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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믿음

11,700

문권익
2019.07.31.
무선 | 240Pages
125*205mm
ISBN 9788936503611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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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강을 건너며 건진 보석 같은 은혜와 사랑

청소년들에게는 저렴한 비용의 영어 어학연수지로, 장년층 이상에게는 휴양지로 알려지며 많은 관광객이 모여드는 필리핀. 한때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잘사는 나라였지만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가운데 빈곤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기 힘든 질곡의 땅이 되어버린 이곳에서 저자 문권익 선교사는 2005년부터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에 전념해 왔다. 이 책은 저자가 필리핀 이바Iba의 사역 현장―‘선교지의 강江들’이라고 비유하는―에서 맞닥뜨린 고난과 시련, 그리고 그것들이 지나간 뒤 무지개처럼 나타난 은혜와 사랑의 자취를 담은 것이다. ‘도강기(渡江記)’라고 명명한 이 책에서 저자는 기쁨보다는 눈물로 건넌 강이 더 많고, 눈물의 강일수록 보석 같은 은혜와 교훈이 강물보다 더 많았음을 고백한다. 필리핀의 다음 세대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눈물과 땀으로 교회를 이끌어온 그는 현지인에게 모든 것을 이양하고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서 또 다른 소명의 길을 찾고 있다.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1, 2부에 해당하는 “보이는 음성, 들리는 생명”과 “달빛이 덮은 개똥”은 사역현장에서 겪은 이야기가 중심이고, 3부에 해당하는 “그 피는 다시 눈물이 되어”는 저자의 성장기와 가족사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한국어 교육, 음악, 스포츠(축구) 등 젊은이들을 위한 여러 사역 가운데 현지에서 부딪치며 문화적 차이,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한 시행착오와 실수, 그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 안고 가는 가운데서의 깨달음과 하나님이 임재하시고 베푸신 은혜의 자취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한국 선교 역사의 허리’에 해당하는 7080 선교사. 그의 성장 과정과 선교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들도 내 이야기, 친구와 이웃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며 감동을 준다. 가감 없이 진솔하게 풀어내는 삶의 다양한 편린들과 어우러져 있고 깊은 고민과 성찰이 담긴 그의 글은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주며, 선교를 꿈꾸는 이들뿐만 아니라 일상 가운데 십자가의 길을 따르며 실천하려는 크리스천에게도 믿음의 주춧돌을 다시금 두드려보게 하면서 도전과 힘을 준다(책에 실린 사진은 모두 저자가 찍은 것이다).

저자

문권익

어린 시절, 집 근처 근대화연쇄점과 신풍다방, 그리고 미림라사가 만나는 골목길에서 밤마다 친구들을 앉혀 놓고 홍콩 무협영화의 줄거리를 격한 액션과 함께 구연口演하면서 부지중에 설교자의 꿈을 키웠다. 중학생 때는 시가 좋아서 ‘숲속 길’ 등 20여 편으로 자작시집을 (집에서) 만들기도 했으나 군대에 가기 며칠 전 유치해서 더는 읽을 수 없다는 이유로 불태워 버리고 말았는데, 지금도 불만 보면 그때의 신중치 못했던 행동을 후회한다.
고3 때 단성사에서 우연히 본 영화 〈대부代父〉의 영향으로 서울예전 영화과에 진학했다. 그 후 강의실보다 신촌과 명동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럼에도 졸업한 것을 천우신조 혹은 감지덕지로 여긴다. 영화인으로 살기를 원했지만 동시에 빈한하다고 느끼는 삶의 여백을 소설로 채우려는 시도를 꾸준히 했는데, 이문열·박영한·황석영·이윤기 등의 텍스트는 당시 홀로 걷길 즐기던 ‘숲속 길’이었다.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 현장에 뛰어든 뒤로는 스태프나 단역배우로 활동하는 한편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으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의심과 회의 또한 날로 커져만 갔다. 그러던 차에 교회에서 중등부 교사생활을 시작한 것은 삶의 큰 전환점이 되었는데, 학생들을 가르치며 영혼에 대한 애정과 성경의 진리에 눈떴기 때문이다. 성경과 독대하면서 비로소 영화映畵에 갇힌 ‘자신의 나라’가 영화榮華로 가득한 ‘하나님의 나라’ 앞에서
얼마나 비루한 나라인지 깨닫게 되었고, 그 깨달음은 결국 그를 소명의 길에 들어서게 했다.
루터신학대학과 합동신학대학원을 졸업했고, GP선교회 소속으로 2005년 필리핀에 파송되어 지금은 별이 후두둑 떨어지는 시골마을 이바IBA에서 필리핀의 다음세대들을 세우는 캠퍼스처치Campus Church사역을 하고 있다.
여기저기 자주 비행기를 태워 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조성임 선교사와 결혼했는데, 마일리지와 아무 상관 없는 다양한 국적의 (최)저가항공을 열심히 태워 주며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 딸 없이 아들만 둘이면 흔히 ‘목메달’이라고 하지만, 목에 매달려도 고마운 두 아들 유준柔俊이와 강준强俊이를 선물받은 것만으로도 이 땅에서 얻을 것은 다 얻었다고 믿는 행복한 선교사다. 커피 내리기와 별 헤아리기 그리고 묵상하며 걷기를 좋아하며, 지금도 선교지에서 틈틈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의 지평을 헤아리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보이는 음성, 들리는 생명
꽃길
눈 내리는 마을
묵상길
묵상길 2
산 옮기기
적자생존
흉노족
길이 아닌 길

