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전택부가 쓴 선교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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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유적지 양화진과 전택부 선생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양화대교 북단에 위치한 이곳에는 구한말 우리나라에 와서 풍토병과 과로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젊음을 바쳐 복음의 열정을 뿌렸으며, 죽어서까지 이 땅을 떠나지 않고 한 줌 흙으로라도 남기 바랐던 선교사들과 가족이 묻혀 있다. 하지만 이곳은 세인들의 무관심 속에 오랜 동안 폐허나 다름없이 방치되었으며, 더욱이 서울시에서는 1978년 ‘제2한강교(양화대교) 진입로 및 전철 2호선 공사 계획’에 이 외국인선교사묘원이 걸림돌이 된다 하여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전택부 선생은 2년여에 걸쳐 신문에 ‘양화진 외인열전’을 연재하는 한편,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의미가 깃든 이곳이 보존될 수 있도록 무던히도 애를 썼다. 결국 서울시는 도시 계획을 전면 수정했고, 이후 기독교계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양화진 선교사 묘원은 역사가 깃든 의미 있는 장소로 보존됨은 물론 한국 기독교계의 중요한 선교 유적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치열한 선교 현장, 한국 기독교 역사의 발자취
전택부 선생이 심혈을 기울여 연재했던 ‘양화진 외인열전’은 1986년 홍성사에서 《이 땅에 묻히리라》로 출간되었다.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들며 양화진 선교사 묘원과 절두산 순교 성지를 잇는 성지 공원이 새롭게 조성되는 시기에 개정판을 내었으니, 바로 《양화진 선교사 열전》(2005)이다. 언더우드, 아펜젤러, 베델, 헐버트, 벙커, 베어드, 무어, 홀… 미지의 땅 조선, “그곳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순정을 바친 많은 선교사들이 있다. 그들은 교육과 의료 사업을 비롯하여 언론 활동, 사회 사업 등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민족운동에 주춧돌 역할을 하였고, 성서 번역· 선교 활동을 통해 영적 각성과 복음화에 헌신하기도 했다. 전택부 선생은 이 책에서 격동의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한민족과 함께한 선교사들 가운데 열네 명을 사진자료들과 함께 소개한다. 그들의 삶과 행적, 특히 치열한 선교 현장을 체감할 수 있는 한국 기독교 역사의 발자취가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전택부 선집 7권으로 펴내는 《양화진 선교사 열전》은 2005년 출간된 개정판을 토대로 했으며, 일부 인명, 지명에 관한 약간의 변동 사항을 반영하고, 인용 자료에 관하여 확인되지 않았던 점들을 보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