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그림자 뒤에서 믿음으로 살았던 2인자들을 주인공으로 세운 ‘위대한 2인자 시리즈’ 제4권 《아모스》가 출간되었다. 하나님을 섬긴다 하면서 금송아지로 상징되는 재물과 안락함을 숭배하던 북이스라엘의 기만과 위선을 폭로하는 이 소설은 오늘날 교회의 모습을 배경으로 쓴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갈라져 있던 주전 8세기, 유다는 웃시야 왕의 통치 아래에서 번창하고 있었다. 아모스의 집은 유다 예루살렘에서 조금 떨어진 드고아에서 양을 치는데, 대제사장 헬렛의 종 요람(Joram)이 가져오는 멀쩡한 양을 받고 흠 있는 양을 바꿔 주는 일을 한다. 아모스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가족들은 거기에 대해 말을 아낀다. 진실을 알려는 갈등 끝에 집안의 비밀을 알게 된 아모스는 어느 날, 양을 가지러 온 요람을 빈손으로 돌려보낸다. 제사장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바치는 흠 없는 양을 거절하고 흠 있는 양으로 바꾸게 만든 뒤 양을 바꾸었다고 벌금까지 매기는 짓을 자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설은 아모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장면에서 일대 전환을 이룬다. 유다 출신으로서 북이스라엘에 가서 그들의 멸망을 선포해야 하는 아모스는 자신의 운명이 괴롭다. 그의 고뇌는 작품을 관통하면서 지배층과 백성들, 그리고 시대와 불화를 일으킨다. 가난한 사람들의 ‘얼굴을 땅에 갈고’, 율법을 업신여기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경제적 번영과 나라의 부강함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었다. 작가는 이스라엘 백성과 우리의 모습이 다르지 않음을 보여 준다. 《아모스》는 오늘날의 교회에 주시는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이다.
종교적인 삶, 경제적 호황, 든든한 군대는 하나님께서 북이스라엘을 축복하신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아모스는 그들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기만을 들추어내고 폭로한다. ‘헐값에 가난한 사람들을 사고 신 한 켤레 값으로 빈궁한 사람들을 사’며, 찌꺼기 밀까지도 팔아먹’는 짓을 그만두지 않으면 ‘마음껏 흥청대던 잔치를 끝장내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병들었으나 병든 줄 모르는 시대에 선포된다. 종교적인 권위를 가진 제사장들의 입장에서 아모스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 장로들이 예수님을 찾아와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세를 주었냐고 따졌던 것처럼 예언자는 과거에나 현재나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아모스》는 화려한 왕궁이나 웅장한 건물이 아니라, 작은 자들을 통해 내려오는 말씀을 증거한다. 병든 시대, 살아 있는 말씀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아모스》는 우리 시대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고, 종교적인 외양과 경제적인 안정감을 하나님의 복으로 착각하지 말고 참 하나님의 말씀을 구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