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동안 숙성시켜 단번에 완성한 소설!
‘큐피드와 프시케 신화’를 기초로, 기독교적 관점에서 새로 쓴 신화 소설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는 한 인간이 신과 얼굴을 맞대는 자리까지 찾아가는 미묘하고도 신비로운 이야기이다. 변증가 루이스가 아닌 섬세한 문학가 루이스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소설에서 우리는 자아 정체성과 참사랑의 본질 그리고 참신앙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1. ‘큐피드와 프시케 신화’를 기초로, 기독교적 관점에서 재창조한 신화 소설
루이스는 대학 시절 이미 ‘큐피드와 프시케 신화’의 내용을 변형하여 시나 희곡을 쓰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완성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노년에 아내인 조이의 도움으로 다시 재창작을 시도했고, 놀랍게도 한 달여 만에 완성할 수 있었다. 젊은 무신론자 루이스가 이루지 못한 신화 재창작의 꿈을 수십 년 후 나이 지긋한 그리스도인 루이스가 이룬 셈이다.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는 회심 이후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자라 간 루이스와 더불어 그 내면에서 숙성의 시간을 거치며 곰삭고 무르익어 진정 새롭게 탄생하게 된 작품이다.
2. 한 인간이 신과 얼굴을 맞대는 자리까지 찾아가는 미묘하고도 신비로운 이야기
“우리가 아직 얼굴을 찾지 못했는데 어떻게 신과 얼굴을 맞댈 수 있겠는가?” 이 말은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프시케의 언니인 오루알의 인생 최후의 독백이다. 원래 신화인 아풀레이우스의 ‘큐피드와 프시케 이야기’는 언니들의 질투와 계략에 빠진 프시케가, 어둠 속에서 자고 있는 큐피드에게 등불을 들이대 그 얼굴을 확인했다가 버림을 받고 저주 속에서 떠돌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루이스는 이 이야기를 변형시켜 화자이자 또 한 명의 주인공으로 프시케의 언니인 오루알을 등장시켰다.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도 오루알의 삶에 초점을 두었다. 신이 자신의 사랑을 앗아가 버렸다며, 무모하게도 신에게 고소장을 내미는 오루알. 그러나 종국에 오루알은 평생 베일 뒤에 감춰 두었던 자신의 얼굴을드러내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되고, 또 신의 얼굴과 맞대는 순간 참사랑과 참신앙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3. 변증가 루이스가 아닌 섬세한 문학가 루이스를 만나다
‘판타지, 인간 심리 연구소, 영적 딜레마와 씨름한 책, 탁월한 예술작품, 한마디로 마술 같은 책’이라 극찬받은 이 소설에 대해 루이스의 제자이자 오랜 친구였던 조지 세이어는, “만약 이 책이 익명으로 출간됐다면 아무도 C. S. 루이스의 작품임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 문체, 구성 방식 등 모든 면에서 이전 루이스의 변증서나 소설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화를 소재로 했다는 점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루이스가 말년에 마지막으로 쓴 소설이며, 루이스 자신이 최고의 작품으로 꼽은 소설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와 중요성을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한국 독자들에게 C. S. 루이스는 논리와 변증의 달인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정작 루이스는 시를 쓰는 시인이었으며, 소설을 사랑하는 문학가였다. 변증가 루이스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는 루이스가 소설이라는 형식으로도, 변증 이상의 탁월함과 설득력, 그리고 아름다운 묘사로 자신의 생각과 세계관을 멋지게 펼치는 저자임을 발견하는 기쁨의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