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윗 왕조의 문을 열고 찬란히 부서져 간 사람, 요나단
하나님께 충성한 사람
베냐민 지파의 농사꾼에 불과했던 사울은 사무엘의 기름 부음을 받고 이스라엘의 왕이 된다. 이스라엘의 왕은 율법을 한 부 적고 매일 그것을 읽어야 한다는 사무엘의 당부가 있었지만 사울은 하나님의 말씀에 별 관심이 없고, 그의 아들 요나단이 사무엘의 선지학교에 가서 율법을 한 부 적어 온다. 아버지는 이후 점점 율법에 어긋난 길을 걸어가지만, 요나단은 매일 율법을 읽고 그것을 마음에 새겨, 올바른 길을 사울에게 조언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패역한 아버지에게 끝까지 충성할 수 있었던 요나단의 힘은 하나님을 향한 충성에서 나온다.
진실한 친구
사울은 왕이 된 이후 거듭거듭 불순종하다가 결국 하나님의 버림을 받는다. 하나님이 내리신 악령이 사울에게 임하고 더욱 난폭해진 사울 앞에 다윗이 불려 온다. 다윗의 수금 연주와 진실한 신앙 고백에 사울은 평안을 회복하고, 왕궁 어디에서도 신앙을 나누지 못했던 요나단은 다윗에게 매료되어 ‘마치 제 목숨을 아끼듯, 다윗을 아끼는’ 마음이 생긴다. 요나단의 우정으로 다윗은 사울의 사위가 되고, 요나단이 한 부 보관하던 율법을 함께 공부하며 우정을 키워 간다. 요나단의 우정이 아니었다면 다윗은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다윗이 사울의 미움을 사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되었을 때도 요나단은 자기 목숨을 걸고 다윗을 옹호한다. 피신 생활 가운데 믿음을 잃어 가던 다윗을 찾아간 요나단은 하나님의 기름 부음 받았음을 잊지 말라며, 다윗의 믿음을 다시 일깨운다.
충성스런 아들
아버지가 하나님의 말씀에서 멀어져서 점점 추악해지고, 자신의 친구인 다윗을 잡아 죽이려 들지만 요나단은 아버지를 끝까지 버리지 않고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율법에 순종한다. ‘네 부모’가 ‘좋은 부모’여야 한다는 조건은 율법에 없기 때문이다. 블레셋과 전투를 앞두고 하나님께서 응답하시지 않자 다급해진 사울은 하나님께서 다 죽이라고 명한 영매靈媒를 찾아간다. 사울은 사무엘의 영과 마주하지만 자신과 그의 아들들이 모두 전사하리라는 예언을 들을 뿐이다. 요나단은 자신과 아버지의 운명을 알고도 마지막 군장을 갖출 수 있도록 아버지를 도운 뒤 결연히 전투에 임한다. 그리고 끝까지 사울의 곁을 지키다 장렬히 전사한다.
2. 〈사무엘상〉을 소설로 읽는다
《요나단》은 〈사무엘상〉의 내용과 교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소설적 형상화에 성공한 작품이다. 〈사무엘상〉이 담고 있는 풍성한 이야깃거리와 소설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결합해 작가의 재능이 십분 발휘된 작품이 되었다. 다윗과 사울의 그림자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않았던 요나단이 살과 피를 가진 인간, 하나님이 쓰신 귀한 종으로 우리 앞에 생생히 살아난다.
3. 반환점을 돈‘ 2인자 시리즈’
타인의 그림자 뒤에서 소리 없이 섬겨 온 성경 인물을 주인공으로 세운 ‘위대한 2인자’ 시리즈가 《요나단》 출간으로 반환점을 돌게 되었다. 올해 《아모스》와 《실라》 출간을 끝으로 시리즈가 막을 내리게 된다. 가장 높은 자리, 가장 큰 사람만을 숭상하는 시대에 2인자들의 모습을 조명한 이 시리즈는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 그리고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취해야 할 태도를 다시 성찰케 하려는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