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에 300명 고아의 아버지가 된 윤기 씨의 뜨거운 삶의 기록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여 목포에 고아원을 세우고 평생을 헌신한 일본인 어머니. 고아들과 똑같은 대접을 받아야 했던 갈등과 두 개의 조국이 주는 고민을 거쳐 마침내 부모님의 헌신을 계승하여 공생원 원장이 된 아들이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회고한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공모 휴먼.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 김수영 감독의 영화 <사랑의 묵시록>의 원작.
정말 어머니는 바보였다.
일본인 찌즈꼬로서의 편안한 삶을 마다하고
산 설고 물 선 이 땅에서 모멸과 가난과 눈물로 얼룩진
한국인 윤 학자로서의 일생을 선택한 어머니야말로 바보 중의 바보였다.
그 바보스러운 어머니 때문에
허기와 싸워가며 쪽바리라는 능멸을 감수해야만 할 때
어머니에 대한 증오는 또 얼마나 컸던가!
그러나 그 아들은 이제 어머니를 더 이상 원망하지 않는다.
원망은커녕 어머니가 걸었던 그 바보스런 길을
지금 그대로 걷고 있다.
한국 고아에 대한 한 일본 여인의 뜨겁디 뜨거운 사랑이
그 아들의 가슴속에서 부활했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어머니를 바보라고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