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아홉,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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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오후 네 시’에 떠나온 무모한 여행
평생을 사모로 살아온 마흔아홉 살 여자의 일탈
그녀의 진(眞)한 ‘자아 찾기’가 시작된다!
□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다
어느 날부터인가 예전의 나와 다른 나는 사소한 일에도 화가 치솟고 지금까지 대체 누굴 위해 산 것인지, 제대로 살기나 한 것인지 혼란스럽다. 성장기에 겪는 사춘기처럼 나이 들며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기엔 중년에 겪는 방황은 저마다 다르고 그 후폭풍의 편차도 크다. 딸, 동생, 언니, 아내, 사모, 엄마 등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살아온 저자 역시 중년에 들어서자 불쑥 끼어든 불청객의 방문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세상에 혼자 버려진 것 같은 고립감, 사춘기 여학생 마음 같은 혼란스러움을 어쩌지 못하고 방황하던 중, 문득 생각한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잃어버린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인지 몰라. 정말 원하던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인지도 몰라.’ 나보다 우선이던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나에게만 집중하고 싶어도 이내 가족 등 그간의 우선순위에 대한 걱정이 몰려드는 이곳이 아닌, 지구 저편 어딘가로 떠나기로 한다. 내가 누구인지 찾아보기 위해, 내 안에서 외치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기 위해.
□ 프라하부터 프랑크푸르트까지
행선지는 동유럽. 이전의 해외여행과는 조금은 다른 여정이다. 원인 모를 무력감과 허무함의 원인을 찾기 위한, 눈보다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나선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체코 프라하부터 폴란드 오시비엥침과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헝가리 부다페스트,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슬로베이나 블레드, 오스트리아 비엔나, 잘츠부르크, 잘츠카머구트, 장크트 길겐 다시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 독일 퓌센, 로텐부르크, 프랑크푸르트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쉬이 접하기 힘든 다채로운 풍광은, 피로하던 눈에 신선한 자극을 주며 여정을 함께하는 독자들에게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하루에도 수차례 기분이 달라지는 이 마흔아홉의 여성은 비슷한 듯 서로 조금씩 다른 동유럽 나라들을 돌아보면서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기 시작한다.
□ 다시 나로 돌아오다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인간관계에서도 갈등은 일었고 크고 작은 사건도 연일 이어졌지만, 일상에 치이며 다른 이를 먼저 챙기느라 외면해 왔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다른 사람이나 환경을 탓하며 화를 내기보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잃어버린 채 살아왔던 자아와 화해가 이뤄진 것이다.
꿈 많던 소녀 시절처럼 여전히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더 넓은 세상을 소망하고 있지만 그런 나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신의 형상을 닮은 귀한 나 자신을 학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중년이라는 낯선 언덕을 힘겹게 넘고 있다면 호흡을 가다듬고 한번 자문해 보길 권한다. 다시 나로 돌아오려면 우선 나와 만나야 할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