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는 나를 버려도, 주님은 나를 돌보아 주신다.”(시 27:10).
부랑자요 깡패로 떠돌던 청년이 아프리카 선교의 거장으로 성장하기까지
어둡고 외로웠던 날들
몇 번의 결혼 실패 경험이 있는 쉰 살의 아버지와 열네 살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스티븐. 가출을 밥 먹듯이 하는 아버지와 술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어머니 사이에서 끊이지 않는 부부싸움을 보며 속으로 눈물을 삼키는 꼬마 스티븐. 이렇듯 불안하게 이어지던 그의 가정은, 아버지가 집을 떠나고 얼마 안 있어 어머니마저 일곱 살 난 스티븐과 그의 어린 동생들을 내팽개치고 도망가면서 철저하게 깨져 버린다.
고아원에서, 이모네 집 닭장에서, 낯선 아버지의 고향에서, 학대받으며 ‘버림 받은 자’의 상처를 품은 채 살아가는 스티븐은 외로움과 배고픔을 참지 못해 자살을 시도해 보지만 그것 역시 실패로 돌아가고, 어쩔 수 없이 남의 집 쓰레기통을 뒤지며 겨우겨우 목숨을 연명한다.
썩은 죽과 곰팡이 핀 빵을 먹다 말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울던 소년의 마음속에는 어느덧 분노와 복수의 싹이 자라게 된다.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과 ‘검은 그림자’라는 갱단을 조직한 그는 강도짓도 서슴지 않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쌓인 울분을 풀고자 한다. 당시 정치적 혼란을 틈타 가난한 청년들을 선동하는 무리에 이끌려 청년동맹에 가입한 스티븐은 은행, 경찰, 공공시설 등 정부 기관을 파괴하고 폭동을 일으켜 대량 살인 행위를 저지르는 일까지 선도하게 된다. 그러던 중 전도집회가 열리는 천막에 잠입하여 폭탄을 던지기로 계획을 세운다.
전혀 새로운 세상
그러나 5분! 폭탄 투하 5분을 남겨 두고 우연히 듣게 된 설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주님께 전적으로 투항하게 된 스티븐. 선교사의 다리를 부여잡고 눈물을 쏟는 그때, 그의 가슴을 뜨겁게 적신 말씀은 바로 시편 27편 10절이었다. ‘나의 부모는 나를 버려도 주님은 나를 돌보아 주신다.’ 배고픔과 슬픔과 외로움이 원망과 복수의 칼을 갈게 했던 그에게 찾아오신 예수님. 스티븐은 이제 예수님과 함께 전혀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으며 ‘버림받은 자’에서 ‘선택받은 자’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복음의 열정에 사로잡혀 버스나 시장이나, 그 어디서나 전도만 하는 스티븐에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것이었다. 까막눈이던 그는 성경을 읽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드렸고, 하나님의 응답으로 쥬베르 선교사를 만나게 된다. 이후로 쥬베르 선교사가 시작하는 성경학교의 첫 학생이 된 스티븐은 글자 공부 뿐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하나님을 신뢰하는 강도 높은 신앙 훈련을 받게 된다.
아프리카를 하나님께로
7여 년의 기도 끝에 만나 결혼한 부인 레이철은 ‘실패한 가정’에 대한 스티븐의 두려움을 벗겨 주었으며, 더 나아가 스티븐을 ‘올바른 결혼생활’ 전문사역자로 성장시켜 주게 된다. 거리의 부랑자로, 갱단으로, 정치 깡패로 떠돌던 스티븐 룽구는 어느새 중남부 아프리카를 누비며 그리스도를 전하는 선교의 거장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나는 좋은 교육도 받지 못했고 깊은 신학 지식도 없으며 화려한 말솜씨도 갖지 못했지만, 그래도 떡하니 내세울 만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전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질고 쓸쓸한 삶을 내 자신이 직접 겪어 왔다는 것이었다. 나는 예수님이 내게 베풀어 주신 일이 그 사람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믿었다. …… 나는 내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선교사가 되었으며, 나의 전 생애는 그 한 가지 사명을 위해 기막히게 준비되었음을 깨닫고 있었다.”(본문 166-16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