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신앙시문집
구도자적 삶을 산 구상 시인의 신앙고백을 오롯이 담다
작품과 삶이 거의 일치를 이루며 성직자와도 같은 삶을 살았다고 알려져 있는 구상 시인은, 가톨릭 신앙의 바탕 위에서 인간적 한계를 자각하고 그 초월 가능성을 모색했다. 죄, 죽음, 영원, 천국, 은총, 기도 등 신앙생활에서 중요한 주제들을 다루며 진리를 향한 한결같은 외경심을 보여 주었다.
구상 문학은 구도자적인 면과 사회 참여적인 면으로 나눌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시인의 종교적 신념이 녹아 있다. 그 가운데 이 시문집은 종교적 내용을 직접 다룬 작품만을 모았다. 1부와 2부는 <은총에 눈을 뜨니> <신도행전>을 비롯한 단편시를 모았고, 3부는 연작시로 구성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세 개의 부는 삶에 대한 긴요한 물음과 실존적 확신, 신앙인으로서 나아갈 길을 담은 산문들로 엮었다.
구상 시인의 제자인 장원상 선생은 신앙시문집을 통해 신앙생활의 소산을 보고자 했던 스승의 생전 바람을 기억하며, 문필생활과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각의 끈을 놓지 않던 시인의 신앙고백을 오롯이 담았다. 독자들은 이 시문집을 통해 종교인으로서 모범적인 삶을 살았던 구상 시인의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구상 시인의 시 작품은 가톨리시즘을 그 배경으로 깔고 있는데 그의 종교적 신념이나 가톨릭 신자라는 모습을 작품에 드러내 놓은 일이 없다. 곧 그는 시에서 종교적 신념을 부르짖기보다는 은연중에 암시해 줄 뿐이며 이것이 구상 시 작품의 장점이며 강점이다. -김해성(시인, 월간 한국시 발행인)
구상 시인은 존재 일체를 영원의 투영으로 보며, 기교시를 멀리하고 주제와 표상에 등가량의 진실을 함축한 ‘유정란有精卵의 시’를 써서 독자들의 생명을 부화시키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김봉군(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