를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새신자부터 소그룹 리더까지 모두 읽어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