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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삼킨 섬

15,300

유승준
2017. 8. 23
무선 / 352 Pages
9788936503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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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보다 뜨겁게 사랑하고, 원수마저 용서했던,
섬사람들의 참 믿음행전!
 
임자도를 변화시킨 신앙과 용서의 힘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 우리나라 최대·최장 해변과 특산물로 유명한 임자도. 이 섬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의인의 삶이 배어 있다. 신사참배를 강요하는 일제와 배교를 강요하는 공산주의자에 저항하고, 도망하여 목숨을 구하라는 조언마저 거부하고 순교한 이판일 장로. 그리고 온 가족의 몰살이라는 사건 앞에서 용서라는 좁은 길을 택한 그의 아들 이인재 목사. 《태양을 삼킨 섬》은 하나님과 이웃 사랑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이판일·이인재 부자 그리고 임자도의 순교자들 이야기이다. 순교는 위대한 일로 추앙되지만 정작 순교자를 연구·기념하는 현실은 초라하다. 낡아버린 순교기념탑, 대파밭 사이에 방치된 순교터, 잡초만 무성한 이판일 장로 가족묘 등 《태양을 삼킨 섬》은 순교를 칭송하면서도 순교자는 홀대하는 현실을 비판하는 동시에, 신앙에 따라 살다 죽은 사람들과 보복을 거부한 용서의 힘이 한 섬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도하는 심층 여행서다.
 
순교자를 찾아가는 여행
《태양을 삼킨 섬》은 총 여섯 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었다. 임자도의 자랑거리(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새우·대파,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고 길다는 대광해수욕장 등)와 생활상 이야기가 1장(‘바닷속의 사막’)에서 펼쳐진다. 2장(‘마르지 않는 눈물’)은 임자도에서 유배 생활을 한 19세기 조선 화가 우봉 조희룡, 전국 제일의 민어파시(어시장)로 명성을 날려 일제가 눈독을 들인 타리파시 이야기로 이어진다. 3장(‘예수쟁이 이판일’)은 이판일 장로의 대쪽 같은 성격에 얽힌 에피소드와 문준경 전도사를 만나 변화된 모습을, 4장(‘짧고도 길었던 그날 밤’)은 한국 전쟁 당시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예배를 고수한 이판일·이판성 형제 이야기와 일가족의 순교 이야기를 증언을 통해 재구성한다. 5장(‘아버지의 이름으로’)은 국군과 함께 임자도로 들어온 이인재가 가족들의 죽음을 알고도 섬사람들을 용서하고 목회자가 된 이야기를, 6장(‘태양의 섬, 임자도’)은 이인재 목사의 은퇴와 소천 이후 임자도와 주변 섬의 교회 이야기를 다룬다.
부록에는 ‘임자도 일대 상세 지도’와 ‘임자도 일대 교통 안내’, ‘임자도 일대 여행 정보’ 등 임자도를 찾아갈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담았다.
 
무게 464 g
크기 150 × 200 mm

저자

유승준
1964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와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정신세계사, 디자인하우스, 청림출판 편집주간 등을 거쳐 가나북스 대표로 일하며 오랫동안 책을 만들어왔다. 직접 쓴 책으로는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요리와 그것이 상징하는 세계를 탐구한 《사랑을 먹고 싶다》, 원작자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문학과 음식의 관계를 인문학적으로 들여다본 《허기진 인생, 맛있는 문학》, 영화와 소설 속에 그려진 아빠와 자녀들의 관계를 바탕으로 부성애에 관해 조명해 본 《어쩌다 내가 아빠가 돼서》, 유교·불교·무속의 고장인 안동을 예수 마을로 만들어온 교회 공동체 백 년의 역사를 기록한 《안동교회 이야기》, 슬로시티로 지정된 남도의 낙원 증도와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의 일대기를 취재한 《천국의 섬, 증도》, 생명을 걸고 조선 교회의 순결을 지켜낸 위대한 순교자 주기철 목사와 그 후손들의 삶을 추적한 《서쪽 하늘 붉은 노을》, 그리고 재일교포 사업가로 성공한 후 조국에 돌아와 인재를 남기는 삶을 살다 간 중앙대 전 이사장 김희수 평전 《배워야 산다》 등이 있다. 특히 《천국의 섬, 증도》는 2009년 12월 CBS TV에서 〈시루섬〉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제작, 방영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며, 《서쪽 하늘 붉은 노을》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2015년 12월 25일 KBS 1TV를 통해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방영된 뒤, 2016년 3월 〈일사각오〉라는 제목의 영화로 개봉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차례

