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예수를 그려야만 기독교 미술인가?
미술대학 교수로서 기독교 세계관과 믿음의 눈으로 미술의 힘과 그 한계에 대해 오랫동안 성찰해 온 조각가 오의석. 이번에 그가 펴낸 《예수 안에서 본 미술》은 회화는 물론 조각, 판화, 디자인에 이르는 80여 점의 한국 현대 기독교 미술작품을 사진으로 싣고 “미술을 처음 접하는 문외한이라도 금방 알아들을 수 있는 간결하고 쉬운 말”로 진정한 기독교 미술이 무엇인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홍성사 도서회원들을 위해 매달 발행하는 <쿰회보>의 ‘예수 안에서 본 예술’에 8년 동안 연재했던 글을 다섯 개의 전시실로 재구성해 펴낸 이 책은 ‘십자가, 기도, 성경’과 같이 누구나 종교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작품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만 친절한 설명 없이는 기독교적 메시지를 발견하기 어려운 ‘자연, 사람, 사물’ 등을 소재로 한 작품도 여러 점 소개하고 있다. 흔히 ‘기독교 미술’ 하면 떠오르는 ‘성화’(聖畵)는 철저히 배제하고 ‘한국 현대 기독교 미술’에 해당하는 작품들만 선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체 작품의 상당수가 한국 미술계 원로와 중진의 작품이지만, 기독교 미술인으로서 이제 첫발을 내딛은 소장작가들이나 대학원에서 수학 중인 청년작가들의 작품까지 아우르고 있다. 또한 다루고 있는 작품의 장르도 다양해 동양화, 서양화, 조각, 공예, 판화, 디자인 등 같은 공간에 동시에 전시할 수 없는 다채로운 작품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묘미이다.
한국라브리공동체 성인경 목사는 추천사에서 “이 책은 텍스트 해석에 충실하면서도 거기에만 매이지 않고 그 작품이 나오게 된 사회․문화적 배경과 작가의 신앙과 인생 경험 등 예술 외적 요인을 끌어들임으로써, 작가와 관객 사이에 벌어진 틈을 메우고 작품과 관객 사이에 가로놓인 벽을 허물어 줄 뿐만 아니라 잔잔한 감동과 함께 작가들이 소중하게 깨달은 진리의 실체를 만나게 해 준다”고 높이 평가하였다.
문화적 관심에 취약한 교회의 많은 성도들에게는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며 믿음을 고양시키고, 특히 신앙과 작업 속에서 갈등하며 길을 찾는, 교회 안의 청년작가들에게는 교훈과 지침을 주는 책이 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