달빛이 덮은 개똥
나의 땅끝
내 안의 불가마
달빛이 덮은 개똥
마음도둑
문화사명
익명의 여중생
장례식과 가라오케
쥴리안의 고백
크리스마스에 얻은 배우자俳優者들

그 피는 다시 눈물이 되어
삼 일의 약속
소풍
아내의 개인사
불효자는 웁니다
피가 된 눈물
하얀 목련
두려움 속의 소망

추천사

책 속에서

내일이면 다시 끝이 보이지 않는 삶의 트래킹에 나서야 한다. 만나야 하는 사람들, 해야 할 사역들, 전해야 하는 복음…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어서 막막해질 때도 있지만 가만히 보면 내게 힘을 주는 고마운 대상이 참 많다.…나의 교우들은 내가 필리핀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람들이지만 내가 느끼는 보람의 전부를 차지하는 이들이기도 하다. 가끔은 이 스트레스와 보람이 치고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적·감정적 손익분기점을 따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망설임이 살짝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걸 따지는 순간 감사도 은혜도 다 사라진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보람만 기억하기로 한다. 그것이 묵상길에서 받은 은혜를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_‘묵상길2’에서(57-58쪽)

오늘도 나는 적자赤字생존 속에서 고군분투해야 하지만 내 삶에 주인 되시는 예수님을 원망하거나 그분의 뜻에 대해 슬피 울며 이를 갈지 않는다. 예수님은 나보다 먼저 엄청난 적자를 보는 삶을 사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보장된 천국의 이윤을 포기하시고 가난한 이 땅에 영원한 생명으로 오셨다. 그리고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포기하는 적자의 삶으로 온 세상의 죄인을 구원하는 영광스런 흑자를 창출하셨다. 그분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사랑으로 멸망을 향하여 달리던 우리의 운명과 미래를 바꾸셨다. 그리고 모든 그리스도인은 이 사랑의 수혜자다. _‘적자생존’에서(77-78쪽)

오늘날 모든 선교사가 가야 할 땅끝은 오래전 요나가 가려고 했던 극단極端의 도성 다시스가 아니다. 비행기로 이틀 하고 반나절이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요즘 같은 세상에 땅끝에 대한 지리적·공간적인 해석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따라서 이제는 선교사가 갈 수 없는 땅끝은 없는 셈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가야 할 땅끝이 있는데, 그곳은 우리가 ‘갈 수 없는 곳’이 아니라 ‘가기 싫은 곳’이다.
우리가 가기 싫은 땅끝은 까바뚜안처럼 전기나 화장실이 없는 곳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가기 싫은 땅끝은 사방 천지에 널려 있다.… 그곳이 바로 오늘 내가 가기를 주저하는 우리 집 대문 밖에 펼쳐진 ‘나의 땅끝’이다. _ ‘나의 땅끝’에서(105-107쪽)

예수님께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은 원수를 용서하라는 말씀과 같은 말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원수를 생각할 때 분노가 치솟아 오르고 증오심이 불타오른다. 그가 내뱉은 말을 생각하면 혈압이 오르고 내가 받은 모욕을 생각하면 입술이 파르르 떨리기도 한다. 어떻게 이런 원수를 용서할 수 있을까? 그런데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용서라는 개념을 만들고 베푸신 분에게 용서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_ ‘익명의 여중생’에서(145쪽)

그런데 감사한 것은, 보여 줄 밑천이 다 떨어지고서야 사역은 ‘은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은혜’로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찾은 은혜가 보물이라면 나는 선교지에서 제법 보물을 많이 찾은 셈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밑천 털린 장기자랑보다는 가능하면 보물찾기에 집중할 생각이다. 주님이 내 삶 이곳저곳에 감추신 보물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인데 모르겠다, 얼마나 더 많은 보물을 찾아야 주님이 부르실지는 말이다. 지금쯤 마냥 보물의 거리를 거닐며 환하게 웃고 있을 김 목사가 그리울 뿐이다. _ ‘소풍’에서(1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