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인가?”
믿음에 관한 12가지 정의를 통해
키르케고르 사상의 핵심을 조명한다
키르케고르는 누구인가
쇠렌 키르케고르(1813. 5. 5.~1855. 11. 11.)는 철학의 주제를 로고스에서 파토스로 바꾸고, ‘신 앞에 선 단독자’라는 유명한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이성과 집단 중심의 객관성의 철학을 신앙과 개인의 인격을 강조하는 주체성의 철학으로 바꾼 사상가였다. 무엇보다도 진리의 교리는 있으나 진리의 정열과 경외감이 사라진 당대 기독교 세계에 기독교의 본질을 일깨워 주려 했던 투사였다. 또한 키르케고르는 42세라는 짧은 생애를 살면서 양적으로 방대하며 질적으로 풍성하고 깊이 있는 저술을 남겼는데, 철학자 피터 크리프트(Peter Kreeft)는 자신의 저서 《소크라테스와 키르케고르의 만남(Socrates Meets Kierkegaard)》의 서문에서 2000년 철학사에서 지성과 상상력, 진리와 아름다움, 철학과 시, 객관과 주체를 결합했던 플라톤에 필적할 만한 사상가는 키르케고르 외에는 없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명확하게 개관한다
키르케고르의 철학적 업적들의 궁극적인 목적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점을 밝히는 것임을 감안한다면 ‘믿음이란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서는 키르케고르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믿음에 대한 키르케고르의 정의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키르케고르의 사상에서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논의되는 다섯 권의 책은 분명 키르케고르의 텍스트들 중 가장 널리 읽히고 많이 논의된 것들이다. 그러나 그는 본명 대신 세 명의 가명 저자의 이름으로 이 책들을 출판하였다. 저자는 이 세 가명 저자의 작품을 중심으로 키르케고르의 모든 원작에 대한 명확한 개관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 책은 먼저, 키르케고르의 초기 작품이자 가장 잘 알려진 가명 저서 중 하나인 ‘요하네스 데 실렌티오’의 《공포와 전율》에서 시작하여, 두 번째 가명 저자인 ‘요하네스 클리마쿠스’가 쓴 중요한 중기의 작품인 《철학적 단편》, 《철학적 단편에 부치는 비학문적 해설》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가명 저자인 ‘안티-클리마쿠스’의 초-기독교적 성격의 후기 저서들인 《죽음에 이르는 병》, 《기독교적 실천》을 자세히 읽으면서 ‘믿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결론을 맺는다. 키르케고르의 저작들은 그 내용이 심오한 만큼 그의 사유를 체계적・객관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은 매우 힘든 일인데, 저자는 키르케고르의 복잡하고 다양한 가명 저자들이 의도한 뉘앙스를 잘 파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사상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차문헌들도 충실하게 인용하고 있다. 평생 키르케고르를 연구해 오지 않으면 이러한 글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하여
또한 이 책은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고자 하는 특성이 매우 강해서, 키르케고르를 진지하게 알고자 하는 학자들뿐 아니라 일반 신앙인들에게도 매우 도움이 된다. 저자는 현상학과 실존주의의 입장에서, 나아가 철학이 사변적인 작업이 아닌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실천적인 학문이라는 차원에서 다양한 삶의 일화들을 통해 키르케고르의 사유를 조명한다. 특히 지행합일을 강조하는 개념인 ‘덕을 세운다(edifying)’는 차원에서 쓰인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철학이란 이론을 정립하는 개념적인 작업’이라는 편협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게 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통해 키르케고르의 기독교 사상을 우리의 마음과 삶에 깊게 뿌리내리게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한 사람의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