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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44번의 봄

10,800

김경희 (글)
전하은 (그림)
2018.3.15
무선 / 68 Pages
9788936512804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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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만원 이상 주문 시 배송비 무료
홍성×아이 신작
‘나’를 찾는 이에게 전하는 노래
“좋은 삶이 고작 이런 거라고? 

구겨진 편지나 과자 껍질만 가득한 신세일 뿐인걸!”

아파트 상가와 초등학교 사이에 놓여 있는 우체통 44번은 늘 수많은 사람 틈에 있지만 외롭고 따분합니다. 한때는 사람들이 그를 찾아와 곱고 예쁜 편지봉투를 넣어 주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 자리에 우체통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우체통 44번은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몰래 넣는 고약한 사람을 만나지 않기를 바랄 뿐, 자기가 누구인지,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지 모른 채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우체통 44번의 봄》은 세상과 자신에 대해 질문을 품는 아이들, 그리고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점차 생명력을 잃어 가는 어른들을 위한 창작동화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묻는 이들에게 동화적 상상력을 통해 스스로를 반추하며 길을 찾도록 안내합니다. 주인공인 우체통 44번은 그러한 우리를 대표하며, 왜곡되고 일그러진 자아를 회복하고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글 면면에 담긴 진솔한 대화들과 감정선을 따라가는 일러스트는 이야기를 극대화하여 몰입할 수 있게 돕습니다.

“아저씨가 지금보다 행복하게 살도록,

더 이상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어느 날 기적이 시작됩니다. 우체통 44번의 왼쪽 발밑에 작고 귀여운 민들레 소녀가 피어납니다. 둘은 날마다 많은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우정을 쌓아 갑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민들레가 달님과 가까워지자, 우체통은 질투하기 시작합니다. 달님은 삶의 비밀을 간직한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민들레에게 들려주었고, 민들레는 그 이야기를 우체통에게도 전해 주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우체통은 민들레가 홀씨가 되어 사라지는 순간까지도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채 마음의 문을 닫고 맙니다. 

이 한 편의 짧은 동화는 적막한 삶에 드리우는 한 줄기 빛을 ‘순수한 사랑과 희생’에서 발견합니다. 작고 연약하지만 선하고 순수한 사랑을 지닌 존재의 희생으로, 거칠고 투박한 존재가 생명을 얻는다는 희망의 가능성을 담고 있습니다. 타인의 인정이나 빼어난 능력 혹은 안락한 환경이 아니라,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사랑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음을 이 책은 역설합니다. 그들의 사랑스러운 만남과 이별의 과정은 우리로 하여금 기쁨과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합니다.

[홍성×아이]

마음‧생각‧질문을 길어 내는 동화

누군가 묻습니다. “동화는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 아닌가요?” 과연 그럴까요? 동화는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 읽는 이야기입니다. 나이를 먹어도,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불완전한 존재’라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어린아이’입니다. 그 점을 생각해 보면 동화는 우리 모두가 함께 읽어야 할 이야기책인 셈이죠. 천진하고도 투명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안내하는 ‘홍성×아이’ 시리즈는 사유하는 힘, 성찰의 마음가짐을 잃어 가는 현 세대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창작동화 시리즈입니다. 현실 너머 세계에서 벌어지는 지극히도 현실적인 이야기.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본질적 가치와 인간 그리고 인생을 성찰하도록 안내합니다.

 
무게 129 g
크기 170 × 223 mm

저자

김경희
독서지도사로 일하면서 좋은 동화들을 접했고, 그림책 읽어 주는 엄마들의 모임 ‘햇귀’에서 활동했습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에 살고 있으며, 그림책 창작을 위한 모임 활동과 함께 꾸준히 글을 짓고 있습니다.

차례

우체통 아저씨와 민들레
달님의 위로
손편지와 시
우체통 아저씨의 상처
사랑의 힘
마지막 노래
우체통 44번의 봄

책속에서

아파트 상가와 초등학교 사이에 몸통이 살짝 기울어진 우체통이 있었어요. 번호는 ‘44’. 이십여 년 전 이곳에 왔을 땐 사람들이 곧잘 그를 찾아와 편지를 넣어 주곤 했어요. 곱고 예쁜 편지지와 풀 바른 우표 냄새, 때론 작은 선물을 넣었는지 두툼한 편지봉투도 있었어요. 그러나 우체통은 이제 그 냄새를 기억할 수 없었어요. 교문을 나서는 학생들조차 그 자리에 우체통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으니까요. 
_ 6~7쪽, ‘우체통 아저씨와 민들레’에서

“말도 안 돼! 너에게 좋은 삶이 고작 이런 거라고? 네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영산홍이나 철쭉처럼 저 화단을 차지할 순 없어! 그리고 나 같은 우체통도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이길 수 없다고! 구겨진 편지나 과자 껍질만 가득한 신세일 뿐인걸!”
“저는 영산홍이나 철쭉처럼 되고 싶지 않아요. 나다운 민들레가 되고 싶을 뿐이에요!”
“그래? 아주 속 편하구나! 자기 주제도 모르고 착각에 빠진 민들레로군.” 
_ 38~39쪽, ‘우체통 아저씨의 상처’에서 

“저를 우체통 아저씨 옆에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가야 할 때가 왔어요. 어디에서, 어떻게 살게 된다 해도 더 이상 두렵지 않아요. 다만 사랑하는 우체통 아저씨를 혼자 두고 가는 것이 마음 아파요. 아저씨가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도록 해주세요. 더 이상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_ 51쪽, ‘사랑의 힘’에서 

우체통은 이제 숨넘어갈 듯 크게 울부짖고 있었어요. 자기의 못난 모습과 외로움까지도 이해하고 친구가 되어 준 민들레가 너무나 보고 싶었어요. 우체통은 그제야 민들레가 하나님이 보내 주신 선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자기가 하나님의 사랑받는 소중한 생명임을 알게 하기 위해 보내 주신 선물이란 것을….
_ 61쪽, ‘마지막 노래’에서 


이 책을 읽는 어린이 여러분, 그리고 아이처럼 맑고 투명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어른 여러분, 자신의 삶이 우체통 44번처럼 비뚤고 불편하고 아프다면, 하나님께서는 더 애달픈 마음으로 바라보시고 사랑하시며 돌보고 계신다는 것을 믿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보다 훨씬 더 세심히 우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저는 여러분이 하나님께서 주신 삶을 기뻐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민들레 홀씨가 되어 훨훨 날아오르셨으면 좋겠습니다. 
_ 67~68쪽, ‘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