추천의 글
프롤로그 _ 기나긴 남도와의 인연

제1장 바닷속의 사막
24번 국도가 시작되는 곳 / 임자도의 해맞이 1번지 / 새벽마다 전장포를 찾는 까닭 / 운무에 휩싸인 황금 들녘 / 상상을 초월하는 대파 밭 풍경 / 낙조가 천하절경인 대광해수욕장 / 사막 지형과 사랑의 꽃 튤립 

제2장 마르지 않는 눈물
유배지에서의 한 세월 / 옛날이 그리운 하우리 어부들 / 타리파시의 쓰라린 기억들 / 아득한 전설이 된 은빛 해변 / 한날한시에 세상을 떠난 일가족 12인의 묘소 / 민족진영 인사 992명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탑 / 임자진리교회 48인 순교기념탑 

제3장 예수쟁이 이판일
유교적 가치관을 굳게 지키며 살아온 촌부 / 주량으로 당할 사람이 없던 말술의 호인 / 한 많은 여인 문준경과 의에 주린 남자 이판일 / 담뱃대를 부러뜨려 아궁이 속에 내던지다 / 주일에는 예배드리고 밥 먹는 일 외에 어떤 일도 하지 말라 / 하나님 공경의 또 다른 이름은 효를 다하는 것 / 잔혹한 고문 속에 피어난 해맑은 웃음

제4장 짧고도 길었던 그날 밤
아따, 정 가실라믄 우리덜 다 데불고 가시오 / 죽음을 각오한 밀실 예배 / 목포 정치보위부로 끌려간 이판일과 이판성 형제 /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간 문준경과 이판일 / 1950년 10월 4일 밤, 지상에서의 마지막 예배 / 달빛 아래 이어진 순교자들의 행진 / 아그들아, 예수 믿는 사람덜답게 당당허니 죽자구나

제5장 아버지의 이름으로
역사와의 대화, 누가 순교자인가? / 국군과 함께 임자도로 들어온 큰아들 이인재 / 아들아, 나가 그들을 용서했응께 너도 그들을 용서하그라 / 순교 현장이 바라보이는 곳에 기념 예배당을 짓다 / 부모 은공 기억하라, 1주기 추모가 / 사랑과 평화를 전파하는 목사가 되다 / 좋은 것은 남을 주고 안 좋은 건 내가 갖고 

제6장 태양의 섬, 임자도
내 아버지 추모가, 19주기 40일 금식기도 중에 / 아버지가 순교한 교회에서 은퇴하다 / 화재로 전소된 돌 예배당 / 다시 탄생한 붉은 벽돌 예배당 / 온 마을에 울려 퍼진 성탄절 새벽송 / 문준경의 수양딸 백정희 전도사와 재원교회 / 검붉은 동백꽃이 바람에 뚝뚝 떨어지고 

에필로그 _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살다간 이 땅의 순교자들을 위하여
부록 _ 임자도 일대 상세 지도 / 임자도 일대 교통 안내 / 임자도 일대 여행 정보 / 참고문헌 / 도움주신 분들

