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잊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환자 정착촌.
그러나 하나님은 이들과 더불어 결코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엮어 내신다.하나님을 진짜 만나고 싶었던 한 신학교수와 나환자 정착마을 사람들이 빚어 낸 가슴 벅찬 실화 19편.
지금 이 책은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절판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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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건1
정애주(대표이사)
< 잊혀진 사람들의 마을>을 기억하실 분들이 몇몇 계시리라. 이 녀석은 처음부터 좀 수상했다. 책 정보는 김성일 장로님을 통해서 입수됐다. 책을 구하기 위해 독일에 있는 후배에게 연락을 했다. 시중 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었고 도서관에서 한 권을 구했다며 어렵게 공수받았다. 이어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해 연락을 취하여도 연이 닿질 않아 발을 구르다, 선 출간 후 계약을 감행했다. 무허가 출간을 우리도 원치 않음이 우리의 확고한 의지임에 저들이 문제를 삼을 경우를 대비해 이모저모로 알리바이를 남겨 두었다.
원제는 <Das Dorf der Vergessenen>이고 독일 헨슬러Hanssler에서 출판되었다. 저자는 독일인 클라우스 디터그래스였다. 주인공 김요석 목사는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목사다. 혈혈단신 한센씨병 재활촌인 전남 영호마을의 사역을 자청하여 19편의 아름다운 에피소드를 틈틈이 기록했다. 마침 그곳을 방문한 저자 클라우스가 김 목사의 그 에피소드 기록을 밀반출(?)하여 세인들에게 제공하여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생명의 카리스마를 전하였다.
출간되고 저작권 계약도 완료했다. 서점가의 반응도 빨랐고 독자들에게 전달된 영향력도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센씨… 협회에서 불편한 연락이 드문드문 오더니 급기야 사무실을 찾아왔다. “사기꾼의 책”을 내었다는 것이다. 이하 생략!
난, 진상을 확인해야 했고 영호마을을 찾았다. 아무도 따라오지 말 것을 엄명하고 나서는데, 그곳을 잘 아시는 권사님 한 분이 어떻게 아셨는지 막무가내로 동행하셨다. 내심 큰 의지가 되었음은 필설로 설명키 어렵다. 여하튼, 격리된 마을에 두 여자가 들어섰다. 벼르고 있던 마을 어른들과 장정들이 살벌한 눈빛으로 아래위를 훑고 뒤를 연신 확인하더니 마을회관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러고는 그간의 상처를 장시간 거칠게 또 절절이 쏟아냈다. 먹고살 만한 이 재활촌에서 하늘과 같은 목사님을 간장 한 가지로 찬을 드렸겠냐는 반문이었다.
돌아오면서 결심했다. 연약한 이의 억울함을 가중케 하는 책으로 일용할 양식을 도모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서점에 위탁되고 서고에 적재된 전량을 수거분쇄하기로 소신을 굳혔다. 도착 즉시 지시하고 시행했다. 영호마을에 사과문건을 보낸 건 물론이고 독일 출판사에 통보하고 양해를 구했다. 다만, 이 책과 저자에 대해 어떤 판단도 공식적으로 유보하기로 사내 방침을 공지했다. 이것이 <잊혀진 사람들의 마을>이 절판된 상세 내력이다.
이로써 이런 질문을 연이어 얻었다. “거짓 기록도 생명력을 지닐 수 있는가?”와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서기도 한다!?”이다.
2006년 2월 쿰회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