책속에서

해변에서 마른 모래를 한 움큼 집어 손가락 사이에 넣고 비벼 보면 감촉이 얼마나 고운지 막 찧어 낸 따뜻한 밀가루나 콩가루를 만지는 듯하다. 항공기용 유리를 만드는 데 쓰일 만큼 질이 좋은 규사 모래밭이다. 해수욕장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가려면 걸어서 1시간 20분 남짓 걸리고, 자전거를 타고 가면 30분가량 걸린다. (중략) 1990년부터 국민 관광지로 선정되었을 만큼 아름다운 곳으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 

_ 58-59면, 1장 ‘바닷속의 사막’ 중 ‘낙조가 천하절경인 대광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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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이 모지랜 종과 우덜 가족 모다 영혼을 받아 주옵소서! 글고 시방 저들이 뭔 짓을 허는지 몰르고 있응께 저들을 불쌍히 여기사 죄를 용서해 주옵소서! 주여….”
“요런 호로자슥! 죽을 넘이 무신 기도를 한당가?”
옆에 있던 한 결사대원이 욕을 퍼부으며 몽둥이로 이판일 장로의 뒷머리를 내리쳤다. 그가 구덩이 속에 그대로 굴러 떨어졌다. 이와 동시에 “찔러라!” 하는 외침이 들리며 몽둥이와 죽창이 이리저리 허공을 갈랐다. 피비린내 나는 살육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열두 명의 육신에 미세한 움직임이 멈추고 코끝에서 희미한 호흡마저 끊기자 이들은 삽으로 모래를 퍼서 구덩이를 향해 내던졌다. 시신이 묻힌 구덩이를 다 메운 이들은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또 다른 먹잇감을 찾아 어디론가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사방에는 적막만이 스산하게 감돌았다. 

_ 225면, 4장 ‘짧고도 길었던 그날 밤’ 중 ‘아그들아, 예수 믿는 사람덜답게 당당허니 죽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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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던 사람덜이 슬금슬금 나와 가지고 빨리 이인재헌티 가서 완장 얻어라, 이렇게 된 것이지라. 그랑께 전부 나헌티 와가지고 ‘아이고, 완장을 얻어야 산다’ 하믄서 형님 찾고, 동생 찾고, 아저씨 찾고, 조카 찾고 난리가 났었당께요. 그 당시 임자도 살던 사람덜 아, 부역 안 헌 사람이 없었응께… 암튼 내가 완장을 맹글어 줘서 많은 사람덜을 살렸어라.”
군인들을 데리고 나타난 저승사자가 변하여 죽을 사람들을 구하러 다니는 천사의 역할을 하게 된 셈이었다. 그의 귓가에는 오직 아버지가 들려준 단 한마디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아들아, 나가 그들을 용서했응께 너도 그들을 용서하고, 원수를 사랑으로 갚어라.”
이것은 순교의 기적에 뒤이은 용서의 기적이었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사랑이었다. 

_248면, 5장 ‘아버지의 이름으로’ 중 ‘아들아, 나가 그들을 용서했응께 너도 그들을 용서하그라’

추천글

사랑하는 가족 13명이 한순간에 죽임당한 후,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을 때에 들려온 아버지의 음성…. 《태양을 삼킨 섬》은 원수에게도 용서를 베푼 순교자 가족 이야기입니다. 

_정한조 목사(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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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민족의 역사를 관통하며 오로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빚어낸 부자의 빛나는 유산은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벅찬 여운으로 밀려왔습니다. 이 시대를 아파하는 모든 성도들에게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 같은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_권혁만 감독(KBS PD 겸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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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도에서는 6・25전쟁 때 좌우익 갈등으로 주민의 약 23퍼센트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전쟁 후에는 일절 보복이 없었습니다. 그 중심에 이인재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_김헌곤 목사(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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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부둥켜안고 읽는 내내 증도의 문준경 전도사와 임자도의 이판일 장로라는 두 인물이 쌍곡점을 이루며 머릿속에서 한동안 가시지 않았습니다. 두 인물이 남도 기독교의 큰 유산이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_고길호 군수(전라남도 신안군)